사회 사회일반

[단독] 범죄예방 예산 3배 늘린 경찰…성과평가는 여전히 '사후 중심'

이동혁 기자,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성과 절반은 112 신고 신속처리도
나머지 절반도 5대 범죄 발생건수
사전 예방활동 직접 평가 지표 없어
내년 관련 예산은 641억으로 3배↑

서울 서대문구 위치한 경찰청 청사 전경. 뉴시스
서울 서대문구 위치한 경찰청 청사 전경. 뉴시스

경찰청 ‘범죄예방 및 대응 역량 강화 예산‘ 추이
(단위: 만원)
2026년 2027년 증감
예산안 218억5100 641억100 422억5000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범죄 발생 전 위험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범죄예방' 정책의 성과를 112 신고 이후 대응 속도와 이미 발생한 범죄 건수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나지만 취약지역 개선이나 반복 신고 감소 등 실제 예방활동의 효과를 직접 측정하는 지표는 없어 성과평가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죄예방 성과지표 실효성 물음표
15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경찰청의 '2027년도 성과계획서'에 따르면 '범죄예방대응' 프로그램의 성과지표는 △112 긴급신고 신속처리도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 발생건수 등 2개다. 두 지표의 가중치는 각각 50%다.

전체 평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112 긴급신고 신속처리도'는 신고 접수 이후 경찰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지를 측정한다. 범죄 발생 전 취약지역을 발굴하거나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예방활동보다는 신고 이후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데 가깝다.

나머지 절반인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 발생건수'는 올해 새롭게 도입됐다. 범죄 발생 규모를 통해 예방정책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이미 발생한 범죄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결과지표다. 범죄 발생건수는 예방활동뿐 아니라 인구구조나 유동인구, 지역별 치안환경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개별 예방사업의 성과를 직접 보여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경찰청은 기존 평가체계가 사후 대응에 치우쳤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부터 5대 범죄 발생건수를 새 지표로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범죄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예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인 만큼 발생건수를 통해 예방활동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112 신고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했지만 사후적인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범죄예방 측면을 반영하기 위해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 발생건수를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복신고·위험요인도 살펴야"
범죄예방 예산이 대폭 확대되면서 성과평가 지표의 적절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경찰청은 내년 '범죄예방 및 대응 역량 강화' 예산으로 641억1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218억5100만원) 대비 422억5000만원 늘어난 규모로 1년 만에 약 2.9배 규모로 증가한다.

늘어난 예산은 범죄 발생 전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경찰청은 범죄예방·대응에 특화된 광역예방순찰대 등 전담 경력을 치안 현장에 투입하고 범죄예측분석시스템 등을 활용해 범죄 취약요소를 분석한 뒤 예방대책을 수립·운영할 계획이다. 사업의 무게중심이 사전 예방으로 확대되는 만큼 예산 투입에 따른 예방활동의 변화와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성과지표도 함께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 발생건수와 신고 처리 속도만으로 예방정책의 성과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범죄 발생 여부뿐 아니라 취약지역의 위험요인이 실제 얼마나 개선됐는지, 반복 신고가 얼마나 줄었는지, 현장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종철 송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12 신고는 무조건 현장에 빨리 도착해 처리한다고 해서 범죄예방 효과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신고 내용에 맞게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는지와 함께 같은 장소나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신고가 발생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범죄예방 성과를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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