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범죄자 40% 캄보디아行… 3년 새 10배 늘었다
올 상반기 853명 한국밖으로 도망
캄보디아에 349명… 中보다 많아
기업형 스캠 범죄 거점으로 몰려
여권 무효화는 국내 조치에 불과
국제적 형사사법 공조 강화 필요
국외로 달아나는 범죄자가 좀처럼 줄지 않는 만큼 정부가 이들의 여권을 무효화한 사례도 매년 늘고 있다. 도피처도 중국에서 캄보디아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몇 년 전만 해도 도피사범이 거의 찾지 않던 캄보디아는 이제 도피자 5명 중 2명꼴로 향하는 최대 도피처가 됐다. 여권 무효화 같은 국내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범죄인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권법 위반으로 여권이 무효처분된 건수는 지난 2023년 424건에서 2024년 863건을 거쳐 지난해 1184건으로 3년 새 2.8배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지난 1~6월)에만 778건이 무효처분돼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외교부는 여권법 제12조 및 제13조에 따라 △장기 2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된 국외 체류자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중지·수사중지(피의자중지로 한정)되거나 체포영장·구속영장이 발부된 국외 체류자가 소지한 유효 여권을 무효처분할 수 있다.
국외로 새로 달아난 범죄자는 2023년 512명에서 지난해 1249명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853명에 달했다. 특히 도피처가 중국에서 캄보디아로 쏠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국외로 달아난 범죄자 853명 중 캄보디아로 향한 인원은 40.9%인 349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15.6%인 133명으로 뒤를 이었고 베트남은 12.0%인 102명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캄보디아는 3년 전인 2023년만 해도 전체 512명 중 4.1%인 21명만 향하던 곳이었다. 당시엔 중국이 전체의 30.3%인 155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이 19.1%인 98명, 베트남이 12.3%인 63명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최근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대형 보이스피싱 조직의 검거·송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웬치' 지역 범죄단지에서 활동하던 200여명 규모 조직 중 국내로 송환된 46명을 포함해 53명을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충남경찰청도 지난 4월 캄보디아 현지 '코리아전담반'과 공조해 조직원 57명을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수사기관은 이 같은 도피처 변화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스캠 범죄 조직의 기업화·대형화라는 국제 범죄 경향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스캠 범죄 조직원들이 캄보디아로 도피하는 건 국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수사망이 느슨한 데다 '동업자'들이 몰려있는 등 범죄 인프라가 다른 나라보다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권 무효화 같은 국내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도피 국가와의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권 무효화 정보를 상대국에 신속히 공유해 해당국에서도 쓸 수 없게 하는 등 범죄인 인도·형사사법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캄보디아처럼 도피사범이 집중되는 국가에 코리안데스크와 같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파견 경찰관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실장은 "특정 시기의 통계에는 개별 사건의 영향이 반영될 수 있어 캄보디아만 유독 두드러진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단속을 강화하면 범죄조직이 인접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특정 국가와의 양자 공조보다 동남아시아 권역 단위의 형사사법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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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