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 예산 3배 늘린 경찰… 성과 판단은 사후대응 중심
범죄 취약지 발굴·위험제거 대신
112 접수 이후 처리속도로 평가
예방정책 성과지표 적절성 의문
경찰이 범죄 발생 전 위험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범죄예방' 정책의 성과를 112 신고 이후 대응 속도와 이미 발생한 범죄 건수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나지만 취약지역 개선이나 반복 신고 감소 등 실제 예방활동의 효과를 직접 측정하는 지표는 없어 성과평가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경찰청의 '2027년도 성과계획서'에 따르면 '범죄예방대응' 프로그램의 성과지표는 △112 긴급신고 신속처리도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 발생건수 등 2개다. 두 지표의 가중치는 각각 50%다.
전체 평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112 긴급신고 신속처리도'는 신고 접수 이후 경찰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지를 측정한다. 범죄 발생 전 취약지역을 발굴하거나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예방활동보다는 신고 이후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데 가깝다.
나머지 절반인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 발생건수'는 올해 새롭게 도입됐다. 범죄 발생 규모를 통해 예방정책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이미 발생한 범죄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결과지표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112 신고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했지만 사후적인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범죄예방 측면을 반영하기 위해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 발생건수를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죄예방 예산이 대폭 확대되면서 성과평가 지표의 적절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경찰청은 내년 '범죄예방 및 대응 역량 강화' 예산으로 641억1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218억5100만원) 대비 422억5000만원 늘어난 규모로 1년 만에 약 2.9배 규모로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범죄 발생건수와 신고 처리 속도만으로 예방정책의 성과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범죄 발생 여부뿐 아니라 취약지역의 위험요인이 실제 얼마나 개선됐는지, 반복 신고가 얼마나 줄었는지, 현장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종철 송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12 신고는 무조건 현장에 빨리 도착해 처리한다고 해서 범죄예방 효과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신고 내용에 맞게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는지와 함께 같은 장소나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신고가 발생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범죄예방 성과를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