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경제수도 서울' 만든다고 했는데..." 허탈한 금융위...국책금융기관 노조는 '대응태세' 돌입
금융위원회 내년 하반기 세종시로 이전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노조 등
대응태세 강화...1만명 이상 지방이전 예상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수도 서울' 구상에 기대를 걸었지만 허탈하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
금융정책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내년 하반기 세종시로 이전한다. 행정안전부와 국무조정실은 금융위 산하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들에 대해서도 연내 이전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에 짐을 싸야 하는 금융위 내부는 물론이고,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 중인 금융 공기업들 역시 임직원 생활터전이 일시에 바뀔 것이라는 점에 내부의 긴장도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맞벌이·육아 등을 이유로 서울 및 수도권 잔류를 희망하는 인력을 중심으로 상당수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행정안전부 및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세종시 이전 대상 금융위 인력은 금융정보분석원(FIU)를 포함해 약 400명이다. 관가 안팎에서는 금융위의 세종시행으로 과거 하나의 조직으로, 앞서 2012년 먼저 세종시에 둥지를 튼 재정경제부와 통합(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분리)여지가 커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 및 주요 금융 공기업들의 이전 문제는 이날 발표되지 않았으나, △금융감독원(약 2400명, 서울 본원 기준)△산업은행(3400명, 본점 기준) △수출입은행(1460명)△IBK기업은행(2000명)△예금보험공사(900명)△한국투자공사(KIC, 340명)등 주요 이전 거론 대상 기관들의 서울 근무 인원들만 합쳐도 1만명이 넘는다. 금융정책을 입안하는 금융위의 세종시행으로, 대규모 정책자금을 굴리는 핵심 금융 인력들의 지방 이전 역시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예외없는 이전' 방침에도, 당초 금융위 내부에선 시중 은행 및 금융기관, 산하 금융감독원과 소통 필요성에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수도 서울' 발언이 더해지면서 서울 잔류에 기대를 거는 시각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날 행안부가 금융위에 대해 2027년 하반기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40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동요가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경제부처 내에서도 업무 강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승진이 늦어도 서울 거주라는 이점이 있었는데, 세종시행으로 앞으로는 상당수 이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위 한 사무관은 "서울 소재 기업으로 이직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서울을 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기대가 있었는데 허탈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실이 금융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의 세종시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던 올들어 7월까지 금융위 퇴직자는 15명다. 전체 인원 약 400명 중 15명이 올해 상반기께 금융위를 떠난 것이다. 지난해 연간 퇴직자는 19명이었다. 올해 퇴직자 중에는 저연차 직원은 물론 금융정책과 감독 실무의 허리인 과장·국장급 간부도 포함됐다. 일부는 증권사와 법률사무소, 대체거래소 등 민간 영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위의 세종 이전이 확정되면서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 노조들은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달 지방 이전에 대한 우려를 담아 직원 1679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KIC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노조를 결성했다. 국책은행 노조들 간 공동 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박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