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투자로 월 40% 수익 보장"…10억원대 투자사기의 실체 [사건실화]
법원, 사기·유사수신 혐의 징역 4년 선고
[파이낸셜뉴스] 월 20~40%대 수익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속여 10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나스닥 선물 투자와 가상자산 투자를 내세워 투자금을 모았지만, 실제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고수익을 약속하며 돈을 계속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실제로 일부 투자금을 거래에 사용했더라도 원금과 고수익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을 기망했다고 판단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김천수 판사)은 지난달 30일 사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나스닥 선물 투자와 가상자산 투자를 내세워 투자자 6명으로부터 26차례에 걸쳐 총 9억3678만9368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5월에는 동생의 합의금이나 사채 빚 등을 갚아야 한다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차용 사기 혐의도 받았다. 차용 사기 피해액은 4명으로부터 총 1억2000만원으로 법원은 전체 사기 범행의 피해자를 7명, 피해액을 10억5000만원 이상으로 판단했다.
A씨는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주식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주식에 능숙하다며 나스닥 선물 투자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월 최소 40%의 고수익을 약속하고 원금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투자금을 요구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일부 투자자에게 월 1000만~1500만원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다거나, 투자금 4억원을 기준으로 한 달 평균 7000만원~1억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A씨는 여러 금융기관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데다 가족 등 개인에게 빌린 돈도 있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신규 투자자에게 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고, 투자금 일부는 개인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투자금 대부분을 실제 나스닥 선물 거래에 사용했다며 범행의 고의를 부인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6월까지 투자금 운용에 사용한 것으로 주장한 계좌들에 총 6억2034만원가량을 송금했다. 하지만 해당 계좌들에서 돌려받은 돈은 약 8632만원에 그쳤다.
재판부는 A씨가 실제 투자에 나섰다는 사정만으로 사기 혐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투자 능력을 과시하며 피해자들에게 고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말해 지속적으로 투자금을 받은 점에 주목했다. A씨가 투자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다는 주장과 달리, 법원은 제출된 메시지에서 투자 위험을 알린 내용은 찾기 어렵고 추가 투자를 유도하거나 투자 능력을 과시하는 내용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코인 투자도 권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한 피해자에게 2022년 9월 30일까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4곳 중 한 곳 이상에 코인이 상장될 것이라며, 상장 가격이 개당 100원 이상일 것이라는 취지의 문서를 제시했다. 상장 가격이 115원을 넘지 못하면 투자금 1억원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코인 투자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설명하며 돈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코인은 실제 상장되지 않았고, 법원은 그 가치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가 투자금을 받을 당시 코인 투자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원은 A씨가 나스닥 선물 거래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판결문은 해당 프로그램의 형태와 운영 방식에 비춰 실제 선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불법 선물거래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A씨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회사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도 사기 혐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들었다.
A씨는 투자 사기와 별개로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거짓말을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동생이 사고를 쳐 합의금이 필요하다거나 동생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하루 이자만 500만원씩 내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돈을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실제로 동생의 일로 합의금이 필요하거나 회수할 채권이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대로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원금과 이를 넘어서는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투자자들을 기망했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유사수신행위를 했다고 인정했다. 투자자들이 A씨와 개인적 친분이 있거나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사이였더라도, 누구든 희망하면 투자에 참여할 기회가 열려 있었다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일부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하고 형사공탁을 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A씨는 기소 이후 피해자 B씨와 C씨에게 각각 50만원, D씨에게 150만원을 지급했고, 피해자 E씨에게는 500만원을 지급해 E씨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피해자 F씨와 G씨를 위해 각각 250만원을 형사공탁했지만, F씨는 공탁금을 받을 의사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 같은 피해 회복 경위와 범행의 내용 등을 종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