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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과징금'… 소송 거치니 절반 깎였다

이창훈 기자,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확정 처분 7건 5229억원 달했지만
취소·감액·재산정으로 51% 감소
삼성·구글도 2심 '전액 취소' 판결
공정위도 패소땐 환급가산금 부담

'고무줄 과징금'… 소송 거치니 절반 깎였다

기업에 부과된 대규모 행정 과징금이 소송전을 거치며 대폭 감액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법정으로 향하는 제재금 규모만 수천억원에 달하면서 판결 지연에 따른 기업의 불확실성과 당국의 행정 부담도 커지는 양상이다.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사법부에서 처분금액 취소·감액을 결정하거나 당국이 과징금을 다시 줄여 산정해 확정한 금액이 2683억5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진 5건과 공정거래위원회 최종 의결서로 확정된 2건 등 총 7건의 확정 처분 사건의 당초 과징금은 5229억3900만원에 달했다. 행정처분이 최종 확정된 사건만 보더라도 51.3%에 해당하는 금액이 사법부 심리나 당국 재산정 과정에서 증발했다.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의 부당지원 사건(2349억3000만원)과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421억원)은 2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공정위 처분을 전액 취소하라고 판결이 내려진 상태다.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으로 이 역시 상당 부분 감액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전체 취소금액을 그대로 반영하면 9건의 소송 전체 규모(7999억6900만원) 가운데 68.2%에 달하는 5453억8800만원을 법정다툼으로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원에서 일부 취소 판결이 나오더라도 재산정 취지에서 전액을 취소하고 진행한다"며 "패소 후 과징금 취소가 곧 위법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거치며 처분이 뒤집힌 주요 사례로는 호반건설 및 계열사의 부당지원 혐의 사건이 꼽힌다. 공정위가 부과했던 608억200만원 중 일부 처분이 취소되며 최종 과징금은 365억6100만원 감액됐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하도급법 위반 2개 사건 역시 대법원 파기환송 등을 거치며 107억9900만원에서 18억3200만원으로, 153억원에서 7억4600만원으로 각각 깎여 90% 이상이 취소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2차 저작물 관련 과징금 5억4000만원도 대법원에서 전액 취소 판결을 받았다.

과징금이 소송전에서 확정되는 양상은 당국과 산업계 모두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행정처분이 내려지면 기업은 확정판결 전까지 재무제표에 거액의 소송 충당부채를 표시해야 한다. 당국 역시 패소할 경우 원금에 법정이자(환급 가산금)까지 물어낸다.

공정위 관계자는 "패소에도 과징금의 유지 비율은 90%를 상회하고 있고, 평균적으로는 (공정위의) 승소율도 유지되고 있다"며 "법리 해석, 사실관계, 매출액 산정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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