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럭셔리의 대명사 '올드머니(Old Money)룩'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올드머니룩이란 '벌기보다는 물려받은 재산'으로 선조부터 대대로 자산을 상속받은 상류층의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이는 신기술로 막대한 부를 이룬 신흥 부자들의 '뉴머니(New Money)'룩과 대조적입니다. 뉴머니룩은 화려한 로고 플레이로 부를 과시하는 반면 올드머니룩은 깔끔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지향합니다. 따라서 올드머니룩은 클래식하고 미니멀한 아이템을 활용해 심플하지만 돋보이는 스타일링을 주로 연출합니다.
올드머니룩의 유행은 틱톡, 인스타그램 등 여러 SNS를 통해 확산되었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5월 초부터 '올드머니룩' 검색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후 속도가 점점 빨라져 7월 초 검색량은 5월 대비 10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올드머니룩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이유는 다름 아닌 부의 양극화 때문입니다. 팬데믹 이후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이들은 IT 기술이나 자본으로 큰돈을 벌어들인 신흥 재벌에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젊은 세대가 신흥 부자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며 '진짜' 부자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올드머니룩은 로고리스의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의 옷을 위주로 스타일링합니다. 미니멀하게 스타일링하지만 소재감에서 퀄리티를 지켜낸 것이 특징입니다. 캐시미어와 오가닉 코튼, 고급 린넨 등 고가의 소재가 중심이 됩니다. 동시에 로고는 최대한 감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과한 노출은 지양하며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기본기를 지켜내 올드머니룩만의 매력을 드러냅니다.
올드머니룩은 일시적인 유행에 편승하거나 시기에 따른 컨셉에 얽매이기보다 꾸준히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활용합니다. 1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입을 수 있는 스트라이프 티셔츠, 폴로 피케 셔츠, 케이블 스웨터, 청바지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하이엔드 브랜드의 시계와 로퍼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살리기도 합니다.
대대로 부를 축적해 온 '모태 금수저'들의 옷장에 있을 법한 아이템들로 스타일링하는 것입니다. 은근하게 드러낸 세련된 멋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어느 브랜드의 옷인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올드머니룩의 특징은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은밀한 부(Stealth Wealth)'와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심플과 모던에 집중하고 주얼리의 화려함은 덜어냅니다. 다이애나비와 재클린 케네디가 착용했던 스타일의 주얼리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스테디 아이템인 진주 목걸이, 우아함을 더해줄 볼드한 골드 주얼리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외에도 실크 스카프를 목에 두르거나 헤어 악세서리로 활용하여 포인트를 줍니다. 여유로운 바캉스를 즐길 때는 선글라스나 라피아햇으로 올드머니룩만의 감성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1985년 11월 7일(현지 시간) 호주 캔버라를 찾은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 ⓒ사진 뉴시스
올드머니룩은 상류층이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적절히 패션에 녹여내기도 합니다. 골프, 테니스, 승마, 요트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에 따라 여러 브랜드에서는 부유층이 즐기는 스포츠 의상을 일상복에 결합해 출시하기도 합니다.
올드머니룩의 대표 아이콘으로는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기네스 펠트로, 소피아 리치 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가장 고귀한 자리에서 전통을 지키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줬던 올드머니룩의 원조 아이콘입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스타일은 패션 후발 주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한편 '기네스 펠트로'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법정 패션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자신이 운영하는 웰니스 브랜드의 제품을 입고 법정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브랜드 제품은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브랜드 제품과 유사했습니다. 재판의 결과보다 그녀의 패션이 더 화제가 되며 미국 영화계 패셔니스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미국의 유명 팝 가수 라이오넬 리치의 딸이자 인플루언서 겸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소피아 리치'도 최근 올드머니룩의 강자로 등극했습니다. 평소 화이트, 아이보리 의상에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던 그녀는 클래식하고 우아한 결혼식 드레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슈콤마보니 '폴리곤 버클 메리제인 스니커즈'를 신은 모델 김나영. ⓒ사진 슈콤마보니 제공, 뉴스1
'발레코어룩'은 발레(Ballet)와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발레복을 일상복에 접목시킨 패션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발레가 취미 영역으로 확장되고 발레복에 대한 장벽이 낮아지면서 탄생한 스타일링입니다. 블랙핑크의 제니가 무대의상으로 선보이고 그룹 뉴진스가 앨범 콘셉트로 선택하며 트렌드로써 정점을 찍었습니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도 발레코어 키워드 검색량이 올해 4월 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6월에는 1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월 1일부터 6월 26일까지 '발레코어' 관련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65% 급증했습니다. '발레' 콘셉트의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는 토슈즈와 레그워머의 검색량도 각각 322%, 156% 늘어났습니다.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발레코어룩 제품 역시 중고거래 앱에서 높은 검색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렇듯 발레코어룩은 중고시장에서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 하반기까지 트렌드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발레코어룩은 리본, 볼레로, 레그워머, 플랫슈즈, 샤 스커트 등의 아이템을 일상에서 활용해 캐주얼하게 연출합니다. 상의의 경우 몸의 라인이 드러나도록 핏하게 입고 얇은 랩가디건을 걸쳐 레이어드합니다. 하의는 주로 랩스커트, 샤 스커트 등 실제 발레복과 유사한 스커트를 입습니다. 발레코어룩은 전체적으로 상의, 하의 모두 랩 타입이 많은 편이며 상체는 타이트하게, 하체는 레이어드 느낌으로 매치합니다. 새틴, 프릴 등의 소재를 활용해 페미닌하면서도 러블리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소한 옷의 재질이나 몸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옷이 부담스럽다면 리본을 활용하는 등 헤어 스타일로도 발레코어의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머리를 땋거나 리본 액세서리를 활용해 포인트를 주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토슈즈 느낌의 플랫슈즈, 운동화에 토슈즈 요소를 더한 디자인의 신발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제니의 발레코어룩. ⓒ사진 제공 제니 인스타그램 @jennierubyjane, 파이낸셜뉴스
발레코어룩의 대표 아이콘으로 블랙핑크 제니, 레드벨벳 조이, 그룹 뉴진스 등이 있습니다. 제니는 무대의상으로 레그워머, 샤스커트 등을 자주 착용하고 땋은 머리와 리본으로 헤어 스타일을 강조해 발레코어룩 대표 주자의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레드벨벳 조이는 발레리나 슈즈 없이 운동화 끈을 리본으로 연출해 러블리한 발레코어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룹 뉴진스(NewJeans)의 'cool with you' 의상. ⓒ사진 어도어 제공, 2023년 8월 10일 뉴시스
4세대 아이돌로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그룹 뉴진스도 새 앨범 콘셉트로 발레코어 패션을 선택했습니다. 뉴진스는 패션계 트렌드 새터답게 하늘하늘한 옷감과 리본으로 발레코어룩 무드를 살려 무대의상을 연출했습니다.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한 축구 유니폼, 블록코어룩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축구 감성을 머금은 블록코어룩이 올여름 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블록코어란 '사내아이', '녀석'을 일컫는 영국 속어 '블록(Block)'과 평범한 멋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블록코어룩'은 축구 경기를 보고 유니폼을 입은 채 펍에 가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로 믹스매치를 통해 힙한 멋을 보여주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블록코어룩의 유행은 영국의 한 틱톡커가 축구 유니폼과 청바지를 매치해 게시물을 올리며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그룹 블랙핑크와 뉴진스 등 여러 스타가 블록코어룩을 선보이며 인기에 불을 지폈습니다. 블록코어룩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판매된 축구 유니폼 거래액은 전월 대비 63% 증가했습니다. 또한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의 3월 검색량 분석 결과 '유니폼'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5% 늘어났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마련된 축구 유니폼 전문 패션 브랜드 '오버 더 피치' 팝업스토어. ⓒ사진 2023년 7월 19일 뉴시스
블록코어룩은 축구 유니폼을 비롯해서 저지 티셔츠, 트랙 팬츠 등 다양한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과 패셔너블하게 매치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박시한 티셔츠에 넉넉한 조거 팬츠, 캐주얼한 모자와 패턴이 들어간 팬츠로 자유로운 느낌을 살려 스타일링합니다. 움직임이 용이하고 활동성이 좋다는 점에서 여행, 연습실 패션에 단골로 등장합니다. 여러 스타들이 블록코어룩 특유의 스포티한 분위기에 각자의 개성을 더한 패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룹 뉴진스가 데뷔곡 'Attention'
뮤직비디오에 블록코어룩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뮤직비디오 속 뉴진스는 사커 셔츠를 일상복에 가까운 하의, 링 귀걸이와 함께 매치해 캐주얼함을 높였습니다. 또한 무대가 아닌 무신사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도 블록코어룩 스타일링으로 참석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댄스가수 유랑단>
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화사와 이효리가 각자의 개성으로 블록코어 스타일을 연출했으며 레드벨벳 슬기, 소녀시대 태연이 연습실 패션으로 블록코어룩을 선택했습니다.
댄스가수>
'고프코어'는 코프(Gorp)와 놈코어(Normcore)를 합쳐 만든 조어로 아웃도어 활동 시 입는 옷에 일상복을 매치해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고프는 그래놀라(Granola), 귀리(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의 약자로, 하이킹 등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챙겨 가는 견과류 믹스의 앞 글자를 따와 아웃도어 의상을 상징합니다.
고프코어룩의 대표적인 예로는 깔끔한 정장 위에 우비를 걸치거나, 스커트나 하이힐 위에 등산복을 입는 등의 스타일링이 있습니다. 기존 중장년층이 즐기던 등산이라는 취미에 MZ세대가 대거 유입되며 고프코어룩이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이 MZ세대의 '힙한 취미'로 부상하며 야외활동과 더불어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인기를 끌게 된 것입니다.
폴햄 아웃도어 화보. ⓒ사진 폴햄 제공, 뉴시스
지난 1~3월 번개장터에서 '고프코어'를 검색한 연령대 중 1020세대가 71%로 전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미국의 한 어반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의 경우 올해 1분기,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배(+19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프코어룩이 인기를 끌며 선호도가 높은 디자인은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귀현상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고프코어룩 스타일링 팁으로는 처음부터 여러 가지 아이템을 다양하게 활용하기보다, 아우터 혹은 신발과 같이 한 가지의 아이템을 일상복에 믹스매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후 1~2개씩 멋스러운 아이템을 늘려가며 포인트를 준다면 고프코어룩의 고수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영화 '바비' 시사회 참석하는 라이언 고슬링·마고 로비. ⓒ사진 2023년 7월 21일 연합뉴스
'바비코어'는 미국 브랜드 마텔사에서 출시한 인형 '바비(Barbie)'와 핵심을 뜻하는 '코어(Core)'의 합성어로 바비 인형이 모든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바비인형 세계관을 실사화한 영화 '바비'가 개봉한 후 여러 소셜미디어에 주인공인 마고 로비의 모습이 확산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바비코어룩은 바비인형이 즐겨 입던 1980년대풍의 패션과 쨍한 분홍색을 활용하여 러블리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2023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비바마젠터(핑크)가 주로 사용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는 마고 로비의 패션 역시 키치한 디자인과 비비드한 컬러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LF 버추얼모델 '빠투' 바비코어 스타일링. ⓒ사진 LF 제공 뉴시스
바비코어룩은 핑크색 종류의 드레스, 크롭탑, 레깅스, 부츠 등의 아이템이 주를 이룹니다. 하이엔드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바비와 콜라보하여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으며 올해 바비코어 룩 아이템을 일부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SPA 브랜드 역시 영화 바비 개봉에 힙입어 다양한 스타일링의 바비코어룩을 내놓았습니다.
'시골의 작은 집'을 뜻하는 Cotage에서 생긴 신조어 '코티지코어'는 레트로 느낌의 빈티지한 무드를 뜻합니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일상에 답답함을 느낀 젊은 층에 의해 생겨난 트렌드입니다. 코티지코어룩으로는 과감한 크로셰 니트 컬러 조합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으며 크로셰 가방이나 모자도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실로 짠 형태의 크로셰 외에도 레이스, 프릴, 플로럴 등을 통해 빈티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