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5일제 도입 논의와 현실적 과제

주4.5일제 도입 논의와 현실적 과제

주4.5일제의 도입 논의와 유형, 장단점, 쟁점까지 총정리

주4.5일제 도입 논의 배경

그래픽=국회도서관(자료 : OECD)
그래픽=국회도서관(자료 : OECD)

한국은 여전히 근로시간이 세계 최상위권에 속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872시간으로, 이는 독일 등 주요 선진국보다 400~500시간 이상 긴 수준입니다.

그러나 긴 노동시간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은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0.9달러 수준으로, 미국(83.6달러), 독일(83.2달러), 프랑스(81.8달러)에 크게 못 미칩니다. '많이 일하지만 효율은 떨어진다'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이에 단순히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근로시간 속에서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 노동시간 #노동생산성 #과로사회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노동시간 문제는 단순히 기업의 경영 효율이나 생산성 지표에 그치지 않습니다. 개인의 삶의 질, 나아가 국가 인구 구조와도 직결됩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 전반에서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요구가 크게 확산됐습니다. 장시간 노동은 자기계발, 가정생활, 여가를 제약하며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 기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긴 근로시간이 출산율 하락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OECD 평균보다 긴 노동시간을 유지하는 한, 출산과 육아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4.5일제 도입 논의는 단순히 근로자의 피로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국가적 저출산 문제 해결과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해법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 #저출산 이유

정치권과 정부 역시 변화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주4.5일제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이자 대선 공약으로 포함돼 있으며,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을 출범시켰습니다. 추진단은 내년부터 주4.5일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범사업은 공공기관 일부와 민간기업 자율 참여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장시간 근로 문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근무제 모델을 실험함으로써 제도화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시범사업이 공공부문 위주로 진행될 경우 민간 기업, 특히 중소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됩니다. 정책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 제도 설계, 업종별 현실 반영 등 복합적인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주4.5일제 #주4일제 #근무시간 단축

주4.5일제의 대표적인 유형

퇴근길 만원 지하철. 사진=연합뉴스
퇴근길 만원 지하철. 사진=연합뉴스

가장 보편적으로 거론되는 형태는 '금요일 반일 근무제'입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기존과 동일하게 근무하고, 금요일에는 오전에만 절반 근무를 한 뒤 오후에는 휴식하는 방식입니다. 이 제도의 장점은 매주 금요일 오후가 고정된 휴식시간으로 확보된다는 점입니다. 주말이 실질적으로 길어지면서 근로자 입장에서는 짧은 여행, 여가 활동, 자기계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익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습니다. 여전히 매주 5일간 출퇴근을 해야 하고, 실제 근무시간은 하루 4시간 줄어드는 것에 불과해 피로도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장거리 출퇴근자에게는 반나절만 근무하더라도 왕복 출근 시간은 동일하게 소요되므로 실질적인 편익이 떨어집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제도일 뿐, 노동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힘은 약하다"고 지적합니다.
#주4.5일제 시행 유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형태는 '격주 단축 근무제'입니다. 격주로 금요일 하루를 통째로 쉬게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2주에 한 번 주4일제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한 달에 이틀 정도는 금요일을 포함한 3일 연속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어 체감 효과가 큽니다. 장거리 여행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계획하기에도 유리합니다. 또한 출퇴근 횟수를 월 2회 줄이는 효과가 있어 교통비와 시간 절약 측면에서도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주에는 인력 공백이 하루 전체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산·서비스 운영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이나 업종별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어떻게 조율할지도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격주 단축이 "실질적인 휴식 체감은 크지만 기업 운영의 불확실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주4.5일제 단축근무

주4.5일제의 현실적 과제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모든 산업과 직종에 동일하게 주4.5일제를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IT, 디자인, 콘텐츠 기획 등 디지털 직군은 업무 성격상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 전환이 쉽고, 근무일 단축으로 인한 공백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러나 제조업, 물류업, 서비스업, 돌봄업 등 현장 근무가 필수적인 산업은 하루의 공백이 곧바로 생산·서비스 차질로 이어집니다. 공장 설비 가동률과 교대 근무 인력 운영이 직결되는 제조업은 근무일 단축 시 생산일수 감소와 장비 비가동률 증가라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병원, 돌봄시설, 유통점포 등은 365일 운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추가 인력 충원 없이 근무일을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동일한 제도가 오히려 산업 간·기업 규모 간 격차를 확대시키고, 특히 인력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만 구조적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주4.5일제 쟁점 #주4.5일제 도입 불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근무일만 줄어들고 업무량이 그대로라면 현실에서는 오히려 압축 근무로 인한 부담이 커집니다. 남은 4일간 더 높은 집중력과 효율성을 요구받게 되며, 성과 중심 조직일수록 이 압박이 크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 시범 도입된 주4일제 사례에서는 "업무 밀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피로도가 오히려 늘었다"는 근로자 피드백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 중심 직무, 일정 조정이 어려운 직종은 단축된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야 하는 압박이 강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효율 개선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근로자의 스트레스와 번아웃 가능성을 높여 조직 전반의 생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추진된 제도가 오히려 '성과 압박 강화'로 귀결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제도 설계가 요구됩니다.
#주4.5일제 쟁점 #압축 근무 #노동자 건강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근로시간 단축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려면 생산성 향상 전략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업무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 자동화, 협업 구조 개선 등 근본적 변화 없이 단순히 근무일수만 줄이면 기업 활동 전반에 왜곡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이 산업의 뼈대를 차지하고 있는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와 고정비 증가는 이들에게 직격탄이 됩니다.

실제로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주요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근무일수를 줄이는 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되면 투자 위축, 채용 축소, 국내 고용환경 경직성 심화 등 연쇄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 국내외 투자자 신뢰 약화라는 경제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근무일 단축과 함께 생산성 제고 대책, 중소기업 지원책이 병행돼야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노동 생산성 #고용 유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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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떨어지는 노동생산성, 주 4.5일제 이르지 않나

[fn사설] 떨어지는 노동생산성, 주 4.5일제 이르지 않나

2018~2023년 5년 동안 연간 임금이 연평균 4.0% 오른 데 비해 노동생산성은 1.7% 상승에 그쳤다. 2000~2017년 연간 임금(명목)과 노동생산성(명목)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3.2%로 비슷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5년 동안 임금은 크게 올랐고, 노동생산성은 상대적으로 작게 상승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22일 박정수 서강대 교수와 공동 연구한 결과다. 노동생산성이란 산출된 생산량을 투입된 노동량으로 나눈 것이다.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것은 노동력을 많이 투입했는데 생산량은 적다는 것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최근 5년 동안 임금이 크게 오름으로써 노동생산성은 저하된 것으로 대한상의 조사에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노동을 투입하는 만큼 생산이 늘어나야 효율적인 경제다. 그러니까 우리 경제가 임금은 오르는데도 생산은 정체되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임금이 오르는 만큼 일을 더 열심히 해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생산성(취업자 1인당 국내총생산)은 6만5000달러로, 202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2위에 그쳤다. 대한상의가 노동생산성을 조사한 이유는 주 4.5일제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는 정부의 계획이 합당한지 따져보려는 취지일 것이다. 말하자면 노동생산성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근로시간을 줄이면 생산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국민에 속하는 것은 맞는다. 그동안 땀 흘리며 일을 했고, 이제 일을 줄이고 좀 쉴 때도 됐다. 삶과 일의 균형을 추구하는 정부 방침이 틀린 것도 아니다.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평생 일만 하다 죽을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의 현재 경제 상황이 과연 일하는 시간을 줄여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들처럼 쉬는 시간을 늘릴 만한 정도인지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는 아직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대만에도 밀리고 있을 만큼 사정이 좋지 않다. 더 쉬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늦춰서 경제를 더 발전시켜 놓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지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일부 선진국은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노동생산성이 월등히 높다. 벨기에(12.5만달러)·아이슬란드(14.4만달러)는 두배, 주 4일제를 시범운영 중인 프랑스(9.9만달러)·독일(9.9만달러)·영국(10.1만달러)은 최소 1배 반 이상이다. 노동생산성이 늘지 않고 근로시간을 줄이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실적이 떨어지고, 이는 당연히 국가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초과수당 증가, 통상임금 판결 등으로 임금이 최근 급격히 올라 기업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는 게 이번 연구 결과다. 그래도 근로시간 축소가 필연적이라면 경영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제언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근로시간의 탄력적 적용, 노동시장 유연화와 인력 재조정, 중소·중견기업 성장 지원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첨단산업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직무·성과 중심으로의 임금체계 개편 등인데, 처음 제기된 것도 아니다.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놀토' 지나 '놀금'?…주4.5일제, 괜찮을까요 [김준혁의 JOB생각]

'놀토' 지나 '놀금'?…주4.5일제, 괜찮을까요 [김준혁의 JOB생각]

[파이낸셜뉴스] 2000년대 초·중반 당시 격주로 '놀토(쉬는 토요일)'라는 개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주5일제가 안착하는 과정에서 생긴 개념이라고 하는데요. 이로부터 20여년 지난 현재, 이젠 주4.5일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놀토'를 넘어 '놀금(쉬는 금요일)'이 오는 걸까요.  약 일주일 간의 명절 연휴가 시작됩니다. 긴 연휴기에 맞춰 근로시간 단축을 주제로 얘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그 중에서도 관심이 뜨거운 주4.5일제 도입과 관련한 쟁점, 배경, 장단점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대선 당시도 주4.5일 임금유지·근로유연성 시각차 이재명 정부가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추진하는 주4.5일제.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공약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 주4일제 도입 필요성까지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장시간 저임금' 구조를 개선해 일-생활 균형을 맞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인공지능(AI)이 일부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인식인데요. 이렇게 되면 노동생산성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일자리 나누기' 등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같은 구상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연간 실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입니다. 관건은 임금 삭감, 노동 유연성 여부입니다.  대선 국면 당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임금조정 없는 주4.5일제 공약을 '비현실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주 법정근로시간(40시간)을 유지하면서도 금요일 오후 휴무를 가질 수 있는 유연근무제 형태의 주4.5일제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이 비교적으로 몰리는 월~목요일까지 매일 1시간씩 더 근무하면 금요일엔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방식입니다. 주 근로시간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임금 삭감 여부를 논의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시 지도부는 산업별·직무별·생애주기별로 다양한 근무형태를 반영한 유연근무제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이 같은 구상은 무산됩니다. ■시범사업→노사자율확산 유도, 다음은 근로기준법 개정? 현 정부는 지난달 24일 노사정 전문가로 구성된 '실노동시간 단축 추진단'을 꾸려 관련 쟁점들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당장 내년 3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주4.5일제 시범사업을 추진합니다. 노사 합의로 주4.5일제를 새로 도입한 중소·중견기업(50인 이상 300인 미만)을 신청받아 해당 기업에 근로자 1인당 20만~60만원을 지원합니다. 주4.5일제 도입 후 채용이 증가한 인원에 대해선 추가로 인당 60만~8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노동부는 이 같은 시범사업, 노사 자율 확산 촉진·지원, 추진단 논의를 거쳐 근로기준법 개정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부 국정과제엔 '실노동시간 단축법 제정·시행',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4.5일제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다만 임금유지·조정 여부, 법 개정 시기와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습니다. 향후 노사정 논의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업도 우려하는데…中企·소상공인은 한숨 더 커 경영계는 임금 삭감 없는 유연근로제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임금·근로형태 조정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할 시 기업 경쟁력 약화, 고용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인데요. 따라서 유연근로제 개편, 생산성 제고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같은 우려는 자본여력이 되는 대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도 일부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격주로 금요일에 휴일을 보장하는 등 유연한 근로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여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너무나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호소입니다. 지난 1일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고용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주휴수당 폐지 없는 주4.5일제 도입을 반대한다"며 100만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등으로의 확대 적용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제기했는데요. 소공연은 "70년 넘은 낡은 제도인 주휴수당을 폐지하는 등 과도한 인건비 부담 구조 해소가 최우선으로 선결돼야 한다"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업무 공백과 생산성 저하는 소상공인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짐이 되며, 주휴수당까지 유지되면 5.5일치 기본급에 더해 휴일수당과 초과근무 수당로 1.5~2배의 임금을 더 지급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 시달리는 대다수 영세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저임금에 더해 주휴수당, 야간수당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현 상황에서 법정근로시간을 줄이면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불만입니다. 특히 소상공인 업종 특성상 주6일 근무, 편의점·PC방 등은 24시간 근무가 잦아 더욱 피해가 클 것이란 걱정입니다.   한 참석자는 "정부가 13조원을 들여 소상공인을 돕는다는데 돈 뿌려놓고 근로기준법 확대하고 4.5일제를 실시하면 한국 편의점은 모두 고사하게 될 것"이라며 "알바보다 못 벌어가는 점주가 태반일 것이고, 알바가 편의점주를 부리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4.5일제, 향후 짚어야 할 쟁점들이 많아 보입니다. 각 산업·직무·업종별에 맞는 맞춤형 정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입니다. 앞으로의 노사정 대화를 꾸준히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노동'주4.5일제' 들고 나온 국힘..대선 앞두고 정책 드라이브 시동

노동'주4.5일제' 들고 나온 국힘..대선 앞두고 정책 드라이브 시동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노동분야의 핵심 정책공약 중 하나로 '주4.5일 근무제'와 '주52시간 근로규제 폐지'를 들고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주4일제를 공약한 것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국민의힘은 법정 근로시간(40시간)은 유지하되, 노동자가 근로시간을 조절해 금요일에는 오전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근로시간 관련 공약을 선제시한 만큼, 민주당의 공약을 포퓰리즘이라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주4.5일제 공약을 발표했다. 월~목 나흘 동안 기본근무시간인 하루 8시간 외 1시간씩, 총 4시간을 더 근무하고, 금요일에 4시간만 근무하는 방식으로 주당 총 근무시간은 40시간으로 유지된다. 권 비대위원장은 "총 근무시간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급여에도 변동이 없다"며 "주5일 근무제를 유지하면서 유연한 시간 배분을 통해 주4.5일제의 실질적 워라밸(Work Life Balance. 업무와 일상의 균형) 개선 효과를 가져오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울산광역시 중구청 '금요일 오후 휴무' 제도로 에서 시범 실시하고 있는 방식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업무 공백을 막고 시민에게 기존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원의 25% 범위 내에서 모든 직원들이 순환 방식으로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며 화두를 던진 바 있다. 당시 당내 탄핵 반대 기조로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지 못했던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주4일제, 정년연장 등 각종 노동 정책 구상에 박차를 가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주4일제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주4일제, 4.5일제는 근로시간 자체를 줄이면서 급여는 유지하려는 비현실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으로 노동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국민의힘은 법정근로시간(40시간)은 유지하되 유연근로제를 통해 실질적으로 주4.5일제 도입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서 대선 공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주52시간 근무제 역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주5일제와 주52시간 근로규제는 시대의 흐름과 산업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제도로 유연한 근로문화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다양한 근무형태가 가능한 선진형 근로문화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조만간 국회 입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李·金 "일·가정 양립" 외치지만 기업참여 이끌 대책엔 침묵 [대선에서 밀린 저출생 공약]

李·金 "일·가정 양립" 외치지만 기업참여 이끌 대책엔 침묵 [대선에서 밀린 저출생 공약]

저출생 해법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난 22대 총선과 달리 이번 6·3 조기대선에서는 관련 논의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구호는 여전하지만, 실효성 관점에선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원마련 계획과 일·가정 양립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행안보다 재정지원에 집중 2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3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저출생 정책과 관련해 향후 더 강화해야 할 분야'로 일·가정 양립(28.5%)이 꼽혔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경력단절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다. 대선 후보들도 저출생을 최대 위기로 지목하면서 주요 10대 공약에 관련 정책을 포함시켰다. 다만 직접적 재정지원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주요 저출생 해결 공약으로는 '아동수당 확대'와 '우리아이자립펀드'의 단계적 도입이 꼽힌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부터 제시한 정책으로 국가가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자산형성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아이자립펀드는 0세부터 18세까지 아동 전체를 대상으로 매달 10만원씩 국가가 정부지원금을 지급하면 부모 등 보호자도 월 10만원 이하의 금액을 납입하는 방식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유사한 방식의 '우리아이 첫걸음 계좌'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0~17세 모든 아동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동일 금액을 지원, 약 5000만원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원확보·기업참여 등 세부안 필요 문제는 재원마련 방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민주당이 아동수당 확대 공약을 이행하려면 연평균 5조78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국민의힘의 자산형성 공약은 연평균 7조1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저출산 예산이 48조2000억원임을 고려할 때 두 공약 모두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일·가정 양립의 핵심인 돌봄 지원과 관련해서는 양당 모두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공공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강화 △지자체 협력형 초등 돌봄 △초등 방과후학교 수업료 지원 확대 △정부 책임형 유보통합 등 국가 책임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아이돌봄과 관련해 △민간 서비스 확대 △민관 통합앱 구축 △본인부담금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제시했다. 다만 일·가정 양립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기업에 대한 의무규정은 빠져 있다. 국민의힘은 평소 근무시간의 절반을 근무해 육아휴직 기간을 보낼 경우 휴직 기간을 2배 연장하는 '시간 반반 육아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기업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양당 모두 중소기업 육아 동료수당 활성화, 가족친화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정책 등 기업 인센티브나 페널티 방안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금성 지급을 늘리는 방식보다는 돌봄 서비스 확대, 휴직 활성화, 노동시간 단축 등 근본적인 근로환경 개선이 저출생 해결에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업은 국가가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인식 탓에 일·가정 양립과 관련한 제도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그럼에도 실제로 얼마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지, 복직 이후 어떤 대우를 받는지가 저출생 해결에 중요한 만큼 기업 공시 등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출산율 '0.7' 암울한 韓..인구절벽 너머의 미래는? [책을 읽읍시다]

출산율 '0.7' 암울한 韓..인구절벽 너머의 미래는? [책을 읽읍시다]

합계 출산율 '0.7'.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1995~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의 합계 출산율 변화를 살펴보면 50% 이상 반토막 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1990~2000년 초까지만 해도 1명만 낳으면 사연이 있냐는 눈초리로 바라봤지만, 이젠 아예 낳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 한국 국민은 도대체 왜 아이를 낳지 않는 걸까. 이대로 가면 한국의 미래는 어찌 될까.  신간 '인구절벽 너머의 미래: 축소사회와 새로운 사회계약'(IMK 펴냄)은 이런 인구 구조 변화를 단순한 통계나 위기 담론 뿐만 아닌, 사회 전체의 구조와 가치, 제도를 질문으로 풀어내는 책이다. 이를테면 '고령화, 저출산, 지역소멸, 이민, 안보 위기 문제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왜 인구구조 변화는 노동시장, 복지제도, 정치 시스템을 흔드는가', '축소사회를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가', '새로운 사회계약의 조건은 무엇인가' 등이다. 저자인 이현출 교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한국사회의 초저출산, 초고령화, 인구감소를 단지 '인구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정치, 경제, 복지, 안보, 지역사회, 세대 갈등에 이르는 전면적인 시스템의 재설계를 요구하는 거대한 전환의 신호라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이 교수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정치행정조사심의관을 거쳐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구문제를 지속해서 연구해왔다. 한국 정치제도 연구를 선도해온 학자이자 정책 현장을 경험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지방자치 관련 연구를 주도하면서 한국지방의회학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한국정당학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정치제도, 지방정치, 민주주의와 시민참여 분야의 여러 과목을 강의했다. 특히 책의 주제와 맞닿은 '인구의 정치학' 강의에서 학생들과 함께 인구 구조 변화와 정치적 함의를 탐구해왔다. 이를 통해 연구 성과를 교육 현장과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학술적 해설서에 그치지 않는다.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계약을 연결하는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함으로써 정치학·사회학·복지학 등 학문 분야에 기초 이론을 제시한다. 동시에 복지 재정의 재설계, 세대 간 공정성을 반영한 사회보장 개혁, 지역 기반 분권형 거버넌스 모델, 다문화 포용 정책 등 구체적인 정책적 시사점을 던진다. 책은 정책 담당자에게는 미래 사회계약의 청사진을, 학계 연구자에게는 새로운 이론적 자극을, 일반 독자에게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변화를 함께 고민할 계기를 제시한다. 이 교수는 "인구구조 변화는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라며 "이 책이 축소사회 시대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