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부터 복귀까지... 1년반 의정갈등 총정리

전공의 이탈부터 복귀까지... 1년반 의정갈등 총정리

의정갈등 배경과 의료개혁의 핵심 쟁점

의대 증원, 왜 필요했나... 의정 갈등의 시작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구급차량을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구급차량을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스1

필수의료 분야는 수년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이른바 '기피과' 전공의 지원율은 매년 떨어지고, 지방의 병원에서는 아예 전공의를 구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죠.

그 결과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아 수십 곳을 전전하거나,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를 찾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이 아니라, 수가 구조와 근무환경, 법적 리스크 등이 복합된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필수의료 붕괴 #전공의 기피과 #응급실 뺑뺑이 #의사 부족 #의료 공백


해병대1사단 의무근무대 군의관과 대원들이 13일 주둔지 인근 마을인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민의료지원을 실시하고 있다.undefined2025.3.13. 사진=뉴스1
해병대1사단 의무근무대 군의관과 대원들이 13일 주둔지 인근 마을인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민의료지원을 실시하고 있다.undefined2025.3.13. 사진=뉴스1

현재 우리나라 의사는 대부분 수도권과 대형병원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방 중소병원은 진료과목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워지며, 지역 의료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의료 인프라 불균형은 지역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의료 접근성 저하로 이어지며, 건강 격차를 더욱 키우고 있죠. 지방 의대 정원 확대 또는 지역 의무 복무제 같은 대책이 논의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방 의료 공동화 #수도권 쏠림 #지역 병원 #의료 인프라 불균형 #지역 건강 격차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브리핑을 하며 필수의료 패키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4.2.1. 사진=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브리핑을 하며 필수의료 패키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4.2.1. 사진=연합뉴스



2024년 11월 9일,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 패키지를 함께 발표했습니다. 야간·휴일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의사 대체인력 확대', 기피과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이 주요 골자입니다.

이와 함께 공공정원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 등 의대 정원 증원 방안도 함께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수가·환경 개선 없는 정원 확대는 실패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의정 갈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 #전공의 수련환경 #수가 인상

의사들, 왜 반발했나?... 의료계 집단행동의 전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7. 사진=뉴스1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7. 사진=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에 대해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수 확대보다 먼저 수가 개선과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며 철회를 촉구했죠.

특히 필수의료 기피의 근본 원인인 열악한 수련 환경과 낮은 수가, 높은 법적 리스크 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인력만 늘리는 것은 '공급만의 해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의사협회 반발 #의대 정원 철회 요구 #수가 개선 #수련 환경 #공급 중심 정책 비판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사직서를 들고 있다. 2024.2.19. 사진=연합뉴스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사직서를 들고 있다. 2024.2.19.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발표 이후, 전공의들은 2월 19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의료현장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가 빠지자 대학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일부는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이어 의대 본과생들도 대규모 동맹휴학에 들어가며 파장이 커졌습니다. 정부는 수차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지만, 의료진들의 집단 이탈은 수개월간 이어졌고,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졌습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의대생 동맹휴학 #업무개시명령 #응급실 마비 #의료 공백 사태

서울 시내 대학병원 수술실 앞에 텅빈 침대가 놓여 있다. 2024.2.21. 사진=뉴스1
서울 시내 대학병원 수술실 앞에 텅빈 침대가 놓여 있다. 2024.2.21. 사진=뉴스1

정부와 의료계는 수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정책 철회냐 수용이냐를 두고 입장 차만 확인했습니다. 정부는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하되, 협의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했고, 의료계는 "진정성 없는 대화"라고 맞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 여론도 갈라졌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강경파와 현실론이 충돌하며 의료계의 '의견 불일치'도 부각됐습니다. 결국 수개월간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대치, 이면에서는 피로와 균열로 이어졌습니다.
#의정 대립 #정책 철회 요구 #대화 결렬 #의료계 분열 #국민 여론 분화

이제 무엇부터 풀어나가야 할까?... 의료개혁, 다시 원점

의대생 복귀 상담센터. 사진=연합뉴스
의대생 복귀 상담센터. 사진=연합뉴스
2025년 7월, 전공의와 의대생이 차례로 복귀하면서 길었던 의정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복귀한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각 대학과 병원도 정상화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는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진료 공백의 피해를 겪은 국민들 사이에서는 "특혜 복귀"라는 여론이 확산됐고, 복귀 반대 청원에는 수십만 명이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떠났던 이유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 필요합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는 "각자의 자리에서 당시에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판단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며, "복귀하지 못했던 이들도 동료와의 보조, 제도 미비, 교육 여건 격차 등 현실적인 고민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공의 복귀 #의대생 복학 #의료현장 정상화 #교육 공백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6.25. 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6.25. 사진=뉴스1

의사 수 확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립니다. 인구경제학자들은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폭증을 이유로 의사 수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은퇴 의사 증가로 공급은 줄고, 고령층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며 신경과·외과 등 고령자 중심 진료과의 수요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정책 전문가들 역시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한국의 의사 수는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며 매년 1000명 이상 추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필수의료는 공급 이전에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할 분야이기에, 인력 확충만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의료서비스의 객관적인 성적이 우수한 우리나라에서, 성적이 더 낮은 국가의 수치를 단순 준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전체 의사 수 부족보다 질과 분포의 불균형 해소가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의대 정원 논쟁은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어떤 의사를 어디서 어떻게 일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의사 수 #OECD #고령화 #의료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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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없었다지만…응급실 뺑뺑이, 작년보다 40%↑

의료대란 없었다지만…응급실 뺑뺑이, 작년보다 40%↑

[파이낸셜뉴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지난해보다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문의 부족'을 이유로 재이송된 경우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3일 소방청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119 재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재이송 건수는 총 259건이다. 이 기간은 추석 연휴 전후를 포함한 것이자 정부가 의료 대란에 대비해 운영한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월26일~10월10일) 재이송 건수(184건)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의료 대란이 없었다고 자평했지만, 구급대가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응급실 뺑뺑이'는 오히려 늘었다는 얘기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재이송 건수를 회차별로 보면 구급대가 환자를 한 차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는 240건이었다. 두 차례 재이송은 10건, 세 차례는 3건이었다. 네 차례나 재이송한 경우도 6건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의 경우 3차나 4차 재이송이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재이송 사유의 경우 '전문의 부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125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48.2%)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75건(40.7%)이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응급실 의료진이 부족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양부남 의원은 "119 구급대로 환자가 실려오더라도 진료할 의료진이 없어 국민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전문의 부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를 해결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태경 기자

母, 울며 애원했다...2살 여아 '응급실 뺑뺑이' 돌다 의식불명

母, 울며 애원했다...2살 여아 '응급실 뺑뺑이' 돌다 의식불명

[파이낸셜뉴스]  2살짜리 여아가 경련으로 위급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 응급실 11곳에서 진료 거부를 당해 의식 불명에 빠진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소방당국에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달 3일 오후 8시 40분쯤 고열과 경련 증상을 일으켜 119를 불렀고, 10여분 만에 구급대원이 도착했으나 병원으로 출발할 수 없었다. 수도권 서남부 권역별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아줄 수 없다고 했기 때문. 그렇게 10여 곳의 병원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했고, 그러는 사이 아이의 상태는 더 악화됐다. 구급차에 동승했던 아이 엄마는 병원 측에 받아달라고 울며 애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연락이 닿은 병원에서 응급진료가 가능했지만 이미 119 신고를 한지 한 시간이 훌쩍 지난 뒤였다. A양은 응급치료 후 경련은 멈췄지만, 뇌 손상을 당해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치료를 거절했던 병원들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안가을 기자

"의료사태는 재난이다"… 대형병원에 재난기금 투입 첫사례 [무너지는 지방의료 현장]

"의료사태는 재난이다"… 대형병원에 재난기금 투입 첫사례 [무너지는 지방의료 현장]

【 전국 종합】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기금을 대형병원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번 의료사태를 사실상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국가적 대형 재난으로 규정한 셈이다. 행정안전부는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비상진료대책의 일환으로 지자체의 재난관리기금을 공공 의료기관 인건비로 지원하겠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전국에서 처음으로 강원자치도가 의료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형병원들에게 재난관리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는 비상진료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라며 "지자체의 재난관리기금도 공공의료기관 인력의 인건비로 지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1285억원 규모의 예비비 지출을 의결했다. 예비비는 주로 의료인력의 비상 당직 인건비와 전공의를 대체할 의료인력을 채용하는 비용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전날 열린 중대본 회의에선 필수의료 분야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대형병원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한계 상황에 내물리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도내 대형병원들은 의료인력 부족으로 수술 30% 감소, 병상가동률 40%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강원자치도는 의료공백 사태를 재난 상황으로 판단, 의료진과 병원이 안정을 찾도록 재난관리기금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전공의 의존도가 높아 진료공백이 큰 도내 4개 대형병원이다. 재난관리기금으로 대형병원을 긴급지원하는 사례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긴급 지원금은 이탈한 전공의들을 대신해 무리하게 당직을 하며 진료를 유지하고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당직수당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원금은 정부가 예비비 지원을 결정하고 신속 집행하기로 한 시기보다 3주 정도 앞당겨 지원되는 것으로 이번주 내에 즉시 지급된다. 김진태 도지사는 "이번 기금이 피로 누적과 의료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남은 의료진들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조속히 이번 사태가 종료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원도는 지난 5일 도내 4개 대형 종합병원들이 환자 입원과 수술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 정부에 긴급 재정지원을 건의한 바 있다. 강원대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도내 대형 종합병원 4곳의 경우 의료사태 이후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게 강원도의 판단이다. 한편 정부는 '성난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필수의료 분야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응급·고난도 수술에 대한 수가 인상 논의를 더욱 구체화할 방침이다. 또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해 의사의 법적 소송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의료사고 입증 부담도 경감할 예정이다.하지만 정부가 추진중인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의료계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외면 받고 있다. 의료계는 특례법의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중이다. 환자들을 대표하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조차 특례법에 대해 크게 반발 중이다. [email protected] 김기섭 윤홍집 기자

의료사태 ‘운명의 날’… 지역의료계 긴장감 최고조 [무너지는 지방의료 현장]

의료사태 ‘운명의 날’… 지역의료계 긴장감 최고조 [무너지는 지방의료 현장]

【 전국 종합】의료사태 장기화로 인한 지방의료 공백 위기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의사들의 복귀 최후 통첩시한인 29일을 하루 앞두고 각 지역 의료계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병원을 떠난 전국 의사들에게 사법처리 경고를 했던 이상민 장관은 이틀 연속 지방 의료 현장을 찾았다. 이 장관은 이날 충청북도 지역거점 의료기관인 청주의료원을 방문해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했다. 이 장관은 전날에는 원주의료원을 찾아 지역 필수의료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의료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고기동 차관은 군산의료원을 방문해 전북특별자치도의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하는 등 지역공공의료기관의 대응을 점검했다.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을 방문해 지역 비상의료체계를 점검했다. 지방 의료 공백은 장기화되고 있다. 대전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은 각각 정규 수술의 40%, 20% 가량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암·뇌·심혈관계 질환 등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병상을 운영 중이다. 충남 천안지역 대학병원들도 입원환자가 30%가량 감소한 가운데 전문의들 중심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상황이다. 제주대병원은 이번 주부터 전체 12개 수술실 중 4개 운영을 중단하고 8개만 운영 중이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시·도지사들은 병원을 떠난 의사들의 복귀를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이날 호소문에서 "의료계 집단행동 13일째다. 제가 의료현장을 직접 점검해 보니 남은 의사 선생님들과 간호사분들이 밤을 새워 당직을 서고 응급실을 지키고 있었다. 이분들의 초인적인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내고 있지만 이제 한계에 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여러분들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병원에서는 환자분들이 생존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나? 의료현장으로 복귀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7일 현재 강원도내에서는 9개 수련병원 전공의 390명 가운데 92.3%인 36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호소문을 내고 "병원을 떠난 의료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믿고 하루빨리 의료 현장에 복귀해 주길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여러분을 믿고 도움을 요청하는 도민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복귀한 의사들은 소수에 그쳤다. 전남대병원에서는 지난주까지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 119명 중 7명이 복귀했고 조선대병원도 113명 중 7명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137명 중 121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정부 업무개시명령을 받고 복귀한 인원이 6명으로 집계됐다. 제주대병원도 전공의 1명이 복귀했고 대구 지역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전공의들로부터 사직 철회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사직서를 낸 전공의 중 복귀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광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132명 중 현재까지 70%가량이 업무를 중단했다. 이들 중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사법 처리를 우려해 설득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공공의료기관 진료 시간 확대로 대응하는 곳들도 늘고 있다. 경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김천의료원 등 도립의료원 의료진의 연장 근무에 따른 수당을 도 재난관리기금에서 지원키로 하고, 실·국장 책임 병원 전담반을 편성했다.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안동의료원 등이 진료시간을 2시간 늘렸다. 울진군의료원도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의들이 비상대기 근무에 들어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의료공백을 줄이고 도민 안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충남대학교병원장 등 10개 종합병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현장 이탈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한 진료공백 최소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서 이 시장은 △24시간 응급의료체계 운영 △필수의료 기능유지 △병원 진료시간 연장 등 비상진료체계를 공유하고 진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복귀 독려를 당부했다. 또 병원 내부의 탄력적 인력 배치를 요청하는 한편, 진료에 나서고 있는 의료진과 의료기관 지원방안을 전달하고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 시장은 "진료공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이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태경 김원준 김장욱 강인 기자

수사 등 압박에도 '사표' 확산 조짐… 의료대란 최악 치닫나 [출구 안보이는 '의정 갈등']

수사 등 압박에도 '사표' 확산 조짐… 의료대란 최악 치닫나 [출구 안보이는 '의정 갈등']

【 서울·울산=노유정 강명연 최수상 기자】 의료파업이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일 의대들의 증원신청이 이뤄지면서 전공의뿐만 아니라 의대 교수까지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전공의 파업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들이 10시간 넘게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경찰의 압박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교수 사직' 의대 '폭풍전야'지난 8일 가톨릭대 의대 로비는 한산했다. 의대 개강이 2주 연기되면서 로비에는 의대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학장단이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교수들은 여전히 출근, 로비를 간간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앞서 가톨릭대 의대가 '100%를 증원해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장단은 지난 6일 전원 사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날 만난 교수 A씨는 "학장단 차원에서는 교육여건이 안 된다는 점을 본부에 얘기했음에도 수용되지 않으니 답답했을 것"이라며 "주요 의대에서도 힘들다는 것은 상당수 의대가 무리한 증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병원 매출 1위 아산병원이 3조~4조원 수준이다. 수술이 30% 줄었는데 정부가 예비비 1200억원을 주는 것은 두달치 손해를 보전해 주는 정도"라며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못 박는 태도를 고수하면 주요병원은 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톨릭대 의대뿐 아니라 다른 의대에서도 교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이 속한 울산대 의대는 지난 7일 긴급총회를 열고 전 교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데 합의했다. 울산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은 이미 전공의 이탈 여파로 입원환자가 20% 감소하고, 수술환자도 기존에 비해 50% 줄었다. 울산대병원은 사내 소식지에서 "현재 병원은 전공의 부재 등으로 인한 수술 및 입원 환자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근의 부산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오후 병원 내부 게시판에 정성운 병원장 이름으로 '부산대병원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최근 전공의 236명 중 216명이 사직한 부산대병원은 병상 가동률을 50~60%로 축소 운영하면서 100억원대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 사이트가 개설돼 의사들의 연대서명을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 개설자는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이대서울병원·고대안암병원·분당차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으로, 이들은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서명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60대 환자 보호자 C씨는 "신경외과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한 지 2주째인데 진전이 없어서 답답하다"며 "담당 의사는 잘 안 보이고 다른 의사들만 오니 신뢰가 안 생긴다. 의사들 밥그릇 싸움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수사강도 높이는 경찰의료대란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경찰도 수사 강도를 높였다. 현재 경찰은 보건복지부의 고발을 접수해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에겐 전공의 집단파업 교사 및 방조 혐의가 적용됐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지난 9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주 위원장은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께까지 약 10시간, 노 전 회장은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11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직접 전공의들과 연락해 파업에 관여했는지 조사했다. 노 전 회장은 조사를 마친 뒤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100% 내가 SNS에 올린 글이었고 이외에 어떠한 근거도 없었다"며 "개인적 사견을 올린 것뿐인데 11시간 넘는 시간을 조사했다. 생각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에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12일에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다. 경찰은 파업에 불참한 전공의들의 소속 병원과 진료과, 실명 일부를 밝힌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