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하이(중국)=김성환 기자】 인구 2000만명의 도시 상하이. 지난 22일 시내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11㎞를 달려 쌍용자동차 대리점에 도착할수 있었다. 이 대리점은 차량만 즐비한 국내 대리점과 달리 뒤편에 워크베이(정비작업대)까지 4대분을 갖췄다. 총 7000㎡ 규모의 부지에 전시용 차량은 물론 당장이라도 팔 수 있는 신차들이 유휴부지에 열을 갖춰 정리돼 있었다. 한쪽에는 2000㎡ 규모의 널찍한 고객 휴식공간이 보였다. '쌍용차 고객은 언제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는 4S서비스 철학에 따른 공간이다.
현재 쌍용차의 4S대리점은 중국 전역 80개 망 중 32개에 설치돼 있다. 상하이에선 지난 하반기에 착공, 올해 1월 개장했다.
쌍용차 상하이지점의 김성래 법인장은 "쌍용차는 중국에서 올해 1·4분기에만 2000대 가까이 팔았고 매달 실적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1990년대 발전 과정과 마찬가지로 승용차만 타다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넘어가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판매속도를 높이는 데는 과제가 산적해있다. 현지 공장이 없어 관세가 붙어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고, 브랜드 이미지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다.
이날 대리점에 들른 한 중국인 부부는 "중국에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지만 오늘 렉스턴과 코란도C를 시승해보니 승차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면서 "둘 중 어느 것으로 할지 고민 중인데 나중에 다시 들르겠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중국의 SUV시장 성장률은 2년 전 50%, 지난해 20%에 달했다"며 "그러나 중국 자체 완성차업체(자주 브랜드)들의 저가 SUV와도 경쟁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가 파는 차량중 가장 싼 것이 15만위안(약 300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중국차는 6만위안(약 1200만원) 선부터 시작한다"며 경쟁이 치열한 배경을 설명했다.
쌍용차는 4S대리점을 중심으로 부품 가격이나 정비비용을 더욱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절하는 한편 엔지니어도 각 대리점에서 꾸준히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이곳 대리점은 10명의 정비인력을 갖추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제휴 유통사인 중국 현지의 '방대집단'이라는 유통그룹사와 합작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방대집단이 지난 2년간 쌍용차를 위해 집행한 마케팅비용만 1억위안(약 180억원)에 달한다.
김 법인장은 "방대집단과 함께 인터넷을 통한 타깃 마케팅, 4륜구동의 장점을 살린 오프로드 체험 시승행사 등을 통해 쌍용차 SUV의 매력을 알려나가는 단계"라며 "재규어 랜드로버도 2000년 초반 중국에서 월 100대 미만을 팔았지만 지금은 수만대에 이르고 쌍용차 역시 꾸준한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통해 판매를 신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