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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코인 사기'..연초부터 사방이 지뢰밭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3 13:47

수정 2022.01.13 13:47

가상자산 관련 사기 잇따라..국세청·경찰 등 사칭
삼성전자 메타버스 개점도 사기 대상 "투자자 주의"
[파이낸셜뉴스] #. "국세청입니다. 가상자산 세금면제 신청을 해야하는데, 아직 안하셨습니다. 계좌정보를 알려주시면 바로 도와드리겠습니다." 가상자산 투자자 A씨는 국세청 직원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언론을 통해 가상자산 과세가 1년 유예됐다고 알고 있었는데, 별도의 면제 신청을 해야 한다니 흠칫 놀란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싶어 관할 세무소에 연락한 A씨는 "국세청은 가상자산 세금면제 신청 같은 제도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보이스피싱에 피해를 입을 뻔 했던 상황을 알아차렸다.


#. "ㅇㅇ지방경찰청 소속 수사관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C사에서 발생한 횡령사건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하니, 주민번호와 계좌번호를 알려주십시요." C거래소 이용자 B씨는 수상한 생각이 들어 전화를 끊고 다시 경찰청에 연락해 보고서야 자신이 받은 전화가 보이스피싱이었던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자신의 휴대폰 번호로, 자신이 이용하는 거래소 이름을 대며 걸려온 보이스피싱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연초부터 가상자산이나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빙자한 사기행각들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과세유예 등 최근 발생한 사건들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착각을 유도해 개인정보나 금전을 편취하는 식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연초부터 가상자산이나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빙자한 사기행각들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과세유예 등 최근 발생한 사건들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착각을 유도해 개인정보나 금전을 편취하는 식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가상자산 관련 사기 잇따라..국세청·경찰 등 사칭

13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늘고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 가상자산이 대중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보유자들을 노리는 사기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 기관이나 기업을 사칭하면서 가상자산 송금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 계좌정보 등을 요구하는 진화한 형식의 보이스피싱도 증가하고 있어 가상자산 보유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 관련 범죄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2조8519억원 규모에 달한다. 2020년 범죄 피해액 2136억원의 10배를 넘어선다. 지난해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6개월간 140건의 가상자산 관련 범죄행위 피의자 487명이 검거됐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암호화폐 ATM 스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 기관 및 기업을 사칭한 암호화폐 ATM 결제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TC는 "새로운 사기 수법은 기관 사칭으로 시작해 QR코드 및 암호화폐 ATM을 통한 암호화폐 입금 유도 등으로 이어진다. 미국 정부, 법 집행 기관, 기업들은 절대 시민에게 암호화폐로 돈을 지불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관련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암호화폐 ATM 스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 기관 및 기업을 사칭한 암호화폐 ATM 결제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TC는 "새로운 사기 수법은 기관 사칭으로 시작해 QR코드 및 암호화폐 ATM을 통한 암호화폐 입금 유도 등으로 이어진다. 미국 정부, 법 집행 기관, 기업들은 절대 시민에게 암호화폐로 돈을 지불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관련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가상자산 ATM 스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 기관이나 전력회사 등 기업을 사칭한 가상자산 ATM 결제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TC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기관이나 기업을 사칭해 가상자산 ATM을 통해 가상자산을 구입한 뒤 사기범들이 보내준 QR코드를 이용해 가상자산 송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C는 "미국 정부, 법 집행 기관, 기업들은 절대 시민에게 가상자산을 송금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런 요구를 받았다면 그것은 사기"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메타버스 개점도 사기 소재로.."투자자 주의"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메타버스에 전시관을 개점한 것을 사칭한 코인 발행 사기도 진행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SNS를 통해 삼성전자 메타버스 전시관 오픈 사실을 알리고, 관련 코인을 프리 세일한다는 내용이 담긴 홈페이지 링크가 급속히 유포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메타버스에 전시관을 개점한 것을 사칭한 코인 발행 사기도 진행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SNS를 통해 삼성전자 메타버스 전시관 오픈 사실을 알리고, 관련 코인을 프리 세일한다는 내용이 담긴 홈페이지 링크가 급속히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사진=fnDB
삼성전자가 메타버스에 전시관을 개점한 것을 사칭한 코인 발행 사기도 진행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SNS를 통해 삼성전자 메타버스 전시관 오픈 사실을 알리고, 관련 코인을 프리 세일한다는 내용이 담긴 홈페이지 링크가 급속히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사진=fnDB

특히 삼성전자가 디센트럴랜드에 개장한 메타버스 전시관 사진을 홈페이지 전면에 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관련 코인을 발행해 판매에 나서는 것처럼 위장했다. 프리세일은 가상자산을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인 대상 판매를 시작하기 전에 일부 투자자들을 상대로 코인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인을 발행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이더리움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MANA)에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837X'를 오픈하고 한시적으로 운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실제 매장은 맨해튼 워싱턴스트리트 837번지에 위치해 있는데, 메타버스에 실제 매장과 같은 위치의 가상매장을 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상자산을 사칭한 사기 행위들이 높은 수익률 등을 앞세우는 식으로 현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들어 실제 발생한 사건이나 이벤트 등을 사칭해 착각을 유도하는 사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촉구된다"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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