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유지비용 5000억 육박
KTX 차량의 60%가 20년 이상
정부, 적극적인 재정 지원 필요
KTX 차량의 60%가 20년 이상
정부, 적극적인 재정 지원 필요

5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의 철도차량 운영유지 비용은 3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3428억원 대비 15.9% 증가한 수치로 올해에는 4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운영유지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3년 뒤인 2028년에는 48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차량 운영유지 비용이 증가하는 이유는 노후화 때문이다. 부품의 수명 주기가 짧아지고 유지보수 작업이 반복되면서 인력과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구조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의 경우 도입 15년이 지나면서 반수명 정비가 진행됐고, 이후 부품 교체 주기가 더욱 짧아져 유지보수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후화된 KTX 차량도 고장이 잦고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운행 중인 철도차량 중 20년 이상 된 차량이 63%에 달하며 일부 차량은 30년 이상 운행되고 있다. KTX는 전체 차량의 60%가 20년을 넘어섰다. KTX-1의 경우 전체 고속열차의 54%를 차지하며, 1일 운행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적기 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 열차 운행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크다. 실제로 코레일의 고속철도 운행 장애 중 80%가량이 노후화로 인한 부품 문제다.
철도차량의 노후화는 안전 문제로도 직결된다. 다행히 최근 5년간 철도차량 고장 건수 자체는 감소세지만 KTX 계열의 열차에서는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KTX-산천, KTX-이음 등 노후화된 차량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어 승객 안전을 위한 교체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진다.
KTX 교체에는 4조~5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코레일의 부채가 지난해 상반기 기준 20조9347억원으로 급증해 자체적인 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코레일은 현재도 선로사용료(연간 1조원), 13년간 동결된 철도운임, 공공철도 운영 부담으로 인해 추가적인 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제도상으로 KTX와 일반열차는 새로운 노선 개통 시에만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지하철과 광역철도는 노후 차량 교체 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장기적인 철도 현대화 계획을 통해 지속적인 재정 투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철도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의 철도 현대화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도 이에 맞춰 철도 인프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