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한국형 SMR, 美 진출땐 글로벌 원전시장 '게임체인저' 될 것"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8:43

수정 2025.12.09 18:42

"SMR·핵연료·원전 EPC 축으로
한미원자력 파트너십 구축 필요"
최종현학술원, 협력보고서 발간
최종현학술원이 9일 발간한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 표지.
최종현학술원이 9일 발간한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 표지.
한국형 소형모듈원전(SMR)이 미국시장으로 진입할 수만 있다면 글로벌 원전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를 위해선 한미 간 원자력 분야 협력 분위기를 지렛대 삼아 미국과 원전 생태계 확장을 위한 구조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MR'을 비롯해 '핵연료', 대형원전 분야 '원전 설계·조달·시공(EPC)'이 미국과 협력해야 할 3대 원전 분야로 지목됐다.

9일 최종현학술원이 발간한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인공지능(AI)시대 최대 병목은 반도체가 아닌, 전력 문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AI 전력 수요를 대기 위해 실제, 300GW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을 선언했으며, 이는 (원전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력 인프라가 전면 재편되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한미 원자력 동맹의 심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 주제 회의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손 교수 등 국내 굴지의 원전, 전력 전문가를 비롯해 박노벽 전 주러시아대사,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 등이 논의에 참여했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은 보고서에서 "SMR 확장을 위한 한미 협력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탈탄소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김 단장은 "글로벌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이미 여러 SMR 업체와 협력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SMR 경쟁력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 원전 공급망, 한국수력원자력의 EPC·운영 실적, 그리고 국내 산업계의 실수요가 결합된 매우 유리한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4세대 SMR 상용화 과정에서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망 불확실성은 가장 큰 난제"라며 "프로젝트 추진과 연료 확보가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진전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 내 농축설비 투자 참여, 한미일 간 규제 표준화 및 다자 협력을 통한 안정적 연료 공급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또한 대형원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표준화·반복 시공 체계 확립, 전략적 기술 선택, 전문 인력의 세계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원전, SMR, 핵추진 잠수함, 우라늄 농축·재처리는 개별 기술 이슈가 아니라 한국의 중장기 국가 전략을 결정하는 과제"라며 "한미 공조 확대와 국제 협력 논의가 본격화된 지금, 한국은 동맹과 비확산 체계 내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산업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