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마스가 첨병 한화오션, 美 국방부와 밀착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1 05:59

수정 2026.06.01 05:59

NDTA 수상함대 투사회의 참가
해상수송 재건·무인함 등 전방위 공략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왼쪽 첫번째)가 대릴 커들(Darly Caudle, 왼쪽 두번째) 미국 해군참모총장에게 함정 건조 현장에서 한화오션의 기술력을 소개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왼쪽 첫번째)가 대릴 커들(Darly Caudle, 왼쪽 두번째) 미국 해군참모총장에게 함정 건조 현장에서 한화오션의 기술력을 소개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오션이 단순 함정 건조·정비(MRO)를 넘어 미국의 전략적 해상수송 능력 재건이라는 국가 안보 의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첨병으로서 미국 국방부와의 밀착 행보를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한화오션, 美 전략적 해상수송 능력 재건 선점 의지

1일 업계에 따르면 숀 대노프(Shawn Danoff) 한화오션 아메리카 해양 사업 개발 이사는 최근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한화오션 아메리카를 대표해 지난달 18~21일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에서 열린 NDTA(국가방위수송협회) 수상함대 투사회의(Surface Force Projection Meeting)에 참석했다"며 "해상수송 함대 재건(sealift recapitalization), 군수 준비태세, 산업 역량, 미국 해양 능력의 미래를 둘러싼 중요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노프 이사는 "한화오션 아메리카는 RoRo(차량운반선), 해상 수송선, 이중 용도(dual-use) 해양 플랫폼 등 차세대 상업용·정부용 신조선 기회에 대해 운영자, 정부 이해관계자 및 산업 파트너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 또는 미국 내 건조를 포함한 미래 함대 재건 및 신조선 요구사항에 대한 논의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 해사청(MARAD)과 국방수송사령부(USTRANSCOM) 등의 후원으로 매년 개최되는 NDTA 행사는 미 국방부와 민간 해운업계 간 협력 체계를 논의하는 대표적인 민·관 연계 행사"라며 "안보 목적의 상선 소유 구조 다변화, 전략 수송 역량 확보, 미국 내 선박 건조 확대, 민간 투자 활성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아메리카가 이번 회의에 참석한 것은 한화오션이 MRO·함정 설계·건조뿐 아니라 미 국방부의 전략적 해상수송 능력 재건이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까지 선점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노프 이사는 미 해사청(MARAD)에서 17년 간 근무한 해양 정책 전문가 출신이다. 그가 한화오션 아메리카에 합류한 것 자체가 한화의 미국 정부 네트워크 구축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화의 미국 군함 시장 공략은 전방위적이다. 올해 3월 한화디펜스USA와 한화필리조선소는 함정·특수선 설계사 바드마린(Vard Marine)의 하청업체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NGLS는 소형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상·육상에서 연료·물자 보급 및 재무장을 수행하는 차세대 함정이다. 마스가 추진 이후 한화가 미 해군 함정 사업에 직접 참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3월에는 미국 방산·엔지니어링 기업 레이도스(Leidos) 산하 깁스 앤 콕스(Gibbs & Cox)와 '미국 및 동맹국 해군 함정 건조 역량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미 해군 사양에 최적화된 함정 설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함정 공동 개발, 미국 및 한국 생산기지를 활용한 공급망 구축 등에 나선다.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제공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제공

지난 8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관계자들이 마스가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8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관계자들이 마스가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美 필리조선소, 건조 능력 최대 20척으로 끌어올린다

한화오션은 2024년 12월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를 한화시스템(지분율 60%)과 공동으로(한화오션 지분율 40%) 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마스가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추가 도크 2개·안벽 3개 확보 등 설비 현대화를 통해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건조 능력을 최대 20척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초기 물량도 확보됐다. 한화의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은 필리조선소에 중형 유조선(MR탱커)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이에 앞서 한화필리조선소는 미 해사청(MARAD)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5척의 건조를 맡아 진행 중이다. NSMV는 평시에는 해양대학 훈련선으로,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군수 지원용으로 전환되는 이중 용도 선박이다.

2025년 12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화와 함께 새로운 급의 호위함(프리깃함)을 건조하겠다"고 직접 언급한 점도 한화오션의 위상을 보여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필리조선소를 "위대한 조선소"로 지칭하며 한국과의 조선 협력 의지를 천명했다.

MRO 사업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4년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Wally Schirra)' 호 정비 사업을 수주하며 연간 20조원 규모 미 해군 MRO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유류함 '유콘(Yukon)' 호 등 추가 수주를 이어가며 2026년 현재까지 수주 건수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