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4월 이후 석 달째 순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부터 6월 초까지 미국 주식 순매도 규모는 약 28억6000만달러(한화 약 4조3600억원)에 달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자금 흐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4월부터 이달 9일까지 미국 주식을 총 28억6113만달러 순매도했다.
월별로 보면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지난 1월 50억299만달러(약 7조6200억원), 2월 39억4907만달러(약 6조원) 순매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월 순매수 규모인 16억9151만달러(약 2조5800억원)에는 근접한 수준이다. 집계 기간이 6월 초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간 기준 순매도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RIA 계좌 수는 지난 4월 1일 8만7433좌에서 지난 5일 29만1843좌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잔고는 4556억원에서 2조6216억원으로 증가했다. RIA는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국내 투자로 이연·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로, 시장에서는 관련 세제혜택이 자금 이동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순매도 흐름만으로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이 급격히 축소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월 말 1680억달러에서 5월 말 2042억달러까지 늘어난 뒤 6월 초 기준 1919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순매도에도 여전히 1900억달러 이상의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주식 투자 자체를 줄이기보다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38조4931억원을 순매수했다. 4월에는 12조254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5월 35조2901억원 순매수로 전환했고, 6월에도 15조4577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 주식 매도 자금 일부가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4~5월 미국 증시 급등 이후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서학개미의 차익실현 수요도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리 부담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상승 흐름이 일부 기술주에 집중된 만큼 단기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해외주식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4~5월 미국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익 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최근 변동성까지 확대되자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미국 시장을 떠난다기보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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