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삼멘·하멘이 뭐길래"...주식부터 부동산까지 뒤흔든 '실리콘 칼라'
[파이낸셜뉴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수혜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반도체 열풍'을 경제·사회적 관점에서 집중 조명했다. NYT는 한국 내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주식시장과 부동산, 교육, 직장 문화 등 경제 전반의 생태계를 뒤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AI와 반도체 열풍: 한국 신조어와 밈(Meme) 퀴즈'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6개의 객관식 문항을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상을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현상을 짚은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부동산과 교육 시장에서 나타났다. NYT는 전통적인 거주지 선호 기준이었던 '역세권(지하철역 인근)' 대신, 반도체 대기업 통근버스 정류장 인근을 뜻하는 '셔틀권(셔세권)'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프리미엄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공장이나 연구단지로의 출퇴근 편의성이 주거지 선택과 집값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 된 셈이다.
인재 육성과 직결되는 교육계의 변화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한국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로를 뜻하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앞에 SK하이닉스를 의미하는 '하'를 붙인 '하의치한약수'라는 신조어가 소개됐다. 주요 대학의 반도체 계약학과 위상이 의대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졌으며, 이는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우수 인재들의 이공계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들을 통해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의 높아진 경제적 지위와 주식 시장의 뜨거운 투자 열기를 상세히 짚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실리콘 칼라(Silicon Collar)'의 부상이다. 이는 기존의 화이트칼라나 블루칼라를 넘어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에서 착안한 용어로,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대규모 성과급을 받으며 새로운 고소득 전문직으로 떠오른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을 뜻한다.
이들의 높아진 위상은 일상적인 패션에서도 드러난다.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가 부와 성공의 상징이었다면, 최근에는 'SK하이닉스' 로고가 박힌 회사 조끼나 엔비디아 티셔츠가 오히려 대중의 선망을 받는 새로운 성공의 상징으로 소비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조명됐다.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삼전닉스'라는 신조어는 물론, 두 기업의 주가 상승을 간절히 기원하며 종교적 표현인 '아멘'을 결합한 '삼멘', '하멘' 등의 유행어 역시 한국 사회의 짙은 반도체 열풍을 보여주는 주요 화제로 꼽혔다.
NYT는 "반도체 산업 호황이 가족 식사 자리부터 직장 휴게실, 온라인 게임 채팅방까지 모든 대화의 주제가 되고 있다"며 "AI 시스템 확장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가 수출 효자 품목을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상징하는 권력의 중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