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아시아 예선이 이 정도로 셌나"… 슈팅 30개 견뎌낸 호주, 튀르키예 잡고 '대이변' [2026 월드컵]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슈팅 30개 퍼부은 튀르키예 공세 막아낸 호주의 끈적한 '질식 수비'
'선수비 후역습' 철퇴 2방으로 2-0 완승… 2006년 이후 20년 만의 1차전 승리
亞 예선 뚫고 온 호주의 저력, 한국 등 아시아 국가 돌풍 예고하는 신호탄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아시아 예선이 이 정도로 치열하고 수준이 높았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지켜보는 국내 축구 팬들의 입에서 절로 감탄이 나올 만한 명승부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으로 험난한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뚫고 본선에 합류한 호주(세계랭킹 27위)가 유럽의 맹주 튀르키예(22위)를 완벽한 전술로 무너뜨리며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호주는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튀르키예를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호주는 전날 파라과이를 4-1로 꺾은 미국과 나란히 승점 3을 기록, 골 득실에 밀린 조 2위에 안착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호주로서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무려 20년 만에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전고를 울리는 감격을 누렸다. 반면 24년 만에 꿈의 무대에 복귀하며 조 1위 후보로 꼽히던 튀르키예는 씁쓸한 패배를 안고 조 3위로 처졌다.

경기의 내용은 축구에서 '점유율'이 결코 승리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튀르키예는 경기 내내 무려 30개의 슈팅(유효 슈팅 8개)을 쏟아부으며 이른바 '반코트 게임'을 주도했다. 전반 7분 아르다 귈러의 위협적인 돌파를 시작으로 호주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하지만 호주는 냉정하고 단단했다. 5-4-1 전형을 바탕으로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리고 끈적한 두 줄 수비로 상대의 거센 파도를 온몸으로 튕겨냈다. 전반 중반 '물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호주의 '철퇴'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7분, 튀르키예의 슈팅을 막아낸 수문장 패트릭 비치가 곧바로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폴 오콘엥스틀러의 패스를 받은 네스토리 이란쿤다가 수비수들의 견제를 뚫고 예리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다급해진 튀르키예는 후반 들어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호주 수비진의 육탄 방어와 신들린 선방 쇼가 이어졌다. 조급함이 낳은 틈은 결국 튀르키예의 중원에서 벌어졌다. 후반 30분, 튀르키예 이스마엘 윅세키의 치명적인 실책을 가로챈 코너 메트칼프가 지체 없이 페널티지역으로 전진해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추를 완전히 기울였다.

호주의 이번 승리는 대한민국 축구 팬들에게도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비록 지리적으로는 오세아니아에 속해 있지만, AFC에 편입돼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예선을 거쳐온 팀이기 때문이다.

슈팅 30개를 버텨내는 탄탄한 조직력과 날카로운 전술적 완성도는 아시아 지역 예선의 수준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만큼 높아졌음을 증명한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맹활약한 한국에 이어 호주까지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번 대회 AFC 소속 국가들의 선전이 축구계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기자 정보

#호주 #투르키예 #월드컵 #축구 #예선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