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로컬기업 '왕중왕' 가린다… 154곳 중 9곳 앵커기업 선발
16~17일 비인 공연장서 공개 오디션
154개 신청기업 중 27개사 본선 진출
제주 앵커 15개사·글로컬 앵커 12개사 경쟁
최대 6000만원 사업화 자금 지원
해외 판로·투자 연계 패키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감귤과 우유, 커피, 디저트, 지역 지식재산(IP), 생활문화 상품을 앞세운 로컬기업들이 무대 위에서 성장 가능성을 겨룬다. 제주 자원을 활용한 개별 브랜드를 지역 상권의 거점 기업과 글로벌 진출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공개 선발전이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날 제주콘텐츠진흥원 비인(Be IN;) 공연장에서 '2026 THE 제주크리에이터' 공개 오디션을 개막했다. 오디션은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올해 사업에는 모두 154개 기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1차 서류평가를 통과한 27개 기업이 공개 오디션 무대에 올랐다. 단순 계산으로 본선 경쟁률은 5.7대 1이다. 최종 선발 기업은 9개사다.
THE 제주크리에이터는 제주 로컬창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성장 지원 사업이다. 제주 유·무형 자원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더해 브랜드 가치를 만든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지역 상권의 앵커기업 또는 해외시장 진출 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로컬기업은 단순히 지역에서 영업하는 기업을 뜻하지 않는다. 지역의 농수산물, 자연, 문화, 생활양식, 이야기, 디자인을 상품과 서비스로 바꿔 지역성과 시장성을 함께 만들어내는 기업이다. 제주에서는 감귤, 우유, 커피, 해녀문화, 해양자원, 어린이 콘텐츠, 식품기술 등이 로컬 비즈니스의 소재가 된다.
공개 오디션은 기업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브랜드 경쟁력과 사업모델, 성장 전략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 심사위원과 질의응답을 통해 아이템 경쟁력, 대표자 역량, 사업모델, 지역 가치 창출 가능성,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첫날인 16일에는 지역 상권의 구심점이 될 로컬기업을 선발하는 '제주 앵커' 유형 15개사가 발표에 나섰다. 귤메달, 성산과자점, 어니스트밀크 팩토리, 바솔트, 카카오패밀리 등 제주 자원과 지역 상권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이 참여했다.
17일에는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글로컬 앵커' 유형 12개사가 무대에 오른다. 제주리퍼블릭, 유동커피 팩토리, 솔트바이펩, 마더웍스 등 해외시장 확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들이 경쟁한다.
이번 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로컬브랜드를 '소상공인 지원'에만 묶어두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주도는 유망 로컬기업을 지역 상권을 끌어가는 앵커기업으로 키우고, 일부 기업은 해외시장까지 연결하는 성장 모델을 만들려 한다. 지역성에 머무르지 않고 투자와 수출, 판로를 붙여 기업 성장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선발 과정에는 도민평가단도 참여한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공개 오디션에 앞서 도민평가단 30명을 모집했다. 전문가 평가에 도민 시각을 더해 브랜드 매력도와 시장성, 제주 가치 창출 가능성을 살피는 구조다. 로컬기업이 지역 소비자와 관광객의 선택을 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방식이다.
행사장에는 참가기업 홍보·전시존도 마련됐다. 도민과 참관객은 기업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살펴보고, 심사위원들은 무대 발표뿐 아니라 현장의 브랜드 완성도도 확인할 수 있다. 법률·회계, 수출 분야 경영 컨설팅도 함께 운영돼 기업들이 공개 오디션 이후 필요한 실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조례 제정과 민관 거버넌스 구성을 통해 로컬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공개 오디션과 후속 지원을 통해 유망 로컬기업의 성장 지원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최종 결과는 오는 19일 발표된다. 선발된 9개 기업에는 최대 60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이 지원된다. 홍보, 해외 판로 확보, 후속 민간투자 연계 등 패키지 지원도 제공된다.
로컬기업 육성은 제주 경제의 구조 전환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관광객 유입만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자동으로 커지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지역 자원을 상품화하고, 브랜드로 키우고, 상권과 연결해야 소비가 지역 안에 오래 머문다. 공개 오디션은 이런 기업을 가려내고 집중 육성하기 위한 관문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로컬창업가는 제주 자원의 가치를 브랜드로 전환하는 혁신 주체"라며 "유망 로컬기업을 발굴·육성해 제주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