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턴 강제로 팔아야"…코스피 덮친 국민연금 '1조 폭탄매물'의 서막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배분 재조정)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을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2일 한국거래소 자료 등에 따르면 연기금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강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 이후 나흘 연속으로 1조225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순매도했으며, 일별 매도 규모 역시 초기 70억 원 수준에서 후반부 5890억 원까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주간 누적 순매도액도 6월 첫째 주에서 셋째 주로 넘어오며 6배 이상 급증하는 등 이달에만 2조 원이 넘는 물량을 내던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단순한 단기 차익 실현을 넘어선 구조적인 비중 축소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러한 매도 행렬의 주된 원인으로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기준 적용 시점을 지목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기금운용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운용 허용 범위를 이탈하더라도 기계적인 매도를 유예할 수 있었으나, 이 조치가 이달 말로 끝난다.
다음 달부터는 정상적인 자산 배분 기준이 엄격하게 다시 적용되기 때문에, 유예 종료 직후 발생할 수 있는 매도 충격을 분산하기 위해 미리 물량을 덜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기금위는 대규모 매도로 인한 증시 하방 압력을 줄이기 위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하고 전술적 자산 배분 허용 범위를 넓혀 실질적인 허용 상단을 28.8%까지 대폭 끌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 지수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덩달아 크게 불어났고,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이 실질 허용 상단을 넘어선 30%에 육박한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증시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로 상승할 경우 장기 자산 배분 원칙을 지키기 위한 연기금의 기계적 매도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연기금발 대규모 폭탄 매물이 일시에 쏟아져 증시가 단기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기금위가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일 최대 리밸런싱 한도를 줄이고 매도 물량을 장기간에 걸쳐 나누어 처분할 수 있도록 운용 방식을 유연하게 다듬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용 상단을 초과한 국내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춰야 하는 근본적인 상황은 변함이 없다.
결국 국내 증시의 핵심 수급 주체인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도 행진은 당분간 시장의 상승 탄력을 둔화시키는 주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