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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예트 韓뷰티관 가고 김치 크로켓 먹고… K가 바꾼 소비 [글로벌 시장 기준점 된 K]

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작년 화장품 수출 美 제치고 2위
자국 브랜드 우선 佛 백화점 입성
서부 넘어 유럽으로 영토 확장세
유럽·日 양강구도 흔드는 'K빵'
베이커리 카페로 현지와 차별화
파리바게뜨 매장 5년새 300개↑

라파예트 韓뷰티관 가고 김치 크로켓 먹고… K가 바꾼 소비 [글로벌 시장 기준점 된 K]

우리나라 소비재가 K컬처의 뒤를 이어 세계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를 이끄는 K뷰티를 비롯해 패션, 식품 등 '소비분야 삼대장'이 전 세계에서 무섭게 영토를 넓히고 있다. 과거 이들 분야는 한국이 수입품을 소비하던 대표 품목들이지만 이제는 선진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주요 소비재 수출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반도체와 견주는 수출 효자 'K뷰티'

22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의 소비재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떠오른 K뷰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로 집계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14억달러 규모 화장품을 전 세계로 수출했다. 2024년에 미국에 이어 3위에 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2위로 뛰어올랐다. 기초화장품이 74.7%를 차지해 K뷰티 수출을 견인했고, 색조화장품 비중도 13.2%로 인기를 끌었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이 K뷰티 수출을 주도했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22억달러로 중국을 제치고 화장품 수출국 1위로 올라섰다.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2023년 10억달러를 돌파한 후 2년 만에 급성장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 화장품 수입국 1위에도 오르며 '뷰티 종주국'으로 불리는 프랑스를 처음 제쳤다.

프랑스 수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대프랑스 화장품 수출액은 1억3405만달러로 전년 대비 72% 늘었다. 프랑스 화장품 수출은 2020년 4812만달러에서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 1억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로레알, LVMH, 시슬리 등 글로벌 뷰티 시장을 주도하는 프랑스 기업과의 경쟁을 뚫고 K뷰티의 열풍이 확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이 파리 오스만 본점에 K뷰티관을 운영하는 등 자국 브랜드를 우선하던 프랑스 분위기도 최근 들어 바뀌는 흐름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코스알엑스와 닥터자르트, 바이오던스, 바닐라코, 토리든, 조선미녀 등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 매장에 입점했다. 에스트라, 메디큐브 등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세포라 입점 브랜드도 계속 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등 주요 K뷰티 기업의 매출 비중이 미국 등 서부권에 집중됐고 올해는 유럽으로 매출 성장이 확산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최대 매출 지역인 중국과 북미의 격차를 계속 줄여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의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유럽 등 주요국으로 확산하면서 K뷰티 기업의 수혜가 이어지고 있다.

K뷰티 수출 성과에 무역수지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780억달러)의 13%를 차지하며 대표 흑자 산업으로 부상했다.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K뷰티 수출 성장세를 반영해 최근 주력 수출 품목에 화장품을 포함시켰다. 올 1·4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31억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K패션, K베이커리도 세계 속으로

K패션은 K뷰티에 이어 차세대 수출 소비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K패션 수출액 자체는 증가세가 아직 미미하다. 지난해 섬유패션 수출액은 7098만달러로 2년 연속 증가했지만, 7000만달러 이상 수출한 2020년대 초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주요 수출국 변화는 있다. 코로나 이전 수출국 1~3위는 베트남,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국한됐다. 그러나 지난해 수출 2위에 미국이 오르는 등 선진 시장 수요도 확산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중국 최대 패션기업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상하이를 비롯, 중국 본토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일찌감치 법인을 설립해 마뗑킴 등 K패션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일본에서 모바일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등 국내 굴지의 패션기업도 해외 시장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식품분야에서는 K베이커리가 새로운 수출 신화를 쓰고 있다. 빵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유럽과 장인정신을 앞세운 일본이 주도하던 글로벌 베이커리 시장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움직임이다. K베이커리는 이들의 견고한 아성을 뚫고 독창적인 현지화 전략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빵 판매점에서 벗어나 음료와 휴식을 함께 즐기는 베이커리 카페 포지셔닝으로 해외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파리바게뜨 해외 매장은 지난 2021년 430개에서 지난달 731개로 5년 새 300개 이상 늘었다. 뚜레쥬르는 지난 2021년 337개에서 작년 말 기준 580여개로 급증했다. 뚜레쥬르는 북미에서 공격적인 출점 기조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북미 매장 1000개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이들 K베이커리는 쾌적하고 넓은 공간에서 식사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체류형 모델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빵을 포장해 가는 해외 빵집과 다른 차별점이다.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객단가를 높인 복합 베이커리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파리바게뜨는 프랑스풍 베이커리 이미지를 앞세워 유럽과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군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뚜레쥬르는 빵과 케이크, 샌드위치 등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토털 베이커리' 콘셉트로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기존 메뉴에 김치 크로켓 같은 한국식 재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추가해 고유의 색채를 입혔다.

K푸드를 대표하는 삼양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 면류 시리즈 누적 판매량이 최근 100억개를 돌파, 누적 매출 7조원을 기록했다.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약 20억개로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1초에 63개씩 판매되고 있다. 삼약식품 해외 매출은 불닭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 930억원에서 지난해 1조8838억원으로 20배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26%에서 80%로 수출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1·4분기 K푸드 수출액은 25억6200만달러로 중화권, 북미, 아세안, 유럽 등 지역별로 고른 수출 규모를 기록했다. 가공식품은 라면을 필두로 과자, 음료 등 K간식 인기가 지속됐고 신선식품은 딸기, 포도 등 과일이 실적을 견인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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