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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는 텅텅, 골목은 북적' 이태원이 어쩌다가...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로변 대형매장 장기공실 속
이면도로 임차료 ㎡당 6만6000원
대로변 대형상가 5만9000원 웃돌아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태원역 사이 대로변 곳곳에서는 공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최가영 기자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태원역 사이 대로변 곳곳에서는 공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찾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이태원역 사이 대로변. 한때 이태원 상권의 중심으로 꼽혔던 이 구간 곳곳에는 장기 공실 건물이 눈에 띄었다. 대로변에 자리한 덕흥빌딩 1~2층은 커피스미스 경리단길점이 폐업한 2023년 이후 현재까지 비어 있다. 단기임대 가능 안내문까지 붙어 있지만 임차인을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인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ALDO 이태원점은 2021년 브랜드 철수 이후 공실로 남아 있고, 풋라커가 철거된 자리 역시 1년 4개월째 비어 있다. 길 건너편에서도 건물 전체가 비어 있는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과거 대로변을 채웠던 글로벌 브랜드와 대형 매장이 빠져나간 자리는 좀처럼 새 임차인으로 채워지지 않고 있다.

이태원 이면도로에 위치한 식당 곳곳은 2030 내외국인으로 가득 찼다. 사진=최가영 기자
이태원 이면도로에 위치한 식당 곳곳은 2030 내외국인으로 가득 찼다. 사진=최가영 기자

반면 한 블록 안쪽 이면도로의 분위기는 달랐다. 이태원로 안쪽 골목에 들어서자 음식점, 주점 등에는 초저녁부터 유동인구가 몰렸다. 본격적인 저녁 시간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1층 매장 상당수는 이미 만석이었다. 일부 가족 단위 관광객을 제외하면 내외국인 20~30대가 주를 이뤘다. 대로변이 비어가는 동안 골목 상권은 오히려 젊은층의 발길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날 이태원의 한 타코가게를 찾은 30대 A씨는 "이태원은 다양한 국가의 음식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며 "식사뿐 아니라 가게마다 다른 음악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일부러 골목 안쪽 매장을 찾게 된다"라고 말했다.

상권의 무게중심이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옮겨가면서 임대료 흐름도 뒤바뀌고 있다.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이태원 소규모 상가 임차료는 ㎡당 평균 약 6만6000원으로, 대로변 대형 상가 임차료인 ㎡당 약 5만9000원을 웃돈다. 대로변 대형 상가보다 골목 안 소형 상가 임대료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익률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이태원 내 중대형상가의 운영수익, 임대료 등을 합한 소득수익률은 지난 1·4분기 0.42%, 소규모상가는 0.47%로 오히려 소규모상가가 0.05%p 높다. 이는 서울 중대형상가의 평균 소득수익률이 0.61%로, 소규모상가 소득수익률 0.45% 대비 0.16%p 높았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태원 상권의 소비 특성과 대로변 대형 상가의 성격이 맞지 않았던 것이 공실 장기화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태원은 외국 문화, 이색 음식, 주점, 클럽 등 체험형 소비와 야간 상권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대로변 대형 상가는 대중 브랜드, 쇼핑, 대형 매장 중심으로 구성돼 이태원을 찾는 MZ세대의 소비 목적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태원은 전형적인 외국인 특화 상권이었지만 외국인 수요가 명동, 망리단길, 성수, 홍대, 강남 등으로 분산되며 과거의 경쟁력을 잃은 측면이 있다"며 "이면도로에 위치한 클럽과 주점 등은 초저녁부터 밤 시간대까지 이어지는 상권과 맞물려 있지만, 대로변 상권은 이태원의 소비 시간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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