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만으론 부족"…프랭클린템플턴이 찍은 다음 투자처는?
반도체 다음은 실적보다 PBR…'방산·조선·원전·로봇' 주목 韓 증시 변동성 배경은 개인들 레버리지 ETF·파생상품 거래 ↑
[파이낸셜뉴스]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증시를 향해 "이제는 단순히 지수를 사는(Buy the Index)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고 진단해 이목을 모은다. 최근 인공지능(AI) 랠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시장 전체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인 만큼 향후 투자 초점은 '반도체 공작새'가 아닌 '잠자는 한국 호랑이'를 찾는 액티브 전략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은 6일 발표한 한국 증시 투자 전략 논평에서 현재 코스피 상승은 시장 전반의 강세라기보다 반도체 초대형주가 주도한 제한적 랠리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티 탠 전략가(사진)는 "한국 증시는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가운데 하나지만 이제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투자보다 종목 선별 능력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 시장을 '공작새와 호랑이가 공존하는 시장'이라고 표현했다. 공작새는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받는 반도체 대형주이고, 호랑이는 실적과 자산가치에 비해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저평가 우량기업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동일한 AI 수혜주로 보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워 AI 수혜를 현실화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실행력 회복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변수라는 설명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코스피의 구조적 쏠림 현상도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수 상승이 시장 전체의 체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국내 상장기업의 약 3분의 2는 여전히 장부가치(PBR)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상당수 기업은 자산가치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이러한 저평가 우량기업이 향후 한국 증시의 새로운 알파(초과수익) 원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미국 재산업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가 기대되는 방산, 조선, 원전, 로봇, 전력설비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 외에도 한국 산업 경쟁력을 반영할 수 있는 투자처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 밖에도 프랭클린템플턴은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의 배경으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와 파생상품 거래 증가도 지목했다. 레버리지 자금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자리 잡은 만큼 투자 비중을 분산하고 단계적 매수와 헤지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리스티 탠 전략가는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이제는 공작새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잠자고 있는 호랑이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향후 한국 증시는 인덱스보다 종목 선택이 성과를 좌우하는 시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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