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양도시점 혼란...강남 재건축 매수자 수백명 '반쪽 조합원' 됐다
"대법원 판례 나오기도 전에 매수했는데..."
강남 재건축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날벼락
수억원 추가로 마련하거나 분양권 잃어
관련 민원 1000건 이상 쌓여
[파이낸셜뉴스] #. 지난해 상반기 서울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해 실거주 중인 A씨는 최근 조합과 송파구로부터 '재건축 조합원 지위가 일부만 인정된다'는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A씨는 "당시 구청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고 확인까지 받았는데 하루 아침에 '반쪽 조합원'이 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합원 지위 인정시점 혼선…'반쪽 조합원' 속출
9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방배신동아,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투기과열지구에 속한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원 지위를 100% 양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발단은 지난해 8월 14일 나온 대법원의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공동명의(공유) 주택의 경우 '대표조합원 1명 뿐만 아니라 모든 공유자가 1주택자면서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거주'라는 조합원 지위양도 예외 요건을 충족해야 전체 지분 승계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국토부는 기존 '대표 조합원 1명만 예외 요건을 충족하면 전체 지분에 대한 지위양도가 가능하다'고 했던 유권해석을 뒤집어 지자체에 안내문을 보냈다. 적용시점을 묻는 질의에는 판결이 나온 8월 14일로 안내했다. 결과적으로 8월 14일 이전에는 1명만 10년 보유, 5년 거주를 충족하면 됐지만 이후에는 모든 공유자가 이 조건을 맞춰야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진 셈이다.
문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주택 매수자들에게서 불거졌다. 서울시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투기과열지구에 속한 지자체에 지난해 8월 14일까지 조합설립변경인가(조합원 명부 변경)를 완료한 경우에만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고 지침을 내린 것. 등기까지 마쳐 당연히 조합원 지위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매수인들은 국토부와 서울시에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관련 민원은 1000여건을 넘어섰다.
통상 조합원 지위 취득 시점은 '인가'가 아닌 '매매'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국토부는 판단 기준을 묻는 민원에 '서울시가 자치구에 하달한 지침의 적정 여부는 국토부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시 질의에도 '국토부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적용시점을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대법원 판결이 있은 시점부터 판결의 법리를 존중해 변경된 해석을 적용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원칙적인 답변만 내놨다.
■조합 정관 수정 안되면 현금청산
일부 지위만 인정받는 '반쪽 조합원'은 미승계 지분이 강제로 현금청산 당해 수억 원의 분담금을 고스란히 떠안거나 분양권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일례로 권리가액 20억원의 주택 지분을 60%만 양도 받는다고 가정하면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20억원 일 때 지분 40%에 해당하는 8억원을 분담금으로 더 내야한다. 지분 40%(8억원 가치)에 대해서는 시세보다 낮게 현금청산을 받아 5~6억원만을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2~3억원을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조합이 조합원 동의 50% 이상을 얻어 '반쪽 조합원들의 분양권을 인정해 준다'는 내용을 정관에 실어줄 경우에만 해당된다. 조합 정관이 수정되지 않으면 100% 현금청산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의 기본이주비는 100% 조합원에게만 나가기 때문에 기본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며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으나, 이번 상황에서 '인가'를 기준으로 두는 것은 큰 방향성에도 반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민원이 쏟아지자 서울시는 기존 해석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토부에 법령 개정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발의하면 검토해볼 수 있지만 국토부가 법 개정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이종배 최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