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후폭풍에 엇갈린 건설사…롯데건설 부담 확대·DL이앤씨는 '방어력'[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주요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같은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에 자금이 묶인 롯데건설과 DL이앤씨는 재무 부담 측면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건설은 청산 과정에서 금융비용 부담과 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커진 반면, DL이앤씨는 풍부한 현금과 자본완충력을 바탕으로 재무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일 보고서에서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 관련 익스포저가 높은 주요 건설사는 롯데건설과 DL이앤씨"라며 "(특히) 건설사 가운데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곳은 롯데건설"이라고 진단했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 개발 관련 3개 펀드의 후순위 대출에 대해 원리금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보증 규모는 약 5738억원이다.
홈플러스의 최종 청산은 선순위 대출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청산이 곧바로 EOD 선언이나 롯데건설의 보증채무 현실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OD가 선언되지 않더라도 부담은 남는다. 홈플러스 점포 영업이 중단되면 임대료 수입이 끊기면서 선순위 대출 이자를 충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수 나신평 연구원은 "롯데건설은 EOD 발생을 막기 위해 선순위 대출 이자를 지원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신평은 홈플러스가 최종 청산될 경우 롯데건설의 최대 이자 부담을 연간 약 5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미 지난 5월 김해점, 가좌점, 센텀시티점, 동수원점 등 4개 점포 폐점으로 발생한 선순위 대출 이자 자금대여 규모만 연간 약 235억원이다.
EOD가 실제 선언되면 자금 부담은 더 커진다. 샬롯펀드에 포함된 홈플러스 관련 PF 우발채무 가운데 20%인 약 1111억원은 EOD 선언 이후 30일 이내 상환해야 한다. 나머지 80%인 약 4443억원은 샬롯펀드 만기인 2027년 3월 상환하게 된다. EOD 선언 시 롯데건설의 자금 유출 규모는 최대 5554억원에 달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 8615억원과 5230억원의 여신한도를 보유하고 있다. 샬롯펀드 만기 시 담보로 제공한 약 3191억원의 정기예금도 해지돼 대응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순차입금이 2조20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단기간 5500억원대 자금 유출이 발생하면 추가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DL이앤씨는 상대적으로 재무 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DL이앤씨는 대림과 함께 4개의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를 통해 울산남구, 의정부, 대전문화, 인천인하, 전주완산 등 5개 홈플러스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PFV 차입금은 총 5353억원으로 선순위 대출 3928억원과 후순위 대출 1425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DL이앤씨와 대림은 후순위 대출 1425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5개 점포 가운데 울산남구, 대전문화, 전주완산 등 3곳은 이미 폐점했다. 울산남구 점포는 지난달 30일 1470억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며 매각대금으로 선순위 대출 약 1300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대전문화와 전주완산 점포는 HUG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홈플러스 청산으로 현재 영업 중인 의정부점과 인천인하점까지 영업을 종료할 경우 관련 이자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DL이앤씨는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 2조2000억원과 자본총계 5조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순차입금도 마이너스(-) 1조1662억원으로 사실상 순현금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순위 대출의 EOD나 후순위 대출 대위변제가 현실화되더라도 DL이앤씨의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신평은 향후 선순위 대출 EOD 선언 여부와 리파이낸싱 진행 상황, 이자 부담 확대 및 후순위 대출 대위변제 현실화에 따른 재무 부담 수준을 점검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뒤 회생계획안 제출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매각 등을 추진했지만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성사되지 않았다.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은 감소한 반면 급여와 물품대금 등 공익채권은 늘었다. 운영을 이어가기 위해 약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파이낸싱)이 필요했지만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원은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는 14일 이내 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회생절차가 재개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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