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韓서 3D반도체 생산 원해… 제조역량·인재 모두 갖춘 곳"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3D CEO
초고밀도 수직 집적 기술 개발
보유 특허 555건 중 3D가 404건
對韓 R&D 투자 비용 15억 육박
"우린 기술기업, 고객과 함께 발전"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3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노리식3D 제공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3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노리식3D 제공

"한국에서 혁신적 3차원(3D) 반도체를 생산하고 싶다. 우리의 혁신 역량과 한국의 제조 경쟁력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3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반도체 제조에서 우수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고, 산업 리더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노리식3D는 지난 2009년 설립된 반도체 기술 기업이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및 집적 기술로 지목되고 있는 모노리식3D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전문 기업이다. 오르바흐 CEO 겸 설립자는 40여년간 반도체 산업에서 활동해 온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韓 생태계와 협력 확대 목표

모노리식3D는 기존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반도체를 초고밀도로 수직 집적하는 '모놀리식 3D IC' 기술을 개발해왔다. 모놀리식 3D IC는 칩 간 연결을 고밀도로 유지할 수 있어 성능, 전력, 발열 제어, 폼팩터에서 기존 적층 방식 대비 큰 장점을 가진다. 현재 모노리식3D는 미국 등록 특허 555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4건이 3D 집적 기술 관련 특허다.

회사는 경기 화성에 연구개발(R&D) 허브를 운영하는 등 한국 반도체 생태계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과 차세대 3D 반도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과의 3D 전력전달(파워 딜리버리) 공동 과제까지 포함하면 올해 한국에 투자하는 R&D비는 100만 달러(약 15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메모리와 전력 전달, RF 인터커넥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 한국에서 직접 생산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르바흐 CEO는 "한국은 뛰어난 반도체 인재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동시에 갖춘 나라"라며 "혁신 기술은 미국이, 제조 경쟁력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만큼 양국이 함께 협력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메모리는 더 작고 저렴하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개발 중인 새로운 형태의 3D 반도체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이라고 밝혔다.

■"고객과 기술 함께 발전시킬 것"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를 상대로 특허 침해 조사를 요청하면서 모노리식3D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오르바흐 CEO는 "우리가 보유한 특허는 모두 직접 연구·개발한 기술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아닌 반도체 기술 혁신 기업"이라고 규정했다. NPE는 생산활동 없이 매입한 특허권을 활용해 소송을 제기하는 기업이다. 그는 기술 기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 "소송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궁극적으로는 SK하이닉스 등 고객들과 함께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랜 시간 반도체 업계에 몸 담고 있던 오르바흐 CEO는 AI가 메모리 산업의 성장 사이클 자체를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 메모리 시장은 PC와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포화된 뒤 성장하고 둔화를 반복했지만, AI는 로봇과 자동차, 산업 설비 등 거의 모든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AI가 새로운 수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만큼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이전보다 훨씬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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