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90곳 2차 공습… 트럼프 "전쟁 재개는 아냐"
이란도 미군기지 보복공격
호르무즈 통항 지배권 강조
국제유가·美국채금리 급등
【파이낸셜뉴스 뉴욕 서울=이병철 특파원 박종원기자】미국과 이란이 이틀 연속 꼬리를 무는 보복 공습을 이어가면서 교전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달 합의한 '60일간 휴전'이 좌초 위기에 빠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확전에는 선을 그었다.
반면 이란은 발단이 됐던 호르무즈 통항권에 대해 지배권을 확실히 하며, "미국의 위협이 아니라 '이란식 조치'를 통해서만 호르무즈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확전과 대화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 4월 7일 최초 휴전 이후 호르무즈해협 인근 이란 남부 지역만 타격했던 미국은 공격 범위를 넓혔다. 이란 국영 IRIB방송은 9일 북동부 골레스탄주 아칼라시 외곽 철도 교량이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반다르 아바스, 시라크, 차바하르 등 남부 주요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군기지 타격
이란도 보복 공격을 이어갔다. 이란은 9일(현지시간) 바레인과 카타르, 쿠웨이트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타격했다. 3개국에는 미군의 제5함대 사령부,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가 각각 위치한다. 이란은 7일 미국의 이란 남부 지역 내 표적 80개를 공습과 관련, 8일 이들 3개 국가에 미사일 및 드론을 발사, 미군 표적 85개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8일에도 이란을 겨냥한 2차 공습을 감행해 90개 목표물을 타격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란 해안 일대에서 방공망과 해안 감시 장비, 미사일·무인기(드론) 저장고, 해군 전력, 군수 시설 등 군사 표적 90곳을 공격했다"며 "전날 밤 이란 내 표적 80곳을 겨냥한 공격에 이은 추가 공습"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전은 이란이 6~7일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 3척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이란은 자국과 항로와 절차를 협의하지 않고 운행했던 선박들을 타격했다. 미국은 국제 해상 교통의 자유를 내세워 이란의 통제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7·8일 이틀 동안 이란의 군 시설 등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었다. 호르무즈 지역에 대한 통제권 갈등이 다시 양측의 교전을 재연시켰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앙카라에 머물렀던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이란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에 대해 "내 입장에서는 (효력이)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지도부를 "인간쓰레기"라며 "더는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은 8일 X에 트럼프의 발언과 관련해 "문명화되고 용기 있는 이란 국민에게 막말을 퍼붓는다고 해서 이란인의 위대함이 깎이는 게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천박함에는 천박함으로 대응하지 않고 행동으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국채, 유가 모두 급등세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에 대한 징벌적 대응의 첫 단계"라며 "미군의 침략이 반복될 경우 우리의 파괴적인 대응은 지역 내 다른 미군 기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을 통해 종전 양해각서에서 이란과 합의한 60일 휴전이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중단됐다"고 밝혔다.
한편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7% 넘게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이날 미국 국채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bp(0.06%p) 상승한 연 4.589%를 기록했다. 10년물은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대출, 기업 차입 등 미국 금융시장의 대표 장기금리 지표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7.4% 오른 배럴당 79.68달러까지 치솟았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7.2% 상승한 배럴당 75.48달러를 기록했다.
pjw@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