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론?'...내주 빅테크 실적 발표 랠리에 달렸다
반도체 업황 및 주가 고점론 확대냐, 일단락이냐
다음주 빅테크 실적 발표 및 투자 가이던스가 가늠자
[파이낸셜뉴스] 모건스탠리발(發) 반도체주 고점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다음주부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AI(인공지능)관련 설비투자(자본지출)목표치를 기존보다 높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용 에이전트 인공지능(AI)라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빅테크들의 투자계획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달 말까지 이어질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반도체 업황 및 반도체 주식 정점론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다음주부터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와 관련, 설비투자 가이던스, AI 투자에 대한 수익화 강도, 향후 사업전략을 주목할 포인트로 제시하며, "빅테크들이 AI에 대한 시장 수요를 고려해 설비 투자 가이던스를 기존 보다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는 22일 구글(알파벳)을 시작으로 29일 MS·메타, 30일 아마존 등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하나증권 강재구 연구원은 "기업의 AI 도입이 본격화되면 구글, 아마존과 같은 초대형 플랫폼들은 기업 수요에 대응해 자본지출을 늘릴 여지가 있다"면서 "(AI와 관련)더 큰 판이 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AI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 250억 달러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아마존의 올해 설비투자는 2000억달러(약 3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세계 AI 반도체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가 각각 250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했다.
빅테크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AI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낙관론에 기반한다. 구글 클라우드의 '2026 에이전틱 AI 시대의 인프라 현황'(2026 State of Infrastructure in the Agentic AI Era)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상용화로 추론AI 수요가 학습AI 수요를 이미 넘어섰으며, 응답 기업의 83%가 프로덕션급 에이전틱 AI를 구동하기 위해 기존 인프라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AI 가속기 확보 문제 및 데이터 이전 비용, 엔지니어링 비용 등으로 빅테크들의 AI 및 AI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강 연구원은 "최근 메타의 AI 인프라 사업 진출 추진 소식과 스페이스X의 AI 컴퓨팅 임대 사업은 초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설비투자 사이클이 시장의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올해 2~4월 실적 발표(2027 회계연도 1·4분기)부터 데이터센터 실적과 관련, △빅테크 등 하이퍼스케일러 △AI 클라우드 △ 산업 및 기업고객(엔터프라이즈)등으로 세분하기 시작한 것도 빅테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빅테크들의 AI 투자가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증거나 구체적인 전략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화제가 된 모건스탠리의 메모리 반도체 고점론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률 등 재표의 개선 속도가 정점에 근접하고 있으며, 빅테크 내지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경우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상승세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반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시각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지난 9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2027년 D램, 낸드 생산능력은 전년대비 각각 7%(웨이퍼 기준), 4% 증가에 그칠 것이나 수요 증가율은 17%, 1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내년에 메모리 공급 부족이 더 심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가늠자인 글로벌 AI 투자는 2025년 3900억달러에서 2027년 1조1000억달러로 3배 가량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공급은 최소 내년 4·4분기까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메모리 업황은 사이클상 아직 중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