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초과이익 배분 반대' 김정관 "망하는 길로 가는 것...'반도체 미래'에 투자해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대한상의 제주포럼서
'우리 경제 3대 승부처' ..."반도체 흉년기 대비해야"
"미중 과감한 투자, 韓도 수익 이상으로 투자해야"
성경의 요셉 일화 인용..."풍년기엔 흉년에 대비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제주도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우리 경제의 3대 승부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제주도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우리 경제의 3대 승부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제주=조은효 기자】 "반도체 호황이 곧 사회 전체의 호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호황이 계속되는 비즈니스는 없다는 게 역사의 진리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현재 반도체 호황은 특수한 상황으로, 기업의 초과이익은 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노동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반도체 초과이익의 사회적 배분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우리 경제의 3대 승부처'를 주제로 강연 무대에 올라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전체 매출액을 웃도는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 산업 역시, 미래를 위한 투자에 전심전력으로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심지어 수익 이상으로 재원이 더 투입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4일부터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단 사업 예정지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 공항 부지와 인근 지역을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통합광주 광산구 송정동 군 공항 일원.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지난 14일부터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단 사업 예정지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군 공항 부지와 인근 지역을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통합광주 광산구 송정동 군 공항 일원. 연합뉴스

김 장관은 성경의 '요셉 일화'를 인용, 미래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사람 심리가 풍년에 더 쓰고 싶고, 일도 덜 하고 싶은 것"이라며 "이집트는 요셉의 조언에 따라 7년 풍년 동안 흉년에 대비했기에, 이후 7년의 흉년 기간 다른 나라들이 이집트를 향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한국의 D램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지금의 반도체 공장 건설 속도로 가게 되면 50% 중후반대로 떨어지게 돼 있다"며, 반도체 산업의 흉년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현장 모습. 뉴스1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현장 모습. 뉴스1

김 장관은 "(과거 역대)정부마다 '성장을 하겠다', '잠재력을 올리겠다'고 했는데 속된 말로 '꼬라박고' 있다"며 "우리 내부의 잠재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세계 질서의 판이 흔들리고 있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응하지 않으면 기존에 잘 나가던 산업, 기업은 물론이고 나라의 순위까지 떨어지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경제가 반전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섰다는 판단이다. 김 장관은 "AI, 지방 투자, 생태계 구축을 3대 승부처로 삼아야 할 것이며, 여기서 잘못된 투자나 의사결정을 하면 그 경제, 기업은 망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지역균형발전 전략'에 대해 "멀리, 길게 보고 가기 위해 지방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방 투자 촉진을 위해 환경, 노동 등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정부 내에서 반도체 초과 이익을 둘러싸고 투자와 분배 얘기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질문에 "큰 이슈인 만큼 정부 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전체적인 큰 물줄기를 타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대기업의 초과이익 배분을 둘러싸고 김 장관은 '투자'를 강조하는 반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분배'를 주장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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