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세기의 대국' 이세돌 "AI발 격차 사회 확대될 것"
전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유니스트 특임교수 한경협 제주포럼서 'AI 시대 리더론' 강의 "신념, 철학, 서사있다면 헤쳐나갈 수 있어"
【제주=조은효 기자】 10년 전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으로 인공지능(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던 전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는 16일 "신념, 철학, 서사는 인간만이 갖고 있는 것"이라며 "AI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이 세 가지가 명확하다면, AI 시대뿐 아니라 그 어떤 시대에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특임교수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제29회 경영자 하계제주포럼'에서 'AI 시대, 살아남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리더''라는 주제 강연에서 "인간의 가장 큰 힘이자 무기인 신념과 철학, 서사가 더욱 중요해 지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AI가 인간의 사고력과 노동력을 대체할 정도로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제조업은 물론이고, 예술 영역까지 전방위적으로 파고드는 상황을 역설적으로 대변한 것이다.
이 교수는 "AI로 인해 새로운 '격차 사회'가 전개될 것이며, 격차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결과물에 격차가 발생할 것이란 얘기다. 그는 "처음에는 바둑계에 AI 프로그램이 보급되면 상향 평준화돼 절대 강자가 사라질 줄 알았는데 정반대였다"며 "하위 랭커가 상위 랭커를 이기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상위 기사들이 AI를 더 잘 활용하고, 이해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제는 프로바둑기사들도 AI를 보며 공부하고, 해설자들도 AI에 물어보면서 해설하는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문맹의 시대가 왔다'는 말이 있듯이, AI를 단순히 질문하는 수준으로 쓰는 사람과 에이전트처럼 적극 활용하는 사람의 차이는 글을 읽고 쓰고 이해하는 사람과 문맹자 만큼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의 급속한 발전을 설명하며 "2017년 알파고 마스터가 나왔을 때는 감탄했지만 6개월 뒤 알파고 제로가 등장했을 땐 감탄조차 할 수도 없었다. (AI가 놓는 수에 대해)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에서도 AI를 이해하진 못하면서 AI를 활용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AI가 만들어내는 결과에 인간이 좌지우지될 수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이 교수는 AI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신념과 철학은 지켜가되,
고정관념은 벗어야 AI 시대에 맞는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식을 다양하게 융합하고 조합해야 지금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