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해진 가계, 인당 2억7475만원···국부는 증가세 '멈칫'
2025년 말 1인당 가계순자산 2억7475만원
전년 대비 9.1% 증가..증가폭 3배 이상 확대
토지·주택 등 부동산 가격 증가 주효..수도권 집중
국민순자산도 늘었으나 증가 강도는 줄어들어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국내 증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가계순자산이 2300만원 가까이 늘어났다. 다만 국가 전체의 부를 의미하는 국민순자산은 해외 대비 국내 주가 강세로 대외금융부채가 크게 불어나면서 증가세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됐다.
■1인당 순자산 9.1% 확대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1경4200조원)에서 같은 시점 추계 인구(5168만원)를 나눠 산출한 값이다. 전년(2억5184만원) 대비 9.1%(2291만원) 증가한 수치로, 특히 그 폭이 3.0%에서 3배 이상 확대됐다.
다만 이는 산술적 평균인 만큼 가계 자산이 고르게 늘어났는지를 가늠하긴 힘들다.
부동산 자산의 증가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건설자산과 토지자산 증가율은 각각 2.5%, 5.9%였다.
실제 토지나 주택 등 부동산 시장은 몸집을 대폭 키웠다. 지난해 말 토지시가총액은 1경2660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4.6%(554조원) 늘었다. 증가폭도 1.8%에서 2.5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서울(4507조원), 경기(3492조원)가 각각 1, 2위로 수도권이 전체 63.2%를 차지했다. 인천(580조원), 부산(562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시가총액(7710조원)도 이때 8.0%(571조원) 증가했다. 증가폭도 3.9%에서 2배 이상 커졌다. 서울(2894조원)과 경기(2192조원)를 합치면 전체 66.0%였다. 이어 부산(398조원), 인천(341조원) 등 순이었다.
그 영향으로 부동산 자산 역시 전년 대비 4.1%(709조원) 증가한 1경7836조원이었다.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6%로, 전년 말(76.3%) 대비 0.3%p 상승했다.
최필근 국가데이터처 소득통계과 과장은 "서울, 울산, 경기 등의 주거용 건물 부속 토지 가격 증가세가 높아졌고 용인시, 화성시, 분당구 등의 공원이나 체육 용지에 대한 자산이 늘어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남민호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B/S팀 팀장은 "부동산 가격은 2020년 코로나19 때 큰 상승폭을 보인 후 하락했다가 다시 오르고 있는 중"이라며 "광범위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으나 주택 가격 상승률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그 영향이 크진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축은 국내 주식시장 활황이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금융자산은 3767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21.8%(674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09년(26.5%) 이후 최대폭이다.
지난해 시장 환율(달러당 1422원)로 환산하면 1인당 가계순자산은 19만3000달러다. 전년 기준으로 여타 주요국과 비교하면 미국(51만4000달러), 호주(42만200달러), 캐나다(29만7000달러), 독일(26만7000달러) 등에 뒤처지지만 일본(17만2000달러)은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가계순자산을 가구당으로 계산하면 6억3427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5억8761만원)에 비해 7.9%(4666만원) 늘어났는데, 역시 증가폭은 2.1%에서 4배 가까이 커졌다. 시장 환율로 환산하면 44만6000달러를 가리켰다.
■국부는 증가세 둔화
모든 경제주체가 보유한 자산으로, 통상 국부(國富)로 일컫는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2.2%(531조원) 늘었다. 다만 증가세는 전년(5.0%)의 절반 수준으로 깎였다.
비금융자산(2경3291조원)이 전년 말 대비 3.8%(857조원) 늘며 전년(2.7%)보다 증가 강도를 높였으나, 순금융자산(1271조원)이 되레 20.4%(326조원) 축소되며 전년(53.8%) 대비 큰 폭 감소 전환한 결과다. 후자의 경우 지난 2020년(-11.6%) 이후 5년만의 감소인데 금융부채(13.6%) 증가율이 금융자산(11.4%) 수치를 넘어선 데 따른 것이다.
증감 요인을 기준으로 따지면 국민순자산 증가분(531조원) 중 거래요인(자산순취득)과 거래외요인(자산가격 변동 등)이 각각 319조원, 212조원으로 6대 4 비율을 나타냈다.
전자는 금융자산 순취득 증가폭이 119조원에서 160조원으로 확대된 게 주효했다. 반면 후자의 경우 국내 증시 호조로 비거주자가 가진 국내주식(대외금융부채) 원화표시 증가액이 거주자가 보유한 해외주식(대외금융자산) 증가액을 넘어서면서 전년(833조원)에 한참 미치지 못 했다.
남 팀장은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4.6배, 유로스톡스의 4.1배였다"며 "이 격차로 인해 금융부채 상승폭이 금융자산 증가폭을 크게 웃돈 결과"라고 평가했다.
자산형태별로 보면 생산자산은 1경573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2.9%(303조원), 비생산자산(1경2718조원)으로 4.6%(555조원) 늘었다. 생산자산 중에선 건설자산(2.6%), 설비자산(4.5%), 지식재산생산물(6.4%) 등이 모두 증가했다. 비생산자산 가운덴 토지자산(4.6%)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