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IB

"리츠는 배당상품인데…" 공매도 제외 요구 나선 리츠업계 [fn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거래량 적은 시장에 공매도 집중 "가격발견 아닌 수급 왜곡"
금융위, 거래소에 건의...전면 제외 어렵다면 소형 리츠부터 차등 적용해야

한국리츠협회 제공.
한국리츠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상장리츠 업계가 금융당국에 공매도 제도 손질을 공식 요청했다. 거래 규모가 작은 리츠 시장에 공매도가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배당형 자산의 가격 형성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공매도 찬반 논쟁을 넘어 국내 리츠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리츠협회는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상장리츠를 공매도 가능 종목에서 제외하거나 최소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현재 국내 상장리츠는 23개 종목, 시가총액 약 8조3000억원 규모다. 대부분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배당 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 배당하는 구조여서 성장주보다 안정적인 배당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개인과 연기금 비중이 높다.

협회는 시장 규모에 비해 공매도 부담이 과도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상장리츠의 종목당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5만9000주로 코스피 평균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5월 기준 공매도 비중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리츠가 9개를 차지했고, 지난 4월에는 공매도 과열종목 14개 가운데 절반인 7개가 리츠였다. 일부 종목은 특정 거래일 공매도 비중이 50%를 넘었고, 지난 6월에는 한 달 평균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이 24.5%에 달한 사례도 있었다.

협회는 유동성이 제한적인 시장에서 공매도가 집중될 경우 순자산가치(NAV)와 배당수익률을 기반으로 형성돼야 할 리츠 가격이 수급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퇴직연금과 은퇴자 자금 비중이 높은 만큼 일반 주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자본시장법과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상 금융위원회가 거래소 요청을 받아 공매도 대상 증권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만큼 별도 법 개정 없이도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라고 부연했다.

전면 제외가 어렵다면 시가총액이나 유동주식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인 리츠부터 공매도 제한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기준 강화나 공매도 비중 상한 설정 등을 우선 도입한 뒤 시장 상황을 보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한편 IB업계에서는 이번 건의를 단순한 업계 요구로만 볼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부동산IB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기업 실적보다 배당과 자산가치가 핵심인 상품인데 현재처럼 일반 주식과 동일한 공매도 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규모가 아직 작은 만큼 해외 대형 리츠 시장과 같은 잣대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공매도는 가격 발견 기능도 있는 만큼 전면 제외보다는 유동성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한 차등 규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공매도를 제외할 경우 유동성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금융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약 2064조원), 일본(약 140조원), 싱가포르(약 116조원) 등 대형 리츠 시장은 충분한 거래량과 대차시장 인프라를 기반으로 공매도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국내 리츠 시장은 규모와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동일한 제도를 적용하기보다 시장 성숙도를 반영한 별도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협회의 주장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한국리츠협회 #리츠 #상장리츠 #리츠공매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