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시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논쟁 넘어야"
[파이낸셜뉴스]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립에 있어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의를 넘어 독자적인 정산망과 디지털 신원 인증 체계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해시드의 정책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에이전트 경제 시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전략' 보고서를 지난 10일 발간했다. HOR은 글로벌 결제·스테이블코인 기업들이 단순 발행을 넘어 정산과 유통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트라이프'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결제·정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도 자체 결제용 블록체인 네트워크 '아크'를 구축해 발행을 넘어 정산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 논의는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쟁에 집중돼 있어, 정산·유통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논의로 확장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주도권과 수익은 코인을 찍어내는 발행사가 아니라 결제가 이뤄지는 '통로(정산망)'와 '사용자 접점(유통)'을 확보한 기업에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규제와 금리 변동에 취약한 발행 사업자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유통 파트너에게 떼어줘야 한다. 이에 국내 정책 역시 특정 주체에게 발행 권한을 주는 데 집중하기보다 준비자산 수익의 배분 방식, 유통 사업자의 협상력, 정산망 접근 조건과 의사결정 구조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도록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이전트 경제를 새로운 정산 통화의 각축전으로 꼽았다. 현재 AI 에이전트 결제의 약 98.6%가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되고 있는데, HOR은 이러한 흐름이 고착되기 전에 국내에서도 AI 에이전트 결제를 어떤 인프라와 통화로 정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원화 연동 자산의 발행과 국내 사업자의 실증 실험이 해외 법인과 외국 블록체인,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 해외 인프라에 의존해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제도와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는 '신원 검증'이 지목된다. 사람을 대신해 거래하는 AI가 정당한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확인하고, 거래에 따른 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하는 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해당 부분에서 한국이 강력한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서명 및 금융 실명 확인 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를 블록체인상 신원 증명 기술과 결합하면 AI 에이전트 결제 시장에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HOR은 지난달 28일 '디지털자산과 자본시장의 미래: 미국과 한국의 선택'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당시 HOR은 한국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과 달리 폐쇄적인 규제 설계와 인가 기준의 공백으로 인해 시장 고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임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