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기국회도 불협화음만 요란하다. 얼마 전 대정부질문이 그랬다. 상대 당 의원을 조롱하거나, 국무위원과 저열한 말다툼을 벌인 게 다였다. 탈북민인 태영호 의원이 북한 인권에 대해 질문하자 한 야당 의원은 "북한 쓰레기"라고 야유했다. 이른바 '비토크라시(Vetocracy·상대 정파의 모든 정책을 거부하는 파당정치)'가 극에 이른 꼴이다. 불과 0...
2023-09-12 18:38:37올여름 유례없는 기상이변이 한반도를 덮쳤다. 이달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는 폭염과 태풍 카눈으로 시종 파행했다. 지난달 장맛비로 인한 피해도 극심했다. 기상청이 '극한호우'란 낯선 용어까지 선보였다. 물난리도, 그 피해 규모도 미리 가늠하기조차 어려워졌다는 '불편한 진실'을 실토한 격이다. 극한호우 재난문자 발송기준은 시간당 50㎜에 3시간 누적 강수량 90..
2023-08-21 18:34:08참외는 이맘때가 제철이다. 요즘 성주 참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단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동남아 각국, 대만 등으로까지.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전자파 괴담'으로 판로를 잃었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성주는 국내 생산량의 80% 이상을 점하는 최대 참외 집산지다. 사드를 반대하는 단체의 현장시위로 참외농가도 큰 내상을 입었다. 당시 ..
2023-07-17 18:08:55정치·미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일찍이 명저 '트러스트'에서 갈파했다. "신뢰 기반이 없는 나라는 사회적 비용 증가로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할 것"이라고. 그는 1990년대 중반 한국을 저신뢰 사회에서 약간 발전된 유형으로 규정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한국의 최근 현실을 보자.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차장 등 고위직들..
2023-06-19 18:58:47인천시 미추홀구.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양아들 비류가 정착한 도읍이었다. 이 유서 깊은 삶의 터전이 최근 비극의 현장이 됐다. 이곳의 전세사기 피해로 거리에 나앉을 판인 청년 셋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달 17일 숨진 채 발견된 육상(해머던지기) 선수 출신 박모씨(31·여)도 그중 한 명이었다. 4㎏짜리 해머에 자신의 꿈을 실어 던지던 그였다...
2023-05-15 18:25:20"밥은 먹었나?" 베이비붐 세대라면 어릴 적 흔히 들었던 안부 인사였다.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그 시절 우리네 밥상에서 쌀은 귀하디귀했다. 정부는 보리혼식과 분식장려 캠페인을 벌이고, 초중고에선 도시락 검사 같은 진풍경이 빚어졌다. 그 무렵 산업화 깃발을 든 박정희 정권은 쌀 소비 억제 노력과 함께 증산에도 힘을 쏟았다. 통일벼 도입 등 품종개..
2023-04-17 18:38:27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정치권이 벌집 쑤신 분위기다. 이 대표 방탄에 나선 169석 야당과 소수 여당 간 공방은 그렇다 치자. 국회 본회의장 야권 이탈표가 도화선이 된 것인가. 이 대표 극성 지지층이 비명계 의원들에게 던지는 '문자폭탄'으로 야권 내부도 일촉즉발 상황이다. 한국 정치가 갈등 중재 기능을 상실한 지는 오래다. 각 정파와 지..
2023-03-20 18:10:56쌍방울그룹의 800만달러 대북송금 사건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김성태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위해 북한에 달러를 전달했다'고 진술하면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 대표는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부인했었다. 하지만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에 입각한 다큐멘터리"라고 맞받았다. 이런 진실게임의 결말을 예..
2023-02-20 18:23:13새해 들어 북한이 핵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정초부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초대형 방사포를 쏘아 올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도 건너뛰었다. 그 대신 "남조선은 명백한 적"이라며 "전술핵무기를 다량 생산하고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는 호전적 대남 메시지만 내놨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불량국가로 낙..
2023-01-16 18:16:40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을 접은 지 한 달이 지났다. 용산 시대 소통의 상징이었으나 지난달 18일 중단됐다.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보도를 한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고성의 설전을 끝으로. 이후 이어진 역설적 파장이 퍽 흥미롭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외려 반등하는 추세라서다. 12월 들어 모든 여론조사에 국정 지지율..
2022-12-19 18:16:21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20세기에 21세기를 위험사회로 명명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드는 재난이 잦아질 것이라면서.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라는 명언도 남겼다. 선진국의 자동차 매연이 그렇듯 재난 피해가 지역·계층에 관계없이 평등화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 뒤 그..
2022-11-21 18:03:424일은 '10·4 선언' 15주년이다. 2007년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남북은 2000년 김대중·김정일 회담을 첫머리로 모두 5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매번 화려했던 합의문은 늘 공수표로 끝났다. 북핵 해결도 회담의 단골 메뉴였지만, 단 한 번도 이행되지 않았다.문재인·김정은 간 3차례 회담도 마찬가지였다. ..
2022-10-03 18:45:48누구의 인생에서나 허니문은 달콤하다. 신혼여행지 해변의 물보라처럼 금세 사라지지만. 갓 취임한 대통령에게도 대개 밀월기간은 있다. 미국에서도 짧으면 몇 달, 길면 1년까지 야당과 언론이 백악관을 겨냥한 혹독한 비판은 자제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출범 넉 달이 다 되도록 허니문을 못 누리고 있다.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점검차 농협 하나로마트를 ..
2022-09-05 18:37:38요즘 공영방송들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엄밀히 말해 이들 방송 수장들의 위기다. 얼마 전 KBS, MBC, YTN, 연합뉴스 등의 중도·보수 성향 노조 모임인 '공영언론노동조합협의체'가 사장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이들의 거취를 둘러싼 시비처럼 보이지만, 내용상으론 공영방송들의 '공정성'이 논란의 초점이다. 세계적으로도 공영방송은 늘 공..
2022-08-01 18:34:02원자력발전도, 핵폭탄도 우라늄이 원료다. 같은 물질이 전기를 생산하기도 하고, 대량살상무기로도 사용되는 것이다. 그 점에서 한반도에서 남북의 궤적은 크게 엇갈렸다. 남한은 전자, 즉 평화적 이용에 주력한 반면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매달리면서다. 6·25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1956년. 미국의 전기전문가 워커 시슬러 박사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원전을 ..
2022-07-04 18:13:38우크라이나 평원은 해바라기 산지다. 소피아 로렌이 열연했던 고전 영화 '해바라기'의 로케 현장이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포연이 자욱해진 지금 그 영화 속 참상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우크라이나인뿐 아니라 침략한 러시아군도 최대 1만5000명의 전사자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군 내부에서도 불편한 진실이 노출됐다. 사상자가 눈덩이..
2022-06-20 18:21:316·1 지방선거가 새 여당인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네거티브 공세가 판치던 대선 때에 비해 유권자를 향한 구애 경쟁이 뜨거웠던 선거전이었다. 특히 3·9 대선에서 져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선심성 공약을 주도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딴판이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시민 1인당 1년 내 100만원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심지어..
2022-06-06 18:46:28윤석열 정부 첫 내각이 20일 가까스로 공식 첫걸음을 내디뎠다. 국회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된 지 47일 만에 인준하면서다. 조각 과정에서 허니문 기간도 없이 야당의 거친 공세와 일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으로 혹독한 산고를 치렀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 '작지만 효율적 정부'를 천명했다. 이 모토에 걸맞게 출발선의 대통령실은 슬림한 편이다. 문..
2022-05-23 18:40:21지난주 북한은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 리조트 단지를 철거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해금강호텔도 전면 해체 직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남측의 너절한 시설"이라고 한 지 1년 반 만에 벌어진 일이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 협력의 상징이었다. 직접화법으로 말하면 금강산 관광인프라는 남한 국민들이 돈을 쓰는 ..
2022-04-25 18:43:42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만행에 전 세계가 전율하고 있다. 지척에 있는 유럽국들의 좌절감이 커졌다.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수입금지를 빼곤 대러 경제제재 카드를 총동원했지만 '부차 대학살' 등을 막지 못하면서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지난주 뜻밖에 '고해성사'를 했다. 대러 유화정책의 실패를 시인한 것이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
2022-04-11 18:44:43이맘때 우크라이나의 저 비옥한 흑토지대는 진흙탕이 되곤 한다. 봄이 되면 길바닥까지 늪이 되는 라스푸티차 현상이다. 과거 러시아를 치려던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이른바 '머드(진흙) 장군'에 발목을 잡혔었다. 그랬던 뻘밭이 이제 거꾸로 러시아 기갑부대를 괴롭히는 작은 변수가 됐다. 기동력이 떨어진 탱크와 장갑차 등이 우크라이나군의 휴대용 재블린 미사일의 ..
2022-03-28 18:20:54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신승했다. 그래서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사후 여론조사가 흥미롭다. 윤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39%는 '정권 교체'를 가장 큰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적폐청산의 칼'로 쓰였던 그가 문 정권을 갈아엎는 도구로 점지됐으니 아이러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고 노무현..
2022-03-14 18:30:59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여야가 상대 후보와 가족의 흠결이나 과거사를 캐내는 데 주력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두 후보마저 "겁대가리 없이 건방지게…" "이중인격자" 등을 입에 올리며 서로에게 혐오를 드러냈다. 이렇듯 선거판은 추문과 거친 말싸움으로 어지럽다. 상대 후보 부인까지 겨냥해 '소가죽 굿..
2022-02-28 18:16:27문재인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총체적 난조다. 임기 말에도 탈원전 깃발은 나부끼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 등은 주민 수용성이란 벽에 부딪혀 있다. 지난주 여수 해상풍력단지에 반대하는 어민들이 어선 600여척을 끌고 해상시위를 벌였다. 그러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문 정부와 차별화 목록에 '감원전'을 올렸을 법하다. 장기 비전인 2050 탄소중립도 싹수..
2022-02-14 18:45:19새해 벽두 거리는 을씨년스러웠다. 집 부근 지하철역엔 플래카드가 찬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얼굴의 눈을 '상습허위경력자'라는 검은 글씨로 가리고 "이런 영부인 괜찮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 밑의 '~촛불행동연대'라는 작은 글씨를 보지 않더라도 친여단체가 내건 현수막임을 알 수 있었다. 선거전이 갈수록 거칠어지..
2022-01-03 18:00:00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했다. 스스로 "지금까지와 달리 몽골 기병처럼 필요한 일들을 신속히 해내고 결과물로 답하는 당"이라고 규정하면서다. 이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접고 새로운 입법으로 속도전을 펴고 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국가주도성장론'을 거론했다. 이는 일단 '문재인정부와 부..
2021-12-06 18:00:00요즘 20대와 30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여야 대선 캠프가 'MZ세대' 표심 공략에 열을 올리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청년 기본대출을 약속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을 현행 40세보다 낮추겠단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임을 실감케 한다. 2030 세대는 4년 전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50% 언저리의 표를 ..
2021-11-22 18:00:001989년 11월 9일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이듬해 10월 독일은 통일됐다. 흔히 이를 잘살던 서독이 못사는 동독을 아우른 '흡수통일'로 부른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일 뿐이다. 통독의 마침표는 동독인들이 찍었다. 1990년 3월 동독 주민들이 첫 자유선거로 구성한 새 동독의회가 서독 중심 독일연방 가입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일처럼 ..
2021-11-08 18:00:00추석 연휴 중 TV 화면에 비친 미국 뉴욕의 유엔 총회장은 썰렁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다수 정상들은 화상으로 연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직접 참석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별 반향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만나지 못한 채 귀국했다. 반면 북한은 널뛰듯 반응했다. 남·북&midd..
2021-09-27 18:09:49항일 시인 이육사는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로 시작하는 명시 '청포도'를 썼다. '샤인머스켓'은 이와 달리 껍질째 먹는, 씨 없는 청포도다. 추석을 앞두고 며칠 전 들른 청과물 시장에서 이 명품 포도의 인기는 대단했다. 처음엔 서구 개량종이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일본에서 개발한 품종이어서 놀랐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국산 샤인머스..
2021-09-13 19:01:14탈레반이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을 접수했다. 이 무장단체가 20년 만에 귀환한 수도 카불은 곧 여성을 비롯한 수많은 아프간인들에겐 생지옥이 됐다. 탈출을 기도하던 엄마들이 카불 공항 철조망 너머로 아기들을 공처럼 던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자신은 죽더라도 피붙이는 미군 병사들의 손에 맡기려는, 처절한 시도였다. 아프간 정부가 허망하게 무너진 배경을 놓고 ..
2021-08-30 18:07:50올여름 전력 성수기를 온 국민이 힘겹게 넘기고 있다. 폭염 속에 예비전력은 줄곧 간당간당했다. 안정적 전력공급 기준인 예비전력 10GW를 밑도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정부도 일찌감치 공공기관에 에어컨 사용 자제령을 내렸다. 산업체에 전력 피크타임에 전기 사용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런 고육책도 블랙아웃(대정전)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
2021-08-16 18:20:01신문은 구독률이, 방송은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매체산업'은 오래전부터 사양길이다. 콘텐츠가 스마트폰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유통되면서다. 이를 만회하려고 선정적인 기사로 클릭 수 경쟁을 벌이느라 '저널리즘'으로서 신뢰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언론의 현주소다. 이는 어찌 보면 올드미디어들의 내재적 숙명이다. 일찍이 사우디아라비아 야마니 ..
2021-08-02 18:25:48휴전선이 가까운 강원 화천의 산야는 매해 이맘때처럼 녹음이 짙었다. 코로나19 사태 탓인지 군용 지프들이 드문드문 오갈 뿐 거리는 더없이 한산했다. 얼마 전 전방 부대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아들을 배웅하러 갔을 때의 풍경이다. 1980년대 초 필자의 군 복무 시절 접경지역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40년 전 땀에 젖은 군복 속으로 모기떼가 달라붙던 기억이 났..
2021-07-19 18:50:41수도권 서부 지역 민심이 몇 달째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교통난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 탓이다. 지난 4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이른바 '김부선'(김포~부천)으로 제시한 정부안이 불씨가 됐다. 수도권 다른 지역과 출퇴근 편의성 등이 비교되면서다. 성난 민심에 놀란 정부는 지난달 29일 '김부선'을 GTX-B 노선을 공유해 서울 용산까지 잇는 대안을 내놓았다. 그러..
2021-07-05 18:04:24#1. 국민의힘에서 36세 이준석 대표가 뽑혔다. 얼마 전 대표 경선에서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나경원 후보를 꺾었다. 어찌 보면 여권이 더 놀랄 대사변이었다. 당·정·청 곳곳에 86세대가 실세로 잔뜩 포진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한 나비효과는 연공서열이 체질화된 보수 야당에서 가시화됐다. 청년층의 국민의힘 입당 러시가 그 일환이다. 여..
2021-06-21 18:01:38언제부터인가 TV를 켜면 예능 프로그램이 차고 넘친다. 케이블과 종편·지상파 방송을 망라해서 그렇다. 예전에 시청자들을 모았던 드라마조차 뒷전으로 밀려난 인상이 들 정도다. 시사·교양 프램그램에서조차 탤런트나 가수·개그맨 등 연예인은 물론 법조인과 과학자·교수 등 지식인들까지 경쟁적으로 '예능감'을 뿜어내는 판이다. '뉴스 ..
2021-06-07 18:00:00독일 수도 베를린의 월세상한제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베를린시는 지난해 2월 월세를 ㎡당 9유로(약 1만2000원) 수준으로 동결하는 정책을 입법했었다. 그러나 연방헌법재판소가 지난달 15일 무효 판결하면서 14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독일 16개 주정부 중 베를린시가 유일하게 도입한 이 월세상한제는 문재인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하지만 참담한 실패로 ..
2021-05-24 18:00:00미·중 사이에서 문재인정부의 줄타기 외교가 진실의 순간을 맞았다. 미국 조 바이든 신행정부가 대중 견제용 안보협의체인 쿼드와 반도체 공급망에 동참하라고 손짓하면서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참여를 꺼린 정부였다. '전략적 모호성'으로 포장한 원미근중(遠美近中) 노선이 마침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런 가운데 지..
2021-05-10 18:00:00승승장구하던 여권이 4·7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모든 실패엔 백가지 원인이 있다고 한다. 며칠 전 박성민 정치컨설팅 그룹 '민' 대표는 그중 하나로 "문재인 정권 4년 차인데도 내세울 만한 레거시(업적)가 없었다"고 짚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 무능을 인증받았다면 여권으로선 가장 뼈아픈 지적일 듯싶다. 다수 국민들은 지난 4년 기대와 함께..
2021-04-26 18:12:41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가 압승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전국 선거 4연승에다 180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한 여권이었다. 내년 대선의 교두보인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거여(巨與)로 경사됐던 정치 지형이 어느 정도 평평해진 가운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할 참이다. 신발 끈을 조이는 후보군에서 윤석열 전 ..
2021-04-12 18:00:00세계 증시에서 '그린 버블(녹색거품)'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인식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이상한파로 풍력발전이 마비된 게 결정타였을까. 얼마 전 파이낸셜타임스(FT)에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자산은 '미친 듯이' 과대평가됐다"는 전문가의 전언이 실렸다. 정전사태를 빚은 텍..
2021-03-29 18:30:18미국 신행정부의 중국 견제전략이 베일을 벗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 등 공유가치를 토대로 한 동맹의 재결속이란 밑그림을 드러내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전제정치와 민주주의의 변곡점에 있다"며 우방들의 대중 포위망 동참을 요구했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확대와 중국을 뺀 ..
2021-03-15 18:13:53임기 말 문재인정부의 국정 마이웨이 기조가 뚜렷하다. 온갖 불협화음에도 답이 정해진 길인 양 내닫고 있다. 최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파동이 이를 보여주는 단면도다. 여권이 검찰개혁(이라고 쓰지만, 야권은 검찰장악이라고 읽는다)을 내부 이견조차 배제한 채 '무소의 뿔'처럼 밀어붙일 징후라는 점에서다. 문제는 국정 전 분야에서 일로매진한 결과가 신..
2021-03-01 18:00:00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삐걱거리고 있다. 파열음이 곳곳에서 요란하다.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수사선상에 오른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료 폐기 소동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북한 원전지원 논란으로 불길이 옮겨붙어 야권과 청와대가 "이적 행위"니 "북풍 공작"이니 하며 험한 말을 주고받았다. 어찌 보면 임기 말 딜레마에 빠진 느낌이다. 탈..
2021-02-15 18:00:00새해 들어 남북관계는 꽉 막혀 있다. 코로나19 탓은 아니다. 북한은 통일부의 남북 간 방역 대화,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의 비대면 대화 제안에도 묵묵부답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아예 대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을 정밀추적했다'는 남측을 향해 "특등 머저리들"이라고 비난하면서다. 북측의 막말이 새삼스럽..
2021-02-01 18:00:00임기 말 증후군은 단임제 대통령제의 숙명인가. 문재인정부의 국정지지율이 추세적 하락세다. 여론조사에서 30%대 중·후반에서 오르락내리락 중이다. 국정도 뒤뚱거리는 오리걸음이다. 전직 두 대통령 사면문제가 한 단면도다. 여당 대표가 이를 건의한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이 18일 신년회견에서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20년 집권을 ..
2021-01-18 18:00:00새해에도 세계는 아직 코로나19 영향권이다. 그러나 문명사에는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도전이 있으면 응전이 있는 법. 지난해 지구촌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각종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미국 실리콘밸리 엑소더스도 그 하나다. 터줏대감 격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12월 초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 등 ..
2021-01-04 18:00:00어느덧 문재인정부의 임기 4년차가 저물고 있다. 등산으로 말하면 하산길이다. 전문 등반가들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다는 걸 안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권력이양을 앞둔 임기 말엔 대개 바람 잘 날 없었다. 현 정권의 하산길도 스산하다. 소득주도성장론과 일자리 위주 J노믹스 등 임기 초 수사는 진즉 빛이 바랬다. 성장률, 청년실업 등 지표들은 바닥을..
2020-12-21 18:00:00올해 전 세계인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체감했다. 우리나라는 역대급 물난리를 치렀지만, 미국 서부 지역은 최악의 화재를 겪었다. 심지어 동토 지대인 러시아의 동시베리아조차 올여름 이상고온으로 불탔다. 지난 100년 동안 인류가 화석 연료를 태워 온실가스를 늘려 지구 평균온도를 약 0.8도 상승시킨 대가라고 한다. 최근 '탄소중립'이 지구촌의 화두로 떠올랐다. ..
2020-12-07 18:00:00지난 주말 '코로나 블루'에서 벗어나 끝물 단풍을 보려고 교외로 향했다. 서울 시내 도로의 제한속도가 대부분 시속 60㎞에서 50㎞로 바뀌었음을 새삼 확인했다. 동승한 친구는 "세금을 더 거두려는 방편"이라 했지만, 내심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부가 오해의 빌미를 준 측면이 없진 않다. 경찰청이 '교통 딱지' 발송 우편료 등과 같은 예산을 3..
2020-11-23 18:00:00아마겟돈 같았던 미 대선의 승자는 결국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로 굳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어디쯤 서야 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대중 압박을 지켜봤던 우리에겐 이제 후자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미·중 패권다툼 와중에 한국 외교는 길을 잃은 느낌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전에서 드러난 단면도..
2020-11-09 18:44:53한반도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결실의 계절이건만 남북관계는 빈손이다. 북한의 비핵화도, 남북 간 평화 정착도 진도가 나가지 못한 결과다. 지난 10일 김일성광장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무대였다. 핵탄두 2, 3개를 탑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선보였으니….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려운 인민..
2020-10-26 18:00:00최고 54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리던 지난 8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대정전 일보 직전까지 갔다. 태양광발전소들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서다. 지역별 순환정전으로 블랙아웃 사태는 가까스로 면했다. 하지만 하수처리장 작동 중지로 오물이 상수도로 넘치는 등 수백만명의 주민이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태양광엔 풍부한 일조량과 낮은 습도가 필요조건이다...
2020-10-12 18:02:00며칠 전 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사살 당한 참극이 빚어졌다. 이로 인한 충격파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된 40대 일등항해사 이모씨가 총을 맞고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소식은 온 국민의 가슴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비무장 민간인 사살은 국제법상 전시에도 범죄다. 어느 시인이 그랬던가. "한 생명이 오는 건 온 우주가 다가오..
2020-09-28 18:05:00북한 정권의 자폐증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북핵 제재가 장기화하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최근 큰 수해까지 입었다. 이런 삼중고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며칠 전 "어떤 외부지원도 받지 말라"고 했다. 대남 '거리두기'도 계속할 낌새다.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접촉 자체를 기피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09-14 18:14:564·15총선 압승을 동력으로 정부·여당이 독주 모드다. 임대차3법 등을 일방 처리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주춤하는가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지지율 반등 조짐이 보이자 기세를 되살리고 있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규제3법 의결이 신호탄인 듯하다. 그러나 세..
2020-08-31 18:08:48역대급 물난리에 온 국민이 화들짝 놀랐다. 딴 나라 일처럼 보였던 기후변화의 심각성도 실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기후이변 극복을 다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 뉴딜'은 꼭 가야 할 길이란 생각도 든다. 그린 뉴딜은 그린(green)과 뉴딜(New Deal)의 합성어다. 에너지 전환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투자를 통해 경제도 살리겠다는 취지다..
2020-08-17 17:10:43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에 빗대 파문을 일으켰다. 한강변에 늘어선 아파트 단지를 가리키면서다. 프랑스 파리에 비해 품위가 떨어진다는 뉘앙스였다. 그러나 몽마르트르 언덕과 남산 오솔길을 모두 걸어본 이라면 누가 이런 평가에 동의하겠나. 서울로 인구집중의 심각성은 인정하더라도…. 여권이 불쑥 수도이전론을 끄집어냈다. 김태년 원..
2020-08-03 17:45:04'22타수 무안타' 프로야구 기록이 아니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가 22번째 부동산대책을 내놓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댓글이다. 발표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증여세 중과 등 23번째 대책이 거론되니 나온 조롱 섞인 반응이었다. 시장의 현실에 눈감고 규제일변도 대책을 쏟아낸 대가다. 어떤 구질인지도 모르고 마구 배트를 휘둘렀다는 얘기다. 주택담보..
2020-07-20 17:56:483년간 공들인 탑이 무너졌다고 해야겠다. 지난 6월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순간이 그랬다. 수백억 예산을 들인 건물이 통째로 날아가면서 '판문점 선언' 등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산산조각 나고 만 것이다. 이후 북한 정권은 갈지자 행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협상 중재 의지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찬물을 끼얹고 ..
2020-07-06 17:30:52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가 다각도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이후 불똥이 여러 갈래로 튀면서다. 전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후원금 유용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마포쉼터 소장이 비극적 선택을 했다. 기부금이 줄어 다른 애꿎은 시민단체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21대 국회 개원이 요란한 정치적..
2020-06-22 17:14:40얼마 전 여야가 모처럼 협치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간 청와대 오찬이 무대였다. 종교가 다른 3인이 관저 뒷산 석조여래좌상을 찾아 함께 합장했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국민통합을 약속하면서 취임했다.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진심으로 국민으로 섬기..
2020-06-08 18:31:19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후원금 유용 의혹 탓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는 폭로가 도화선이 됐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25일 정의연을 겨냥한 이..
2020-05-25 17:16:41코로나19 사태는 역사상 한 번도 겪지 못한 위기다. 그래서인지 경제 충격파를 넘어서는 길도 아득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 경제사에 정통한 이헌창 교수(고려대)의 신간 '김육 평전'을 읽고 무릎을 쳤다. 조선 중기 대동법과 동전 통용정책 등 조세·화폐 개혁을 추진한 경세가의 족적이 코로나발 경제난 극복에도 큰 시사점을 던져줬다. 시대는 영웅을 부르기 마..
2020-05-11 18:55:38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후폭풍권이다. 길을 잃은 인상마저 든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를 놓고 진통을 겪는 데서 읽히는 기류다. 하긴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그도 황교안 전 대표와 선거 참패의 책임을 나눠져야 할 옹색한 처지이기도 하다.보수 야권의 지리멸렬상은 국민 입장에서도 달가운 일일 순 없다. 새도 좌우 양 날개로 날아야 균형을 잡을 수 있..
2020-04-27 18:04:36코로나19 사태 탓일까. 4·15 총선 표밭도 썰렁해 보였다. 그런데 며칠 전 퇴근길 풍경은 달랐다. 필자가 사는 동네 어귀 어느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든 피켓을 보고 놀랐다. 앞면엔 여당 후보의 사진이, 뒷면에는 '종부세 철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정부·여당의 기존 입장과 180도 달라진 공약을 보고 선거의 위력을 실감했다. 현 정부 들어 19번의..
2020-04-13 17:09:14지구촌에 코로나19 안전지대는 없다. 이탈리아의 참상을 보라. 우한을 진앙지로 둔 중국보다 더 강력한 지진이 일어난 격이다. 얼마 전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의 한 지역신문은 사망자가 급증하자 무려 10개 면을 부고란으로 채웠다.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을 추월한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지난 28일 기준 1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
2020-03-30 16:53:01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을 가릴 리는 없다. 다만 감염 후 사망하는 비율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세계적으로 공통적 경향성은 있다. 나이가 많고 '기저질환'을 가진 확진자의 치명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한국이든, 중국·이탈리아든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이 무산됐다. UAE 측에 양해를 구해 이번 주 ..
2020-03-16 16:59:33중국발 '코로나19 지진'이 세계적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진앙지 후베이성 우한과 가까운 탓일까. 동북아에서 중국과 관광·통상 교류가 많은 한국과 일본이 확진자 배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유럽의 이탈리아와 중동의 이란도 확산세가 두드러진다. 정작 중국과 국경을 맞댄 몽골이나 미얀마에는 확진자가 거의 없다. 몽골은 코로나 사태 초반부터 중국 경..
2020-03-02 17:30:42신년 초 남북 이중주 속 불협화음이 예사롭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정세와 향후 전망을 정반대로 변주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를 통해 곧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핵·미사일 도발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대북 경제지원 방안을 제시하며 김 ..
2020-01-15 16:49:24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암울한 처지이더라도 희망의 끈을 꼭 붙들고 싶을 때다. 그러나 지난해 나라 경제의 어려움과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지켜보았던 잔상 탓일까. 찬바람 이는 거리에 선 청춘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가장 활력이 넘쳐야 할 청년들의 어깨가 왜 축 처져 보이는 걸까. 피상적 선입견만은 아니다. 연말 한 언론사(뉴스원)의 여론조사 ..
2020-01-01 16:49:59이달 초 중국과 러시아 간 '에너지 동맹'의 서막이 열렸다. 양국을 잇는 대규모 천연가스 파이프 '시베리아의 힘'이 개통되면서다. 시베리아 지역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장장 3000여㎞의 가스관을 타고 중국 동북지역으로 흘러들어가게 된 것이다. 미국이 아연 긴장하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새 전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
2019-12-18 17:04:45지난달 28일 북한이 동해로 두 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우리 군은 미상의 발사체라고 했다. 올해 북이 13차례 비슷한 도발을 할 때마다 되풀이했던 말이었다. 발사체의 '족보'를 제때 파악 못해 '미상' 혹은 '불상'이란 용어가 단골 레퍼토리가 된 꼴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를 즉각 '탄도미사일'로 특정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이 아베 총리가 방사포탄과 탄..
2019-12-04 17:13:54요즘 모병제 전환 논란이 뜨겁다. '인구절벽'이 일차적 도화선이었다. 현행 60만명 수준 상비군 유지가 어려워지면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얼마 전 "상비병력을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로 기름을 부었다. 어느 나라에서든 병력수급제도에 대한 ..
2019-11-20 17:31:56지난달 한 대학의 남북관계 발전 학술세미나에 참석했을 때다. 주제발표와 패널 토론 후 방청석에서 뜻밖의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왔다. 경제학박사인 전문가가 문재인정부의 '평화경제론'을 "향후 100년을 바라보는 그랜드 디자인"이라고 하자, 한 '강호의 고수'가 "그럼 100년 동안 통일은 안 된다는 말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마침 그날 북한 김정은 국..
2019-11-06 17:28:35남북 간 지난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관중도, 중계방송도 없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영국 BBC 방송)가 치러지면서다. 축구팬들로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건이었다. 온갖 정보가 빛의 속도로 전달되는 이 시대에!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 풍경은 으스스했던 모양이다. 오죽하면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가 &..
2019-10-23 16:28:43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각종 의혹을 둘러싼 갈등이 거리로 분출하고 있다.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그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또 열렸다. 앞서 지난달 28일과 이달 5일 서초동 검찰청사 인근에서 검찰개혁 등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벌어졌다. 대의정치는 시들고 '광장정치'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 국회 울타리 너머 아스팔트 대치는 갈수록 거칠어..
2019-10-09 17:33:42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둔 문재인정부에 적신호가 켜졌다. 위기의 징후는 최근 문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다. 임기 초반 역대 대통령에 비해 높았던 지지율이 시나브로 기울고 있다. 추석 직후 실시한 여러 조사에선 국정지지율이 대체로 40%대 초반까지 가라앉았다. 17~19일자 한국갤럽 조사는 다른 조사주체와의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
2019-09-25 17:11:32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주 5~6일 서울안보대화(SDI)에 불참했다. 3~4일 몰디브에서 열린 인도양 콘퍼런스(IOC)에 참석하면서다. 애초 우리 국방부가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 출신인 그의 SDI 참석을 바랐지만, 이를 뿌리치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해석이 그 하나다. 외교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
2019-09-11 15:46:54지난 주말 홍콩 시민 17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10분 거리인 선전에서는 중국 무장경찰이 대규모 시위진압훈련을 하고 있었다.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는 법(일명 송환법) 개정에 반대하며 시작한 시위가 11주째 이어진 것이다. 홍콩은 면적은 서울의 약 1.82배(1104㎢)로 총인구는 740만명이다. 이 중 30%를 넘나드는 시민이 시위대열에 꾸준히 가세하..
2019-08-28 17:28:09지난주 한·일 무역갈등의 한복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새 화두를 던졌다. "남북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단숨에' 일본 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요지였다.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관련 기사에 "뜬금없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었다.네티즌의 냉소적 반응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이래 새벽마다 '웨..
2019-08-14 17:11:20지난주 동해에서 중국 전투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고, 러시아기는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연합초계훈련에 나선 중·러와 우리 전투기 30여기가 독도 영공 안팎에서 뒤엉켰다. 그 와중에 일본이 자국 영토를 침범했다며 한·러에 동시 항의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한반도에서 열강이 각축하던 구한말의 데자뷔를 느끼게 된다. 1905년 9월 러일..
2019-07-31 17:53:16한반도가 열강의 각축장임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위기가 쓰나미처럼 사방에서 몰려오면서다. 얼마 전 미국이 중국 5G 통신기업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라고 '사드 악몽'에서 미처 깨어나지 못한 문재인정부의 팔을 끌어당겼다. 한·일 관계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금 판결이 방아쇠를 당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졸혼' 직전이다. 북핵 해법이 기대치만 부풀린 채..
2019-07-17 17:46:39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지난 2000년 '수소경제'란 책을 펴냈다. 당시 그는 2020년이면 석유 생산이 줄면서 그 대안이 수소가 될 것으로 봤다. 셰일혁명으로 그의 예언은 많이 빗나갔지만 미래 에너지원으로 수소의 가능성은 여전하다. 리프킨이 선창한 수소경제가 올해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큰 화두로 떠올랐다. 문재인정부가 수소차를 신성장동력으로 지목..
2019-07-03 17:46:13'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동요가 있다. 그 애틋한 가사와 선율에 공명했던 정서는 시나브로 메말라가는 건가. 국민 10명 중 8명꼴로 통일보다는 경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며칠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설문조사의 골자다. '통일과 경제 중 하나를 골라 해결해야 한다면 경제 문제를 택하겠다'는데 전체 응답자(3873명)의 77.1%가 응답한 ..
2019-06-19 17:30:33지난달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롯데케미칼이 셰일가스 집산지인 루이지애나주에 에틸렌 공장을 세우자 각별히 예우한 것이다. 유통이 주력인 롯데그룹이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순간이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출구전략이기도 했지만. 이는 이른바 셰일혁명의 '나비효과'다. 평생을 진흙 퇴적..
2019-06-05 17:17:03이른바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안건들의 전도가 오리무중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개편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공수처법 등 안건들 전부에 대해 상정 주체 내부 이견이 불거지면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30일 심야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군소 야 3당을 끌어들여 국회 상정을 강행했었다. 무엇보다 정부 내 검경수사권 갈등은 비..
2019-05-22 17:18:184대강 보 철거 여부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경부와 유역 농민,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 소속 관변학자들과 그 대척점의 학자들이 평행선 대치 중이다. 보 철거의 굉음보다 먼저 국론이 갈라지는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6월 이후 물관리위원회가 결정하면 철거는 본격화된다. 이를 저지하려고 각계 인사 1200여명이 '4대강 보 해체저지 범..
2019-05-08 17:29:22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측의 험구가 점입가경이다. 며칠 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멍청하다"고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인신공격했다. 앞서 권정근 미국담당국장도 "저질적 인간됨을 드러냈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난했었다. 하긴 이는 약과다.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지랖 넓은 중재..
2019-04-24 17:12:16정부의 경제·안보 정책이 동시에 중대 기로에 섰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론(소주성)은 역효과만 부르고 있다.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론'도 북핵이란 걸림돌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악재가 겹친 꼴이다. 하긴 '소주성'에 대해 다수 전문가들은 애초에 회의적이었다. '마차가 말을 끄는 격'이라면서다. 실제로 최저임금..
2019-04-10 17:31:48한·일 관계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위안부치유재단 해산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다. 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 등 일본 기업 자산압류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연일 보복조치를 거론하고 있다. 우리 국민 정서로는 일본의 이런 반응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의 발언이 그..
2019-03-27 17:05:25지난달 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는 장면을 TV로 봤을 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예언'이 들어맞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다. 회담 직전 미국을 방문한 우리 국회 대표단을 맞아 문희상 의장 등 여권 인사들의 희망적 관측에 찬물을 끼얹은 그였다. 즉 "김정은의 진정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을 무장해제하는 것"이라면서. 하노..
2019-03-13 17:30:1427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특별한 곳일 법하다. 세계 최강인 미국과 싸워 적화통일을 일군, 같은 공산권 국가의 수도라서다. 역대 한국 대통령들이 베를린을 각별하게 여긴 사실과 대비된다. 사회주의 체제 동독 주민들이 투표로 서독이 주도한 독일연방 가입을 선택한 이래로 말이다.더욱이 하노이는 조부인 ..
2019-02-27 16:49:37베네수엘라의 정정이 혼미하다. 최악의 경제난이 정치파탄으로 이어졌다.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가 그 징표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노동자들까지 가세한 퇴진운동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중남미 14개국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정부 수반으로 이미 인정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마두로의 마지막 동아줄이다. 마두로 정권의 곤경은 예고된 결말이..
2019-02-13 17:20:47"장관들이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노력을 조금 더 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22일 청와대에서 연 국무회의에서 내린 당부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행안부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보고받은 뒤였다. 장관들에게 이례적 서울행 자제령을 내린 배경은 뻔하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의 비효율성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세종시 출범 초기 지방분권 ..
2019-01-30 16:47:05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3박4일간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관행처럼 시진핑 국가주석과 '작전타임'을 가졌던 터였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작전지시'는 불길했다.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위해 북한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높이 평가한 대목이 그랬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반도..
2019-01-16 17:39:09새해 벽두다. 현실은 고달프더라도 희망의 샘물을 길어 올리고픈 때다. 지난 한 해 심각한 청년취업난 등 우울한 소식이 잔상으로 남은 탓일까. 주변에서 만나는 청년들의 어깨는 왠지 처져 보이고, 표정도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지난 연말부터 신년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라. 청년들의 불만은 수치로 입증됐다. 특히 리얼미터가 지난달 10~14일 실시한 ..
2019-01-02 17:08:56최근 뜻밖의 한국 관련 국제뉴스 2건이 시선을 끌었다. 환경문제가 공통점이었다. 하나는 필리핀 시민들의 시위 장면이었다. 불법반입된 6500t의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조속히 한국으로 되가져가라는 요구였다. 다른 하나는 지난 15일 막을 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 소식이다. 폴란드 카토비체의 행사장 주변이 한국의 석탄발전을 비판하는 국내..
2018-12-19 17:05:20며칠 전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별세했다. 전임자인 로널드 레이건의 유산을 이어받아 탈냉전 시대를 연 그였다. 걸프전 승리 때는 지지율이 90%까지 치솟았지만 재선에 실패한 마지막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안았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빌 클린턴의 선거구호가 말하듯 미국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서다. 취임 초 80%대를 넘나..
2018-12-05 17:06:24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의 봄이 오는 듯했다. 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중매를 잘못 서면 뺨이 석 대라더니,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몽니를 부리면서다.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고위급회담을 일방 중단하더니 탈북종업원 송환을 요구했다.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하려는 국내 언론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어찌 보면 예견된 사태..
2018-05-23 17:0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