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에 관한 속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유전에 관한 속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딸은 아빠 닮고, 공부 머리는 엄마 닮는다? 유전에 관한 속설의 진위 여부

신비하고 복잡한 유전의 세계

인간의 염색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인간의 염색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인간은 23쌍의 염색체(총 46개)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중 1쌍은 성염색체로, 이를 구분하기 위해 남성은 '2n=44+XY', 여성은 '2n=44+XX'로 표현합니다.

생식세포가 만들어질 때 이론적으로는 약 2²³(약 840만) 가지의 조합이 가능합니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할 때의 조합은 약 70조 가지를 넘으며, 여기에 감수분열 과정에서 염색체 일부가 서로 교차해 유전정보가 재조합되는 '교차' 현상까지 더해지면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염색체 #유전자 #DNA #생식세포 #정자 #난자

쌍꺼풀은 우성 형질이고, 외꺼풀은 열성 형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쌍꺼풀은 우성 형질이고, 외꺼풀은 열성 형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정 후에는 부모 양쪽에서 물려받은 유전자들이 우성·열성 형질 간의 상호작용을 거쳐 표현형이 결정됩니다. 어떤 형질이 나타날지는 단일 유전자의 영향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여러 유전자의 조합과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유전학에서 '우성 형질'이란 한 쌍의 대립유전자 중 하나만 있어도 그 특징이 겉으로 나타나는 형질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쌍꺼풀, 곱슬머리, 보조개, 혀 말기(혀를 말아 올릴 수 있는 능력) 등이 대표적인 우성 형질입니다.

반대로 '열성 형질'은 같은 유전자가 두 개 모두 있을 때에만 나타나는 형질을 말하며, 외꺼풀, 직모, 보조개 없음, 혀 말기 불가능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즉, 부모로부터 각각 우성과 열성 유전자를 물려받을 경우, 우성 유전자의 특성이 우선적으로 표현되어 겉모습이나 특징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우성 형질 #열성 형질 #쌍꺼풀 #외꺼풀

보조개는 우성 형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조개는 우성 형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형질이 한 쌍의 유전자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경우를 단일인자 유전이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혈액형(A·B·O형), 혀 말기 여부, 보조개 유무 등이 있습니다. 이런 형질은 특정 유전자의 조합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유전 패턴이 단순하게 예측됩니다.

반면, 대부분의 인간의 외형적 특징이나 능력은 여러 유전자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다인자 유전의 결과입니다. 키, 체중, 피부색, 지능, 얼굴형, 근육 발달, 심지어 질병에 대한 감수성까지도 수많은 유전자가 함께 작용하여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키의 경우 부모의 키뿐 아니라 성장호르몬 분비량, 뼈의 성장판 유전자, 영양 상태, 수면 패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또 피부색은 멜라닌 색소 합성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의 조합과 햇빛 노출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달라집니다.

이처럼 인간의 형질은 단순히 "엄마를 닮았다, 아빠를 닮았다"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결과입니다. 하나의 형질이 어떤 방식으로 유전되는지는 우성·열성의 관계, 단일 유전자와 다수 유전자의 개입,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이해해야 합니다.
#단일인자 유전 #다인자 유전 #보조개 #혀말기

유전에 관한 속설, 과연 진실은?

'아빠 닮은 딸'을 검색하면 나오는 대표적인 사진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빠 닮은 딸'을 검색하면 나오는 대표적인 사진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딸은 아빠를 닮는다"는 말은 대표적인 유전 속설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이 주장의 근거로 "X염색체에 외모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몰려 있다"는 설명이 자주 인용됩니다. 아빠는 딸에게만 X염색체를 물려주기 때문에, 딸이 아빠를 더 닮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곱슬머리, 주근깨, 광대뼈 등이 예시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사람의 염색체는 성염색체 X와 Y 외에도 22쌍의 상염색체가 있습니다. X염색체에는 약 1000개의 유전자가 들어있지만 이는 전체의 약 5% 정도에 불과합니다. 또한 앞서 예시로 거론된 곱슬머리, 주근깨, 광대뼈 구조 등을 결정하는 유전자도 모두 X염색체가 아닌 1·2·7번 등의 상염색체 상에 있습니다.

런던정경대 사토시 가나자와 교수와 헝가리 외트뵈시대 페터 아파리 교수가 발표한 논문이 이 속설에 신빙성을 부여한 바 있습니다. "매력적인 부모는 매력적인 딸을 낳고, 아들의 외모는 부모의 매력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해당 연구의 결론이었는데, 이 연구는 실험 설계 단계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고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논리도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학계의 지지를 얻지 못한 사실이 추후 드러났습니다.
#유전 속설 #X염색체 유전 #외모 유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여름 유명 수학 강사 정승제씨가 강의에서 "지능 유전자는 X염색체에 있다. 아들은 엄마에게서 X염색체를 받으니 지능은 엄마한테서 온다"고 발언하며 관련 속설이 온라인에 급속히 퍼졌습니다. "아들 공부 못하는 건 엄마 탓", "똑똑한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도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정 씨는 해당 영상에서 "1년도 안 된 따끈따끈한 연구"라고 했지만 이것부터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해당 주장은 이미 2016년 국내외 언론을 타고 퍼졌던 내용이었습니다. 출처는 블로그였습니다. 블로그 주인이 모유수유가 아이의 지능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연구을 왜곡해 올린 글이 기사로 둔갑해 유통됐고, 8년이 지나 다시 소환된 것입니다.

팩트는 이렇습니다. 아들이 X염색체를 어머니로부터 받는 것은 맞습니다. X염색체에 뇌 발달 관련 유전자가 일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X염색체 상에 있는 유전자는 학업적 성취 능력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중증 지적 장애(RSK2)나 발달 장애(MECP2)처럼 주로 질환에 관여합니다. 오히려 언어 능력(FOXP2)나 인지 능력(NRXN1)과 같은 학습 능력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유전자는 상염색체에 분포돼 있습니다.

또한 지능이라는 것이 매우 복잡한 개념입니다.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에 따르면 인간의 지능은 단일하고 측정 가능한 하나의 능력이 아니라, 언어적 능력,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 시공간적 정보를 지각하고 활용하는 능력 등 독립적인 8가지의 지능 영역이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하는 능력입니다.

일각에서는 모계로부터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가 지능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내놓습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란이 형성될 때, 난자에만 미토콘드리아가 있어,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부터 유전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기관으로, 유전 정보에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모계 유전 #지능 유전자 #미토콘드리아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외할아버지가 탈모면 손자도 탈모'라는 속설은 앞선 주장들과 달리 일부 과학적 근거가 존재합니다. 남성형 탈모의 핵심 유전자인 안드로겐 수용체(AR) 유전자가 X염색체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남성은 X염색체를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으며, 어머니는 이를 외할아버지에게서 받는다. 이 때문에 외할아버지가 탈모일 경우 손자가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탈모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인자 유전'입니다. AR 유전자 외에도 20번 염색체 등 상염색체에 위치한 여러 유전자가 탈모 발현을 조절합니다. 이 유전자들은 부계·모계 양쪽에서 모두 물려받습니다. 따라서 외할아버지가 탈모라도 부계 쪽 유전자가 이를 억제할 경우 손자는 탈모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탈모 유전 #탈모 유전자 #외할아버지 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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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아빠 붕어빵", "공부 머리는 엄마"...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주말의 디깅]

"딸은 아빠 붕어빵", "공부 머리는 엄마"...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주말의 디깅]

[파이낸셜뉴스] "딸은 아빠를 닮는다", "아들의 지능은 엄마에게서 온다", "외할아버지가 탈모면 손자도 탈모다"... 오래전부터 입소문으로 퍼진 유전에 관한 속설들이 최근 온라인에서 다시 확산되고 있다.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이들은 유전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오해들이다. 유전의 기본 원리를 살펴보고, 대표적인 속설 3가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해봤다. 신비하고 복잡한 유전의 세계 인간은 23쌍의 염색체(총 46개)를 지니고 있다. 그중 1쌍은 성염색체로, 이를 구분하기 위해 남성은 '2n=44+XY', 여성은 '2n=44+XX'로 표현한다. 생식세포가 만들어질 때 이론적으로는 약 2²³(약 840만) 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할 때의 조합은 약 70조 가지를 넘으며, 여기에 감수분열 과정에서 염색체 일부가 서로 교차해 유전정보가 재조합되는 '교차' 현상까지 더해지면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 수정 후에는 부모 양쪽에서 물려받은 유전자들이 우성·열성 형질 간의 상호작용을 거쳐 표현형이 결정된다. 어떤 형질이 나타날지는 단일 유전자의 영향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여러 유전자의 조합과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속설① 딸은 아빠를 닮는다? "딸은 아빠를 닮는다"는 말은 대표적인 유전 속설이다. 온라인에서는 이 주장의 근거로 “X염색체에 외모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몰려 있다”는 설명이 자주 인용된다. 아빠는 딸에게만 X염색체를 물려주기 때문에, 딸이 아빠를 더 닮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곱슬머리, 주근깨, 광대뼈 등이 예시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사람의 염색체는 성염색체 X와 Y 외에도 22쌍의 상염색체가 있다. X염색체에는 약 1000개의 유전자가 들어있지만 이는 전체의 약 5%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앞서 예시로 거론된 곱슬머리, 주근깨, 광대뼈 구조 등을 결정하는 유전자도 모두 X염색체가 아닌 1·2·7번 등의 상염색체 상에 있다.  런던정경대 사토시 가나자와 교수와 헝가리 외트뵈시대 페터 아파리 교수가 발표한 논문이 이 속설에 신빙성을 부여한 바 있다. "매력적인 부모는 매력적인 딸을 낳고, 아들의 외모는 부모의 매력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해당 연구의 결론이었는데, 이 연구는 실험 설계 단계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고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논리도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학계의 지지를 얻지 못한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   속설② 아들의 지능은 '모계 유전'이다? 지난 여름 한 유명 수학 강사가 강의에서 "지능 유전자가 X염색체에 있다. 아들은 엄마에게서 X염색체를 받으니 지능은 엄마한테서 온다"고 발언하면서 관련 속설이 온라인에 급속히 퍼졌다. "아들 공부 못하는 건 엄마 탓", "똑똑한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도 잇따랐다. 정 씨는 해당 영상에서 "1년도 안 된 따끈따끈한 연구"라고 했지만 이것부터가 사실이 아니었다. 해당 주장은 이미 2016년 국내외 언론을 타고 퍼졌던 내용이다. 출처는 블로그였다. 블로그 주인이 모유수유가 아이의 지능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연구을 왜곡해 올린 글이 기사로 둔갑해 유통됐고, 8년이 지나 다시 소환된 것이다. 팩트는 이렇다. 아들이 X염색체를 어머니로부터 받는 것은 맞다. X염색체에 뇌 발달 관련 유전자가 일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X염색체 상에 있는 유전자는 학업적 성취 능력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중증 지적 장애(RSK2)나 발달 장애(MECP2)처럼 주로 질환에 관여한다. 오히려  언어 능력(FOXP2)나 인지 능력(NRXN1)과 같은 학습 능력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유전자는 상염색체에 분포돼있다. 또한 지능이라는 것이 매우 복잡한 개념이다.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에 따르면 인간의 지능은 단일하고 측정 가능한 하나의 능력이 아니라, 언어적 능력,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 시공간적 정보를 지각하고 활용하는 능력 등 독립적인 8가지의 지능 영역이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하는 능력이다.  일각에서는 모계로부터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가 지능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란이 형성될 때, 난자에만 미토콘드리아가 있어,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부터 유전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기관으로, 유전 정보에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속설③ 탈모 유전자는 외할아버지로부터 온다? '외할아버지가 탈모면 손자도 탈모'라는 속설은 앞선 주장들과 달리 일부 과학적 근거가 존재한다. 남성형 탈모의 핵심 유전자인 안드로겐 수용체(AR) 유전자가 X염색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X염색체를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으며, 어머니는 이를 외할아버지에게서 받는다. 이 때문에 외할아버지가 탈모일 경우 손자가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탈모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인자 유전'이다. AR 유전자 외에도 20번 염색체 등 상염색체에 위치한 여러 유전자가 탈모 발현을 조절한다. 이 유전자들은 부계·모계 양쪽에서 모두 물려받는다. 따라서 외할아버지가 탈모라도 부계 쪽 유전자가 이를 억제할 경우 손자는 탈모를 피할 수도 있다. 내 유전자는 어디에서 왔을까 유전은 복잡하다. 자신의 현재 모습이 어떤 유전자의 표현형인지, 자신이 자식에게 어떤 유전자를 전해줄지, 자신의 유전자와 배우자의 유전자의 우열 경합에서 자식의 표현형은 어떻게 될지, 심지어 그 과정에서 돌연변이나 유전자 소실이 일어날 가능성까지 변수가 셀 수 없이 많다. 흥미로운 점은 유전자의 형질이 한 번에 모두 드러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발현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릴 땐 아빠를 닮았다가 성장하면서 점점 엄마를 닮아가거나, 어린 시절엔 없던 쌍꺼풀이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성장, 호르몬 변화, 환경적 요인에 따라 유전 형질이 뒤늦게 드러나는 것이다.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에 유전은 더 신비롭고 재미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추석에 오랜만에 모인 가족과 친척들의 얼굴을 보면서 나의 얼굴과 성격, 능력은  어디에서 왔는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디깅 digging'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땅을 파다 dig]에서 나온 말로, 요즘은 깊이 파고들어 본질에 다가가려는 행위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주말의 디깅]은 한가지 이슈를 깊게 파서 주말 아침,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계속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email protected] 성민서 기자

국내연구진 'BRF2 변이' 희귀질환 발병 기전 세계 최초 규명

국내연구진 'BRF2 변이' 희귀질환 발병 기전 세계 최초 규명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세포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BRF2 유전자 변이가 면역결핍·발달장애·림프종 등 희귀질환을 유발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원인을 알 수 없어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단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교수(이승복 교수, 서울의대 권해윤 학생)와 중앙대 생명과학과 김근필 교수(윤서빈 박사) 공동 연구팀은 미진단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의 유전체·세포 데이터를 분석해 BRF2 변이가 희귀 면역질환과 발달장애의 원인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Therapy(IF 12)’ 최근호에 게재됐다. BRF2는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셀레노시스테인 tRNA(SeCys tRNA) 생성을 유도하는 핵심 유전자다. 연구팀은 선천성 면역결핍과 발달지연을 겪던 한 환자의 전장 엑솜 시퀀싱 분석을 통해 BRF2 변이가 상염색체 열성 방식으로 유전됐음을 밝혀냈다. 추가 세포·구조 분석 결과, 변이는 SeCys tRNA 생성을 저하시켜 셀레노단백질(GPX4, GPX1 등) 발현을 줄였다. 이로 인해 세포는 활성산소(ROS)로 인한 손상에 취약해졌고, 면역 반응과 발달 과정에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산화스트레스 환경에서 BRF2 발현 자체가 억제되는 악순환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손상된 세포에 항산화물질 셀레늄을 보충했을 때 GPX4 단백질 발현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BRF2 관련 질환에 대해 약물적 개선 가능성을 보여준 첫 사례다. 채 교수는 “환자와 가족이 오랜 기간 진단받지 못했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임상연구를 통해 환자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환자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향후 희귀질환 원인 규명과 치료 플랫폼 구축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실명할 수 있어요"..쯔양, 알고보니 '불치병' 앓고 있었다 [헬스톡]

"실명할 수 있어요"..쯔양, 알고보니 '불치병' 앓고 있었다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먹방 유튜버 쯔양이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쯔양밖정원'에는 "135개 메뉴가 있는 pc방에서 xx만 원치 시켜 먹기"란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쯔양은 PC방 먹방을 하던 중 "초등학교 때부터 시력이 이랬다"라며 "컴퓨터를 해서 나빠진 것이 아니라 눈에 불치병이 있어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청 편한데 라식, 라섹 왜 안 하냐고 하는데 못 한다"라며 "망막색소변성증이라고, 나중에 실명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쯔양은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출연 당시 두꺼운 안경을 착용한 탓에 계속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후 당시 방송에 대한 해명 영상을 공개한 쯔양은 "나도 보면서 안경이 왜 저렇게까지 내려간 걸까 생각했다. 노린 게 아니라 평소 모습이다. 시력이 너무 안 좋아서 안경알이 무겁다 보니 내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성 희귀 안과 질환 망막색소변성증은 눈의 망막에 있는 시세포가 퇴행하면서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 유전성 희귀 안과 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유전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부분 양쪽눈에 모두 나타나고 진행이 매우 느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야의 상당 부분이 소실될 수 있다.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명에 불과한 희귀 질환이며, 발병시기와 진행속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밤에 잘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다. 어두운 곳이나 밤에 시야 적응이 느려지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이후 주변 시야가 점점 좁아져 터널 시야라고 불리는 상태로 진행된다. 말기 단계에서는 중심 시력까지 손상돼 거의 실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대부분 유전적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변형된 유전자가 시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결국 세포가 퇴행하게 만든다. 같은 가족내에서도 발병 시기와 진행 속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서서히 시야를 잃어가며 결국 실명할 가능성이 있지만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실명할 수도 있으며 노인이 되어서도 시력을 유지할 수도 있다. 조기 진단을 통해 생활습관 관리와 보조기기 사용을 병행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발병 막을 예방법은 없어 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으며,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 비타민A와 오메가3 등 항산화 영양소 섭취가 시세포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강한 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가족들도 정기적 안과적 검진을 통해 망막색소변성의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망막색소변성은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므로 환자들이 현실에 맞추어 적응해 나가며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이 진행되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집안 등 주로 활동하는 공간의 변화를 최소화해 최대한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야간에 활동을 해야 할 때에는 동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빛을 보는 게 고통"..눈 충혈된 이동건 '1% 희귀병' 진단 충격 [헬스톡]

"빛을 보는 게 고통"..눈 충혈된 이동건 '1% 희귀병' 진단 충격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배우 이동건이 대한민국 인구 1%만 걸린다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 받았다. 이동건은 지난 28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 병원을 찾은 이동건은 “심하지 않을 땐 눈이 충혈되고 초점이 약간 덜 맞는 느낌"이라며 "증상이 심할 땐 충혈도 심하고 빛에 굉장히 예민해져 고통스럽고, 오른쪽눈의 시력저하가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는 포도막염 증상이었다. 포도막이란 안구의 중간에 위치한 막으로, 눈의 영양 공급과 빛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충혈, 눈부심,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동건은 "1년 동안 포도막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의사는 “살면서 포도막염에 걸릴 수는 있지만 자꾸 반복되면 뭔가 이상한 것”이라며 "류머티즘 질환의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된 유전자 검사와 엑스레이 결과 역시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하게 했다 의사는 “대한민국 인구 1%만 걸린다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으로 보인다”며 “완치도 불가능한 질환인 만큼 평생 관리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증상이 괜찮다고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술과 담배, 설탕과 밀가루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염증 완화에 좋은 비타민C를 자주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전 인구의 0.1%에서 발생 강직성 척추염은 엉덩이의 천장관절과 척추관절을 주로 침범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천장 관절과 척추의 염증이 적절히 치료되지 못할 경우 그 부위가 뻣뻣하게 굳어 움직임이 둔해지게 된다. 여자보다 남자에서 약 3-4배정도 많이 발생하며, 20대의 젊은 남자에서 주로 발생한다. 전 인구의 0.1%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직성척추염의 증상은 주로 허리, 엉덩이, 말초 관절,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의 통증과 이밖에 관절 외 증상 등으로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나거나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있다가 움직일 때 유발되는 허리 통증과 뻣뻣함이 특징이다. 3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양상이 특징적이다. 염증성 허리통증은 아침에 심하고 뻣뻣한 강직이 동반되며 운동 후에는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허리염좌, 추간판탈출증 등에 의한 허리통증과 확연히 구분된다. 척추, 팔다리 관절, 폐, 심장 등 합병증 위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 강직성 척추염의 예후는 좋지 않다. 심한 경우 척추의 염증으로 인해 척추 전체가 붙어서 척추가 대나무처럼 보이는 변형이 오기도 한다. 이 경우 모든 방향의 척추운동이 어려워지고 등이 앞으로 굽으며 목도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와 팔다리 관절 이외의 부위에도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눈의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포도막염이 적절히 치료되지 않을 경우 녹내장이나 시력상실을 일으킬 수 있다. 그 외에 폐나 심장, 신경계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성 염증질환이기 때문에 수술로 완치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척추나 다른 관절의 변형이 심하여 생활에 큰 불편이 있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굳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주므로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은 딱딱한 바닥 위에서 몸을 곧게 펴고 자는 것이 좋으며,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엎드려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직성 척추염은 등뼈와 흉곽을 침범하여 폐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데, 이때 흡연이 이러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117세 최고령자 장수 비결 밝혀졌다, 대체 뭐길래

117세 최고령자 장수 비결 밝혀졌다, 대체 뭐길래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17세 168일 나이로 세상을 떠난 세계 최고령 여성의 장수 비결이 유전적 요인과 건강한 생활 습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페인 호세프 카레라스 백혈병 연구소와 바르셀로나대 연구진은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의 유전자와 생활방식을 연구했다. 19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브라냐스는 8세에 부모의 고국인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스페인 독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으며, 113세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하기도 했다. 2023년부터 별세할 때까지 세계 최고령자로 이름을 올렸다. 브라냐스의 아들은 52세에 사망했지만, 두 딸은 현재 각각 92, 94세다. 다른 가족과 친척들은 알츠하이머, 암, 결핵, 신장질환, 심장질환 등 많은 사람이 앓는 질환으로 사망했다. 그는 생전 의사들에게 본인을 잘 연구해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당부했고, 이에 연구진은 사망 1년 전 채취해둔 브라냐스의 혈액과 타액, 소변, 대변 등 샘플을 활용해 유전체와 전사체, 대사체, 단백질체, 미생물군 등 생물학적 프로필을 작성하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브라냐스에게 노화의 징후가 뚜렷하게 관찰됐다. 연구진은 "브라냐스가 염색체 말단소립(텔로미어) 소모, 비정상적인 B세포 집단, 백혈병이나 염증성 질환 위험을 높이는 클론성 조혈증 등 노화의 징후를 분명하게 보였다"면서도 "브라냐스의 말단소립은 유난히 짧아 세포 분열의 양을 제한해 암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DNA 결과에서는 심장·뇌 세포를 질병과 치매로부터 보호하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으며, 몸 전체에 염증 수치가 낮아 암과 당뇨 위험을 낮췄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대사도 원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을 이끈 마넬 에스테예르 박사는 "브라냐스의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최소 10∼15세는 젊었다"고 말했다. NYT는 "브라냐스 장수를 예측할 수 있는 변이를 가진, 유전적으로 복권 당첨자였다"고 전했다. 유전자뿐 아니라 브라냐스의 건강한 생활 방식도 장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브라냐스는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았으며, 과체중도 아니었다. 그는 하루에 요구르트를 3개씩 먹었는데, 그의 신체 내 미생물군에는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이 많았다. 브라냐스는 지난 2001년 이후로는 혼자 살았지만 가족과 같은 마을에 살았고 늘 친구들과 교류했다. 그는 5년 전까지는 피아노도 쳤다. 에스테예르 박사는 "고령자 건강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브라냐스의 부모는 아주 좋은 유전자를 물려줬지만 우리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저널 '셀 리포츠 메디신'에서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