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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못 살겠다"...강남 첨단 아파트 무슨일? [부동산 산책]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6 09:00

수정 2026.06.06 10:53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 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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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 폭염으로 인해 까다로운 규정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설치 붐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경우 대부분 오래된 건축물로 문화재급도 많습니다. 냉난방 기기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축물 대부분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는데요. 유럽은 이 비율이 10%대라고 합니다.



애물단지 된 에어컨 매립배관

그렇다면 한국의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들은 다 문제가 없을까요. 최근 강남 브랜드 아파트인 '0000아파트' 입주민들이 에어컨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합니다. 지난 2006년 1월 준공한 3000여가구의 브랜드 아파트 단지인데 에어컨 배관을 쉽게 해 준다고 '매립배관'을 했습니다.

입주민들 일부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나오질 않자 서비스 요청을 했습니다. 문제는 가스 충전만 가지고 안 된다고 합니다. 매립배관 상당수에서 가스가 새 나와서 가스 충전이 무용지물입니다. 결국 최대 100여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매립배관이 아닌 벽을 직접 뚫어서 다시 보완해야 한다고 합니다.

일부 전세 가구의 경우 가스 충전을 해서 매년 여름을 난다고 하는데요. 점점 가스 새는 양이 증가해 이제는 가스 충전만 가지고 힘들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20년 된 아파트에 설치된 에어컨 매립배관이 결국 집주인은 물론이고 세입자에게도 골치 아픈 존재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시스템 에어컨 설치도 쉽지 않습니다. 시스템 에어컨은 층고가 확보돼야 가능합니다. 20년 이상 된 구축 아파트들은 층고도 높지 않아 별도로 확인해 봐야 합니다. 처음 매립배관을 설치할 때만 해도 집주인을 위한 최고의 장치라고 했지만, 지금은 애물단지가 된 것입니다.

또 벽식구조형으로 대부분 건설하다 보니 상수도까지 매립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구축 아파트에서는 배관을 바꾸기 힘들어 녹물이 나오는 것을 필터를 이용해 차단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최첨단 아파트?

현재도 고층 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건설되는 아파트들은 대수선 방식으로 100년 이상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재건축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최첨단 스마트홈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과연 모든 배관이나 IT 시스템들이 향후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경우 문제가 없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가장 좋은 방식은 선진국처럼 라멘구조로 건설해 언제든 배관·IT 시스템 등 업그레이드를 원활하게 하는 것입니다. 100년이상 가는 장수명 아파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도 벽식구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향후 리모델링이나 대수선, 그리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고려한다면 라멘구조가 훨씬 더 좋습니다.

한국의 아파트들은 이미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최첨단 스마트홈을 구현해서 비싸게 분양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 많은 시스템들을 전부 사용하게 될까요. 최첨단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어 놓았더니 전기세와 수도세가 무서워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20년 전에 첨단 아파트라고 강남에 분양했던 대규모 아파트들이 지금 더워서 못 살겠다고 합니다.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