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검은 화요일' 맞은 코스피…반도체 차익실현에 역대 최대 하락폭

배한글 기자,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p(-9.99%) 하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p(-9.99%) 하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으로 주저앉았다.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기술주 약세와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무산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p(9.99%) 급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대 낙폭이자 하락률도 역대 다섯 번째다. 장중에 변동성 완화 장치도 연이어 작동했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11시37분 코스닥시장, 11시40분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오후 2시33분에는 유가증권시장 1단계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올해 들어 네 번째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기관은 4조5490억원을 내다팔아 순매도 금액이 외국인 4조1576억원을 웃돌았다. 개인이 8조5795억원 상당의 순매수로 매물을 받아냈으나 급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증시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최근 8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290만원대를 찍었던 SK하이닉스는 12.47% 내린 25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12.31% 하락한 31만원을 기록했고 삼성전기 역시 10.68% 내린 199만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전날 미국 기술주 약세가 국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봤다. 최근 AI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로 투자 수익성 의구심이 재차 부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장 기대를 모았던 이벤트가 지연되거나 무산된 점도 악재로 꼽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은 무산됐다. 공식 발표는 한국시간 기준 24일 새벽 예정돼 있으며 선진국 지수 편입 도전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주가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ADR 승인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을 출회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급락은 그동안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자금이 쏠렸고 레버리지 상품도 많이 팔렸다"며 "주가가 오를 때는 상승폭을 키우지만 하락할 때는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물량 출회로 변동성을 확대시킨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반도체 업황 악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는 25일 새벽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높아진 기대치에 대한 부담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과 매크로에서 코스피의 상승 추세를 훼손할 문제가 발견됐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조정 원인은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기술적 조정"이라고 덧붙였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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