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법원 "범칙금 이미 냈다면 뒤늦게 행정소송으로 못 다퉈"...각하 판결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불법체류자 고용 혐의로 900만 원 낸 사업가 뒤늦게 소송
재판부 "납부 시 확정재판 효력... 행정소송 대상 안 돼"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전경. 뉴스1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전경. 뉴스1

[파이낸셜뉴스]범칙금을 이미 납부했다면, 이후 행정소송을 통해 납부 의무를 다툴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정은영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9일 사업가 A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범칙금 납부 의무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소를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부적법한 경우, 본안에 대한 판단 없이 절차를 마무리하는 결정을 뜻한다.

서울 종로구에서 업체를 운영하는 A씨 등은 체류 자격상 취업 활동을 할 수 없는 외국인을 고용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따른 범칙금 각 900만 원의 통고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같은 달 해당 범칙금을 모두 납부했다.

이후 A씨는 "해당 외국인들이 추후 가맹점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무급으로 일을 도왔을 뿐이며, 직접 고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범칙금 통고처분 사유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칙금 납부 의무에 관해 다투는 것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칙금 통고처분이 경미한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공권력의 행사로, 성질상 행정처분이라 하더라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형사절차에 관한 행위의 당부나 형사책임의 유무는 형사소송 법규에 의해서만 다툴 수 있고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출입국사범이 통고에 따라 범칙금을 납부하면 동일 사건에 대해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는 출입국관리법 규정에 따라 확정재판에 준하는 효력이 인정되는 만큼, 이미 범칙금을 납부한 이상 그 의무의 존재 여부를 다시 따질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현행 법령 체계에는 범칙금 반환 의무 등을 규정한 별도 근거가 없어, 범칙금을 납부한 뒤 행정소송에서 납부 의무의 존부 확인을 구할 수 없다"며 "범칙금 납부는 의무를 이행하는 사실행위인 만큼 납부 의무 부존재 확인 역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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