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아파트 29억 매각..근저당 17억에 野 "내로남불"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소유하고 있던 경기 성남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가 29억원에 팔렸다. 이 과정에서 매수자를 상대로 17억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이에 제1야당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승계해 '제값'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정상적인 거래라는 점을 부각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20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김 여사가 소유했던 양지마을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16일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대통령·김 여사 공동명의에서 김모·조모씨 공동명의(각 지분 2분의 1)로 바뀌었다.
눈에 띄는 점은 매도인인 이 대통령과 김 여사가 매수인인 김·조씨를 대상으로 채권 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점이다. 이달 말 사업시행자(대신자산신탁)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어 우선 등기 설정을 위해 저당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는 소유자가 5년 이상 주택 보유, 10년 이상 거주를 해야 가능하다. 김 여사의 거주기간이 10년을 채우지 못해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는 해당 매물은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재건축 조합원 승계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분당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김 여사가 증여를 받은 시점이 2018년이라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 이후 등기가 설정되면 매수인이 분양권을 못 받을 수도 있어서, 우선 등기 설정을 위해 저당을 설정한 것"이라고 했다.
김·조씨는 10월 말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잔금을 받아 근저당을 해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식은 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졌을 때 활용되는 매매 형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도인이 근저당 설정을 하고 차용증을 써서 공증을 받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1주택자라 매각 의무가 없음에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부동산 정상화 정책 실현 의지"라고 강조하면서다. 근저당에 대해서는 매수자의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정부가 주요 부동산 정책 수단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했다는 점에서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에게는 대출 받아 집 사지 말라며 가혹한 잣대를 대더니 본인은 재건축 프리미엄과 제값 받기에 혈안이 돼 꼼수를 동원해 거래를 성사시킨 것"이라며 "국민이 하면 투기이자 마귀이고 대통령이 하면 정상적 거래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출규제 폭주를 즉각 사과하고, 본인의 내로남불 꼼수 거래에 대해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중진들도 비판에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은행 대출이 안 되면 매도인에게 직접 사금융을 빌리라는 기막힌 가이드라인"이라며 "(또) 정부 규제 일정을 훤히 들여다봐서 가능했던 것으로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꼬집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송언석 의원은 "왜곡된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대통령 스스로 보여준 사례"라며 "국민에게 적용한 규제에도 이 대통령 자신의 거래 방식은 왜 달랐는지 분명히 설명하고,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은 침묵하고 있다. 청와대가 정상거래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응에 나선 만큼, 일단 입장을 섣불리 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전민경 김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