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논문으로 딸 서울대 치전원 보낸 대학교수, 징역 3년 6개월 확정
[파이낸셜뉴스] 딸의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 입시를 위해 제자들을 동원해 논문을 대필시키고, 연구비까지 가로챈 교수가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22일 연합뉴스와 뉴시스 등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업무방해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 성균관대 약대 교수 A씨(67)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A씨의 딸 B씨(30)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됐다.
A씨는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딸 B씨의 대학·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수상 실적을 만들기 위해 대학원생들을 동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2012년 고등학생이던 딸 B씨의 대학 진학에 필요한 수상 실적을 만들기 위해 연구실 대학원생들에게 '스트레스 비교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2013년 7월 대학원생들이 만들어준 실험 최종보고서와 연구일지를 학술대회에 제출하고, 같은 해 8월 학술대회에서 '우수 청소년학자상'을 수상해 이를 대입 입시에 활용했다. 이를 발판으로 B씨는 2014학년도 서울 소재 사립대학 과학인재특별전형으로 최종 합격했다.
이후 A씨는 2016년 대학생이던 딸의 연구과제를 위해 제자들에게 동물실험을 지시하고, 이듬해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을 쓰게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실험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논문의 실험 수치를 조작하도록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실험에 2∼3차례 참관만 하고 연구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논문은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지수)급 저널에 실렸으며, 각종 학회에 제출해 수상하기도 했다. B씨는 논문과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2018년 서울대 치전원에 합격했다.
A씨는 이와 별도로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연구과제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에게만 지급돼야 할 인건비 합계 2억2900여만원을 교부 받아 연구실 내에서 공동 관리하게 하고 일부는 자신의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사기 혐의도 받았다.
A씨의 범행은 지난 2019년 1~2월 교육부가 단행한 특별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1심과 항소심 모두 A씨와 딸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으로 인해 대입 시험의 형평성과 공익성이 중대하게 훼손됐다"며 "학벌이 사회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질타하며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B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두 사람의 범행은 교육 체계와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범행 후 대학원생들의 진술을 회유하거나 이들에게 고소하겠다고 겁박했으며, 범행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기도 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시생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입시 관련 기관들에 대한 배신행위로서 마땅히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오해, 판단누락, 이유불비(이유 밝히지 않음)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A씨는 2019년 6월 학교에서 파면당했으며, 서울대는 같은 해 8월 B씨의 치전원 입학 허가를 취소했다. B씨는 입학 취소 처분에 불복해 서울대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냈으나 지난해 3월 최종 패소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