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고고학 용어, 우리말로 싹 바꿨다
연세대 박물관 '우리말, 한글, 파른' 한글날 100주년 특별전
'주먹도끼·찍개' 정립한 故 손보기 교수 조명
국비 지원 'K-뮤지엄' 사업 선정
서울 전시, 연구 현장 '제천 점말동굴'서 결실
[파이낸셜뉴스] 외래어와 일본식 한자어가 가득했던 고고학계에 '주먹도끼', '찍개', '긁개' 등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순우리말 이름을 입힌 故 파른 손보기 교수의 업적을 조명하는 특별 전시가 그가 평생을 바친 연구 현장인 충북 제천에서 열린다.
연세대학교 박물관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충북 제천 점말동굴유적체험관에서 특별순회전 '우리말, 한글, 파른'을 개막했다고 22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된 지역 상생형 문화 프로젝트다.
이번 전시는 학술 용어의 대중화와 우리말 가치 확립에 평생을 바친 손보기 교수의 삶과 연구 발자취를 다룬다. 특히 한국 최초의 구석기 동굴 유적이자 손 교수의 주요 발굴 현장이었던 제천 점말동굴로 장소를 옮겨, 생소했던 선사시대 유물에 순우리말 명칭이 제정된 역사적 과정을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일반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디지털·체험형 콘텐츠도 대거 배치됐다. 점말동굴 형성 과정을 담은 영상과 3D 모델링 유물 관람, 석기 우리말 이름 맞히기 체험 등 7개의 미디어 콘텐츠가 운영된다. 손 교수의 삶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풀어낸 애니메이션과 발굴단 복장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요소도 마련됐다.
서울 중심의 문화 콘텐츠를 지역 특성에 맞게 재해석해 문화 격차를 해소한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서울 전시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제천 점말동굴에서 직접 출토됐던 동물 뼈 유물 등을 엄선해 지역 맞춤형으로 전면 재구성했다. 제천 전시는 오는 11월 1일까지 이어지며, 10월에는 세 번째 순회지인 영월문화도시센터로 자리를 옮겨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세대 박물관 관계자는 "연구의 고향인 제천에서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이 유물과 우리말의 소중한 가치를 친근하게 체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