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입점사들 영업 재개 기대감… 장기휴업에 매출 감소 우려도 [르포]

이정화 기자, 박경호 기자,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 매장 가보니
재개장 해도 정산금 회수 등 걱정
납품업체도 공급재개 두고 엇갈려
홈플러스, 67개 점포 순차 오픈
상품 대금·임대료 등 우선 지급
PB 위주 '트레이더조' 방식 도입

22일 서울 구로구 홈플러스 신도림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22일 서울 구로구 홈플러스 신도림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22일 서울 구로구 홈플러스 신도림점 출입구는 마트 휴업이 무색할 만큼 입점 업체를 찾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마트 휴업으로 인해 출입구에 임시 판매대를 설치한 협력업체 상인들이 할인 행사를 진행하자,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한 고객은 "지난번에도 샀는데 품질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트 매장이 위치한 지하 1층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문이 굳게 닫힌 마트 매장을 제외한 건물 내 일부 점포에만 한두 명의 손님이 드문드문 방문했다. 한 고객은 입점업체 상인에게 "마트가 문을 닫은 것이냐. 회생한다고 하는데 왜 아직 열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법원이 전날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면서 홈플러스가 영업 재개 준비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입점업체들은 재개장을 기다리면서도 매출 감소와 정산금·보증금 회수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정산 밀려 가판대까지"… '한국판 트레이더조' 체질 개선

영업 중단으로 정산이 밀린 협력업체들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매장 밖에 임시 판매대를 마련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었다. 신도림점 입구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던 협력업체 관계자 박모씨는 "정산을 두 달 이상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선식품이라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임시 가판대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해는 발생하고 있지만 매장이 영업을 재개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남은 67개 점포는 상권이 좋은 만큼 상품만 다시 들어오면 경쟁력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마트 휴업 장기화와 불확실한 재개 일정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신도림점 입점업체 운영자 이모씨는 "지난 13일 휴업 이후 고객 수가 이전의 약 30%에서 2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마트에서 장을 본 뒤 들르는 고객이 대부분이어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찾은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은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입구에는 내부 운영 중인 입점업체 목록이 붙어 있었다. 남현점 관계자는 "8월 4~5일께 다시 문을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오는 9월4일까지 연장된 만큼 긴급운영자금을 발판으로 핵심 점포의 영업을 조속히 재개할 계획이다.

긴급운영자금(DIP) 대출금이 집행되는 대로 임시휴업 중인 67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열고, 상품대금과 연체 임대료·공공요금 등을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비핵심 점포 37곳은 예정대로 폐점한다. 본사와 매장 근무 인력은 최소화하고, 영업 초기에는 생필품 등 매출 규모와 회전율이 높은 상품을 우선 확보한다.

긍극적으로는 미국의 독자브랜드, 이른바 자체브랜드(PB) 상품 전문 슈퍼마켓인 '트레이더조'처럼 바꿔 갈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은 수도권 16개 점포부터 재개한 뒤 운영 점포와 배송 권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식품업계 납품 재개는 '온도차'

영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식품·생활용품 매대를 채울 납품망 복원이 관건이다. 홈플러스는 DIP 대출금이 확보되는 대로 밀린 상품대금을 우선 지급할 방침이지만 업체마다 미수금 규모와 대금 지연 상황이 달라 납품 재개 여부는 엇갈리고 있다.

농심은 홈플러스로부터 납품 재개 요청을 받아 합의된 조건과 범위 내에서 제품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다. 삼양식품과 롯데웰푸드, 오뚜기, 오리온 등은 납품 조건을 협의 중이며, 추가 입금 여부에 따라 공급 재개를 결정할 방침이다. 반면, 지난 5월부터 납품을 전면 중단한 롯데칠성음료는 공급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이어갈 기회를 다시 얻었지만 실제 정상화 속도는 DIP 대출금 집행과 협력업체의 납품 재개 여부에 달려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절차 연장을 계기로 영업 정상화와 구조혁신을 차질 없이 추진해 경영 안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박경호 김현지 기자


#홈플러스 #입점사 #휴업 #매출 감소 #회생절차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