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원 빌려준 다음날 55만원 갚아라... 초고금리 불법 사금융 4년새 4배 급증
국수본, 특별단속 1825건 적발
"추심 악질화… 피해자 지원 강화"
#. 경기도 안산의 불법사금융 조직 일당은 피해자들로부터 연 2400%, 최대 4만3800%에 달하는 지옥의 고금리를 받아 챙겼다. 25만원을 빌려주고 다음날 55만원을 받는 식이다. 연 이자율로 따지면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연체되면 가족과 지인에게 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영업활동도 교묘했다. 합법 업체로 위장한 뒤 피해자에게 연락이 오면 받지 않았다가, 불법업체가 다시 전화하는 방법을 썼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2일 "지속적인 불법사금융 단속에도 관련 범죄가 4년 새 4배 이상 늘고 있다"며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수본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여 1825건을 적발하고 2060명은 검거했다. 이 가운데 76명은 구속됐다. 상품권 예약판매를 내세운 신종 수법과 관련해서도 14명을 검거하고 7명을 구속하는 등 전국적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단속 성과에도 불구하고 불법사금융 범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1362건이던 관련 범죄는 지난해 5519건으로 4년 새 30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검거 건수도 1017건에서 3366건으로 늘었지만, 보안이 강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대포폰·대포계좌 이용 등으로 추적이 어려워지면서 검거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불법사금융 범죄 검거율은 2021년 74.7%에서 지난해 61.0%로 13.7%p 낮아졌다.
불법사금융은 초고금리 대출에 그치지 않고 협박과 괴롭힘을 동반한 불법 채권추심으로 이어져 피해자의 일상과 사회적 관계까지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로 평가된다. 범행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악질화하고 있다.
2020년 이전에는 급전이 필요한 대출 희망자로부터 휴대전화를 넘겨받고 일부 현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내구제 대출'이 주로 성행했다. 2021~2022년에는 비대면·온라인 방식이 확산했고, 2023년부터는 신체 사진 등을 빌미로 상환을 압박하는 '나체 추심' 등의 수법이 등장했다. 지난해부터는 상품권 예약판매를 비롯해 상품권과 차량 등을 이용한 신·변종 수법도 잇따르고 있다.
피해는 일용직(34.0%)과 자영업자(26.8%) 등에게 집중됐다. 연령별로는 10~30대 피해자 비중이 2021년 35.7%에서 지난해 44.8%로 높아졌다.
국수본은 △불법추심 등에 대한 종합적 보호·차단 △전담수사관 중심 체계적 수사 역량 강화 △피해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홍보 등으로 구성된 '불법사금융 범죄 척결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또 연간 20건 이상의 불법사금융 사건을 처리하는 105개 경찰관서에 전담수사관을 지정하며, 피해자 지원도 강화한다.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