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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한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1분 1초에 목숨 걸죠"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기덕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
벼랑 끝에 투신 선택하는 사람들
내 가족이라 생각하며 구조 나서
무인 드론·AI 순찰정 등 도입 추진
첨단 기술 통해 현장 대응력 강화

김기덕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 .김기덕 한강경찰대장 제공
김기덕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 .김기덕 한강경찰대장 제공

눈을 감은 것처럼 캄캄하다. 시야는 고작 50㎝, 손을 뻗으면 손가락 끝이 가물거리는 이곳은 서해와 맞닿은 진짜 '날 것'의 수면 아래다. 우리가 출근길에 무심히 바라보던 잔잔한 한강의 민낯이다. 이 가혹한 곳으로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지는 이들이 있다.

22일 서울 마포구 한강경찰대 망원한강치안센터에서 만난 김기덕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경정·사진)과 대원들이다. 경찰대 19기로 2003년 입직한 김 경정은 올해로 23년째 경찰에 몸을 담은 베테랑이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도 매일 반복되는 긴박한 현장 앞에서는 겸허해질 뿐이다. 한강경찰대로 접수되는 신고만 연간 3400여건으로 하루 평균 10번 이상 울려 퍼지는 사이렌은 김 경정이 매일 마주하는 일상이다. 바쁜 현장을 지휘하며 그가 세운 결정의 원칙은 '역지사지'라고 말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경찰청 피해자보호과에서 근무하며 피해자의 심리를 살피고 관련 정책을 수립했던 경험은 그에게 공감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김 경정은 "가족이 이런 상황에 부닥쳤다면 어떻게 할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며 "1분 1초라도 빨리 출동해 생명을 구하는 것이 한강경찰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한강경찰대가 출동하는 모든 현장에 그대로 적용된다. 취업난, 학업 스트레스, 가정불화, 질병 등 무거운 사연을 품고 한강을 찾는 이들의 고통은 그만큼 깊다. 한강경찰대는 이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한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생명을 구하며 쌓아온 구조 역량은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3월 28일 반포대교 인근에서 364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좌초됐을 당시, 한강경찰대는 협업을 통해 5시간 만에 전원을 구조했다.

이 같은 현장 대응 능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한강경찰대는 첨단 기술을 접목한 대응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인 드론 스테이션과 AI 카메라를 탑재한 순찰정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수중 드론과 스마트 잠수 장비 R&D 개발도 병행 중이다. 나아가 서울시와 자치경찰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신청사 이전까지 가시화되며 현장 대응 능력은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대원들의 헌신을 완벽히 대신할 수는 없다. 지휘관으로서 김 경정이 가장 고심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원들이 짊어진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들의 노력이 '당연한 희생'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대원들이 존중받는 환경에서 자부심을 가질 때, 그 에너지가 시민을 향한 더 큰 헌신으로 돌아온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김 경정의 다짐은 확고하다. 한강경찰대가 '시민의 든든한 방패'로 남는 것이다. 그는 "한강은 누군가에게는 힐링의 공간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가장 위태로운 경계선이 되기도 한다"며 "그 경계선 끝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매일 가장 낮은 곳에서 물살을 가르겠다"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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