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한의 길
1945년 초 미국 전략정보국(OSS)의 비밀기지가 있던 캘리포니아 샌타카탈리나섬. 머리가 희끗희끗한 쉰 살의 기업가가 여기에 있었다. 수십킬로미터의 해안을 헤엄치고 밤하늘의 비행기에서 맨몸으로 낙하산을 펼쳐 뛰어내리는 특수훈련을 받고 있다. 20대의 젊은 청년들도 피를 토하는 지옥 같은 시간이다. 작전명은 냅코(NAPKO) 프로젝트. 경성(서울)과 조선총독부 침투가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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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초 미국 전략정보국(OSS)의 비밀기지가 있던 캘리포니아 샌타카탈리나섬. 머리가 희끗희끗한 쉰 살의 기업가가 여기에 있었다. 수십킬로미터의 해안을 헤엄치고 밤하늘의 비행기에서 맨몸으로 낙하산을 펼쳐 뛰어내리는 특수훈련을 받고 있다. 20대의 젊은 청년들도 피를 토하는 지옥 같은 시간이다. 작전명은 냅코(NAPKO) 프로젝트. 경성(서울)과 조선총독부 침투가 목표 �

2021년 글로벌 테크 공룡 메타(페이스북)는 전 세계 106개국 5억33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통째로 털렸다. 유출 경위는 황당할 만큼 허술했다. 해커들은 메타의 친구 찾기 기능인 '연락처 가져오기' 도구의 취약점을 노렸다. 자동화 프로그램(봇)으로 무차별적인 '데이터 스크래핑(무단 수집)'을 감행한 것이다. 이용자의 전화번호와 페이스북 고유 ID를 매칭해 이름, 생

장자(莊子)가 지역 토호인 감하후를 찾아갔다. 밥을 굶고 있으니 곡식을 꿔달라고 요청했다. 감하후는 "나중에 세금을 받아 선생에게 300금을 빌려드리면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기분이 상한 장자는 "제가 어제 이리로 올 때 나를 부르는 자가 있었다"며 운을 뗐다. 수레바퀴 자국 속 고인 물에 빠져 있던 붕어가 자신을 다급하게 불렀다는 것이다. 붕어는 �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예사롭지 않다. 시민의 항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참정권 침해에 대한 국민의 정치적 민감도가 매우 높다는 방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유권자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투표율에 대한 선관위의 예측 실패다. 올해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

한때 특허 경쟁은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의 문제로 여겨졌다. 기업과 국가는 더 많은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곧 기술력의 상징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오늘날 글로벌 산업 경쟁의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특허의 숫자가 아니라 그 특허가 실제로 어떤 시장을 만들고, 어떤 가치를 창출하느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다. 엔�

주식시장 곳곳에서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하락)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코스피가 6000p가량 급등하는 등 전무후무한 급등장이 전개됐지만 상승폭만큼 추격매수 부담 역시 커졌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석학과 투자 대가들이 잇달아 경고음을 내고 있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

치열했던 선거전이 막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정치의 시간이 아니라 경제의 시간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금리·고물가·고환율과의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물가·성장·환율을 보면 갈 길이 명확하다"고 단언할 정도다. 사실상 7월

"일반의와 치과의사가 아마존·페이스북 엔지니어보다 정말 돈을 많이 벌까?" 2018년 미국의 직장인 익명 플랫폼 블라인드에 올라온 질문이다. 작성자는 아마존 직원이었다. 그는 "의사 평균 연봉은 20만달러 수준이지만 빅테크 개발자 가운데는 총보상(TC)이 이미 30만달러를 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이런 논쟁이 낯설지 않다. 블라인드와 �

삼성전자 성과급 광풍이 한국 사회를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잔치는 끝났지만 뒷정리는 시작도 못 했다. 무너진 벽돌을 세우고 흩어진 잔해를 치워야 하는데, 모두가 넋이 나간 채 제자리만 바라보고 있다.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고 했던가. 많이 받은 사람은 "내가 벌어온 돈인데 왜 나눠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적게 받은 사람은 "어려�

일본화(Japanification), 차이나 쇼크(China Shock),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국가 이름과 경제학 용어가 결합한 말들이다. 대개 반가운 의미는 아니다. 경제가 겪은 실패나 부작용, 혹은 시장에 남긴 충격을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화는 장기 침체의 상징이 됐고, 차이나 쇼크는 제조업 충격의 대명사가 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 기업들이 제값을 인정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