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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 치러 나왔습니다" 벤치 대기하다 초구 적시타 쾅! 10G 연속 안타 이정후의 무력시위

[파이낸셜뉴스] 이쯤 되면 부상이 오히려 각성제였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 벤치에서 대기하다 나와도 특유의 '타격 기계' 본능은 숨길 수 없었다.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인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마침내 10경기 연속 안타 고지를 밟으며 3할 타율을 기어코 돌파했다. 이정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2-4로 뒤진 8회초 대타로 출전, 1타수 1안타 1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날 이정후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숨을 골랐다. 하지만 팀이 2-4로 끌려가던 8회초 2사 1, 2루의 절체절명 찬스가 오자, 샌프란시스코 벤치는 지체 없이 이정후 카드를 꺼내 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거침이 없었다. 밀워키의 세 번째 투수 아브네르 우리베의 초구를 노려 쳐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는 날카로운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1점 차로 턱밑까지 추격하는 귀중한 타점이었다. 이 안타로 이정후는 올 시즌 처음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10경기 연속 안타를 달성했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인 '11경기 연속 안타(2024시즌)'에도 단 1경기 차로 다가섰다. 허리 근육통을 털고 돌아온 이정후의 방망이는 그야말로 불을 뿜고 있다. 부상 복귀 이후 출전한 5경기에서 무려 20타수 13안타(3타점)를 몰아치는 '미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시즌 타율은 어느새 0.307(199타수 61안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정후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웃지 못했다. 8회말 마운드가 4점을 헌납하며 와르르 무너져 결국 3-8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샌프란시스코는 23승 38패(승률 0.377)를 기록, 콜로라도 로키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최하위로 추락하는 뼈아픈 수모를 겪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완전체' 홍명보호, 멕시코 진격 전 마지막 퍼즐… 엘살바도르전 '최종 모의고사' 출격!

[파이낸셜뉴스]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원대한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 미국 유타주 고원지대에서 숨을 고르던 홍명보호가 마침내 결전 전 최종 무대에 나선다. 유럽 무대 정상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가장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가세로 벤치가 구상했던 26인의 퍼즐이 마침내 100% 완성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4일 오전 10시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북중미의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 전 마지막 공식 평가전을 치른다. 해발 1460m 고지대에서 치르는 이번 최종전은 대표팀의 훈련 성과를 총망라하고, 오는 5일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넘어가기 전 조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단 하나의 스파링 무대다.  앞선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거둔 5-0 대승은 벤치에 많은 확신과 숙제를 동시에 남겼다. 소속팀에서 골 가뭄에 시달리던 손흥민(LAFC)과 조규성(미트윌란)이 나란히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전방 화력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깜짝 발탁된 수비수 이기혁(강원)은 물샐틈없는 수비로 홍 감독의 스리백 구상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비록 수비의 핵심 조유민(샤르자)이 족저근막 파열로 낙마하는 대형 악재가 터졌으나, 대체 발탁된 조위제(전북)가 "유민이 형의 몫까지 뛰겠다"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벤치의 시름을 덜었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부상에서 돌아온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의 완벽한 복귀다. 오랜 부상 공백을 깨고 지난 경기 후반 30분간 그라운드를 조율한 황인범은 특유의 중원 지배력으로 대표팀의 척추 라인에 안정감을 더했다. 이번 엘살바도르전은 황인범의 실전 경기력 회복은 물론, 이재성(마인츠)과 짝을 이룰 중원 조합의 유기적인 시너지를 정밀 타격할 절호의 기회다.  이번 엘살바도르전은 철저한 '자체 전술 점검'에 방점이 찍힌다. 상대는 FIFA 랭킹 100위의 약체로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소속팀에서 공식전 8골을 터뜨리며 기세가 오른 오현규(베식타시)의 선발 핏을 맞추고, 이강인의 실전 고지대 적응력을 확인할 최적의 무대다. 특히 손흥민이 본업인 왼쪽 공격수로 이동하고 오현규가 전방을 책임질 때 파생되는 공격 루트의 다양화가 이번 모의고사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장외 심리전도 마무리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한 등번호에 따르면 캡틴 손흥민은 단독 최다 골 기록 도전을 위해 상징적인 7번을 가슴에 새겼다. 이강인은 19번, 김민재는 4번을 유지한 가운데 오현규는 대선배들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18번을 배정받았다. 직전 경기에서 상대 분석관들을 교란하기 위해 등번호를 무작정 섞었던 홍명보호는 이제 진짜 자신의 무기를 장착하고 실전에 나선다.  통계 전문 매체 옵타의 슈퍼컴퓨터는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70.35%로 비교적 높게 평가하며 조 2위 통과를 점쳤다. 하지만 수치는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며, 본선 무대의 승패는 결국 그라운드 위에서 쏟아내는 선수들의 땀방울과 조직력에 달렸다.  약속의 땅 멕시코로 향하는 비장한 길목에서 완전체로 거듭난 홍명보호가 엘살바도르라는 마지막 거울을 통해 스스로의 완벽함을 증명할 차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나에겐 다음은 없다"… 33세 이재성, 태극마크 걸고 배수진 친 '라스트 댄스'

[파이낸셜뉴스] 영원할 것만 같았던 태극마크와 월드컵 무대.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그 어떤 위대한 철인도 마침표를 고민하기 마련이다. 2018년 러시아의 기적과 2022년 카타르의 환희를 모두 온몸으로 겪어낸 '언성 히어로' 이재성(마인츠)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자신의 축구 인생 종착역으로 공식 선언하며 비장한 배수진을 쳤다. 이재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인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월드컵이라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팀 내에는 김승규(FC도쿄)나 조현우(울산)처럼 그보다 나이가 많은 베테랑들도 존재한다. 섣불리 '마지막'을 단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이재성의 흔들림 없는 눈빛은 단호했다. 그는 "막연한 다음을 기약하기보다,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놓인 이번 대회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며 절박함으로 무장한 속내를 드러냈다. 어느덧 세 번째 밟는 꿈의 무대지만, 그 무게감은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알면 알수록 더 떨리는 법이다. 이재성은 "월드컵이 얼마나 거대하고 소중한 무대인지 뼈저리게 알기에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배가된다"면서도 "하지만 두 번의 굵직한 경험이 내 안에 스며들어 있기에, 어떤 상황이든 받아들일 단단한 멘탈이 준비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홍명보호 26인 명단 중 절반이 넘는 14명은 월드컵 출전 경험이 전무한 '초짜'들이다. 이들을 향한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의 조언은 간결하고 묵직했다. "엄청난 압박감과 두려움이 몰려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피하지 말고 그 떨림 자체를 기꺼이 안고 부딪혀라." 베테랑의 품격은 그라운드 안에서도 빛났다.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5-0 대승 당시, 이재성은 익숙했던 2선 공격수 자리를 떠나 3선 중원으로 내려와 황인범(페예노르트)과 투볼란치로 짝을 이뤘다. 이재성은 "인범이와는 긴 시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라 눈빛만 봐도 어떤 플레이를 원하는지 통한다"며 "어느 포지션에 서든 주변 동료들을 가장 편안하고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이 내 최대 강점"이라며 팀을 위한 무한 헌신을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재성의 마음 한구석에는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을 향한 진한 그리움과 부채 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상으로 안타깝게 짐을 싼 조유민(샤르자)을 비롯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박용우(알아인), 김주성(히로시마) 등 잊을 수 없는 전우들의 이름이다. 이재성은 "그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흘린 땀방울과 헌신이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 남은 우리가 그라운드 위에서 그들의 몫까지 두 배, 세 배 더 악착같이 뛰는 것만이 진정으로 위로하는 길"이라며 붉어진 눈시울과 함께 굳은 결의를 다졌다. "하루라도 더 길게 이 무대에 남아 국민들과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이재성의 묵직한 라스트 댄스가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그 비장한 발걸음은 4일 열리는 엘살바도르와의 최종 평가전 그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불행은 제가 다 가져갑니다"… 목발 짚고 떠난 조유민, 홍명보호 울린 '눈물의 작별'

[파이낸셜뉴스] 주말 그라운드에서 공을 차며 뛰노는 일곱 살배기 아이의 무릎에 난 작은 생채기 하나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물며 평생의 피와 땀을 바쳐 마침내 닿고자 했던 꿈의 무대, 월드컵을 불과 며칠 앞두고 목발에 의지해 쓸쓸히 짐을 싸야 하는 선수의 찢어지는 마음은 감히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향해 순항하던 홍명보호에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이별이 찾아왔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해 미국 유타주 사전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수비수 조유민(샤르자)이 불의의 부상으로 끝내 눈물 속에 대표팀 하차를 결정했다. 비극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조유민은 지난 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 도중, 충돌 없이 상대의 공을 깔끔하게 탈취한 직후 오른발에 강한 통증을 느끼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스태프의 등에 업혀 실려 나갈 때부터 불안감이 감돌았던 그의 최종 진단명은 오른발바닥 발꿈치 족저근막 부분 파열. 최소 8주의 회복이 필요한 치명적인 부상으로, 그의 월드컵 시계는 그렇게 잔인하게 멈춰 섰다. 대한축구협회가 2일 공개한 '인사이드캠' 영상에는 조유민이 짐을 챙겨 동료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는 먹먹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쪽 발에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고 로비에 나타난 그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눴지만 끝내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인사는 아쉬움보다 동료들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이었다. 조유민은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먼저 떠나게 돼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팀에 올 수 있는 모든 불행과 액운은 제가 다 가지고 한국으로 가겠다. 제가 준비했던 간절함만 이곳에 두고 갈 테니, 더 이상 아무도 다치지 말고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와 달라"고 말하며 붉어진 눈시울을 붉혔다. 숙소로 돌아온 2일 오후, 조유민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못다 한 처절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겪었던 매서운 비판과 질책을 동기부여 삼아 그 누구보다 악착같이 대회를 준비했다는 그는 "너무 꽉 쥐어 잡으려다 보니 결국 부러져 버린 것 같다"는 시린 고백으로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러면서도 "이 순간이 훗날 더 큰 성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저답게 무작정 씩씩하게 이겨내겠다"며 성숙한 멘탈을 보여줬다. 조유민이 홀로 짊어지고 떠난 불행의 무게만큼, 남겨진 태극전사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조유민이 두고 간 '간절함'이라는 배턴을 이어받은 홍명보호는 대체 선수로 발탁된 조위제(전북)를 품에 안고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 대표팀은 오는 4일 엘살바도르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조유민의 몫까지 함께 뛰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결전의 땅 멕시코를 향한 마지막 예열을 마칠 예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손흥민이 13번, 조규성이 3번?"… 멕시코도 속아 넘어간 홍명보의 '역대급 연막작전'

[파이낸셜뉴스] 전쟁터에 나서는 장수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병법은 '기만'이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향해 진격하는 홍명보호가 결전을 앞두고 등번호를 모조리 뒤섞는 파격적인 '연막작전'을 펼치며 상대국 전력 분석관들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T&T)와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5-0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쏟아진 5개의 소나기 골만큼이나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태극전사들의 등 뒤에 새겨진 생소한 숫자판이었다. 이날 그라운드에 나선 한국 선수들의 등번호는 그야말로 대혼돈 자체였다.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이자 부동의 에이스인 손흥민(LAFC)의 등에는 10년 넘게 그를 지켜온 '7번' 대신 낯선 '13번'이 박혀 있었다. 주인을 잃은 7번 유니폼은 측면 수비수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꿰찼다. 파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보통 팀의 핵심 골잡이들이 차지하는 '9번'의 주인공은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이번 명단에 깜짝 승선한 수비수 이기혁(강원)이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되어 멀티골을 폭발시킨 간판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정통 센터백들이 주로 애용하는 '3번'을 달고 상대 진영을 맹폭했다. 포지션과 등번호의 상식을 완전히 파괴해버린 셈이다. 현대 축구에서 상대 팀의 에이스 얼굴을 모르는 전력 분석관은 없다. 손흥민이나 조규성처럼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이미 전 세계에 100%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홍 감독이 이런 번거로운 연막작전을 지시한 이유는 단 하나, '찰나의 혼선'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템포가 극도로 빠른 실전 그라운드 위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등번호에 의존해 시야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7번'이나 '9번'을 쫓다가 마크맨을 놓치는 단 1초의 틈을 노리겠다는 벤치의 처절하고 치열한 심리전이다.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본선 상대국들의 분석망에 작은 모래알이라도 뿌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성공적인 연막작전과 더불어 5-0이라는 완벽한 결과물까지 챙긴 홍명보호. 상대의 눈을 가리고 우리의 발톱을 날카롭게 다듬은 대표팀은 오는 6월 4일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마지막 예열을 마친 뒤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입성한다. 한편, 상대국들을 혼란에 빠뜨렸던 진짜 26인의 본선 등번호는 6월 1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부담스럽다, 만만치 않다"… '홍명보호 2차전 상대' 멕시코, 호주 꺾고 파죽의 7경기 무패

[파이낸셜뉴스]  홍명보호가 16강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거대한 산', 멕시코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탄탄한 조직력과 날카로운 세트피스, 그리고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는 노련한 수문장까지.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대한민국과 조별리그 2차전 맞대결을 펼칠 멕시코가 모의고사에서 본선 진출국 호주를 꺾으며 강력한 무력시위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강호 멕시코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27위)와의 친선 평가전에서 1-0의 짜릿한 한 골 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 23일 가나를 2-0으로 완파했던 멕시코는 이날 승리로 평가전 2연승을 내달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 흐름이다. 멕시코는 최근 치른 7차례의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5승 2무라는 압도적인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실전 감각과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다는 뜻이다. 이날 경기의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멕시코의 날카로운 세트피스 전술이었다. 전반 25분, 멕시코는 알레시스 베가(톨루카)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위협적인 헤더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코너킥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 키커로 나선 베가가 문전을 향해 정교한 크로스를 투입했고,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중앙 수비수 호안 바스케스가 번쩍 솟아올라 머리로 깔끔하게 골망을 갈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놀라운 집중력이 만들어낸 군더더기 없는 득점 공식이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전반 추가시간, 멕시코 수비진과 골키퍼 간의 호흡이 순간적으로 어긋나며 호주의 모하메드 투레에게 텅 빈 골문을 내주는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하지만 투레의 슈팅이 골대를 외면하는 천운이 따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전의 주인공은 단연 멕시코의 '살아있는 전설' 기예르모 오초아(리마솔)였다. 이번 북중미 대회를 통해 전인미답의 '월드컵 6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는 40세의 베테랑 오초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오초아는 후반 5분 호주의 에이든 오닐이 기습적으로 때린 묵직한 중거리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몸을 날려 쳐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월드컵 무대마다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의 건재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명장면이었다. 결국 멕시코는 남은 시간 호주의 파상공세를 노련하게 틀어막으며 1-0 승리로 경기를 매조졌다. 파죽의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멕시코의 탄탄한 전력은 다가오는 조별리그 2차전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에 묵직한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부산신보,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선정 '장관 표창'

부산신용보증재단은 지난 28일 서울 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6 남녀고용평등 강조기간' 기념식에서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31일 밝혔다. 노동부가 주관하는 이번 포상은 남녀가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 조성과 사회 전반의 남녀고용평등 의식 확산에 기여한 개인 및 기업에 수여된다. 재단은 임신·출산·육아기 전 단계에 걸친 근로자 보호제도를 운영하고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및 자동 육아휴직 신청제도 도입 등 일·가정 양립 지원체계를 강화해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역시 레전드" 박민지, 통산 20승

【 경기(양평)=전상일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살아있는 전설 박민지(NH투자증권)가 극적인 대역전극을 펼치며 대망의 통산 20승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박민지는 31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제14회 Sh수협은행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솎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로 8언더파 64타를 기록하며, 사흘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내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박민지가 뿜어낸 8언더파는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이다. 선두에 5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박민지는 1번 홀부터 버디를 낚으며 대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팅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3번 홀과 5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맹렬히 압박한 박민지는 후반 들어 더욱 날을 세웠다. 10번과 11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13번 홀에서도 타수를 줄였고, 16번 홀 버디로 기어이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마지막 관문은 치열한 멘탈 싸움이었다. 전날 단독 2위였던 '루키' 김지윤2(SBI저축은행)가 1타 차로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턱밑까지 위협했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17번 홀에서 김지윤2가 치명적인 보기를 범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김지윤보다 먼저 홀아웃한 박민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4.5m 거리의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홀컵에 정확히 떨구며 갤러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우승의 쐐기를 박았다. 이번 우승으로 박민지는 KLPGA 투어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새겼다. 故 구옥희, 신지애에 이어 투어 사상 세 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았으며, 이는 신지애 이후 무려 16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아울러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세 번째 정상에 오르는 인연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을 더해 생애 통산 상금은 68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박민지는 2020년까지 매년 1승씩을 거두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을 휩쓸며 KLPGA 무대를 완벽히 평정했다. 하지만 2023년 2승, 2024년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4연패 달성 이후 급격한 하향세를 겪었고, 지난해에는 단 하나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고지대 뚫고 '5대 0 완승'… 북중미 전초전서 자신감 충전

결전의 땅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더없이 가볍다.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원대한 꿈을 품고 멕시코 고지대를 정조준하고 있는 홍명보호가 최종 모의고사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웠다. '캡틴' 손흥민(LAFC)의 맹활약을 신호탄으로 막강한 화력을 뿜어내며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축구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하고 통쾌한 골 잔치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조별리그가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해발 1500m)와 흡사한 환경인 해발 1460m 고지대에서 치러진 첫 실전 테스트였다. 체력적인 한계가 우려되는 낯선 환경이었지만 태극전사들은 흔들림 없는 조직력으로 상대를 유린하며 고지대 적응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했다. 이날 그라운드에는 전술 외적으로도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 상대국들의 전력 분석에 혼선을 주기 위해 선수들의 등번호를 모두 뒤섞는 묘수를 던졌다. 에이스의 훈장인 7번 대신 낯선 '13번'을 등에 업고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한 손흥민은 번호표 따위는 무의미하다는 듯 변함없는 득점 본능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전반 내내 상대의 촘촘한 밀집 수비에 막혀 활로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40분, 기어코 굳게 닫혀있던 골문을 열어젖혔다. 김문환(대전)이 오른쪽 측면 공간을 절묘하게 허물고 찔러준 컷백을 손흥민이 벼락같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답답했던 혈이 뚫린 한국은 거침이 없었다. 불과 3분 뒤, 배준호(스토크시티)가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강력한 슈팅으로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이날 귀중한 멀티골로 A매치 통산 55, 56호 골을 연달아 장식한 손흥민은 한국 남자 축구 역대 최다 득점자인 차범근 전 감독(58골)의 전설적인 대기록에 단 두 골 차로 바짝 다가서는 기염을 토했다. 후반전은 교체 투입된 특급 조커들의 화려한 독무대였다. 손흥민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규성(미트윌란)은 후반 20분 이동경(울산)의 정교한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더로 꽂아 넣으며 골 사냥에 합류했다. 후반 30분에는 엄지성(스완지시티)이 끈질긴 전방 압박으로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네 번째 골을 뽑아냈다. 물오른 조규성은 2분 뒤 설영우(즈베즈다)의 패스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해 멀티골을 완성하며 5-0 대승의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3월 원정 평가전에서 뼈아픈 연패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던 홍명보호는 이날의 시원한 대승으로 팀 분위기를 완벽하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3백 전술의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와 2선 자원들의 활발한 연계 등 벤치가 구상한 전술적 움직임 역시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후반전 도중 수비수 조유민(샤르자)과 미드필더 배준호가 상대의 거친 태클에 연달아 쓰러지며 교체 아웃된 점은 유일한 옥에 티로 남았다. 두 선수의 부상 정도를 면밀히 점검하고 남은 기간 최상의 스쿼드를 유지하는 것이 벤치의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기분 좋은 첫 모의고사를 마친 홍명보호는 오는 4일 같은 장소에서 엘살바도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 뒤, 꿈의 무대가 펼쳐질 멕시코로 당당히 입성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저러다 쓰러진다" 모두가 비명 지른 순간… '시동 꺼진' 안세영이 힘을 냈고, 기어코 극적으로 우승했다!

[파이낸셜뉴스] 진정한 여제(女帝)의 왕관은 가장 뜨거운 지옥 불 속에서 제련된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몸은 타들어 가는 고열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라켓을 쥔 손귀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셔틀콕이 코트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결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독종 DNA'가 다시 한번 기적을 창조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31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BWF 월드투어 싱가포르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세계 3위)를 세트스코어 2-1(21-11, 17-21, 21-19)로 꺾고 마침내 정상의 깃발을 꽂았다. 말레이시아, 인도, 아시아선수권, 우버컵에 이은 올 시즌 무려 5번째 국제대회 타이틀이다. 이미 전날 천위페이와의 4강전부터 극심한 두통과 고열을 호소했던 안세영이었다. 이날 결승전 코트 위 안세영의 움직임은 평소의 날카로움과 거리가 멀었다. 타구 판단은 미세하게 흐려졌고 발걸음은 둔 무거웠다. 1세트를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21-11로 손쉽게 따낼 때까지만 해도 영리한 경기 운영이 빛을 발하는 듯했으나, 2세트부터 몸 상태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야마구치의 성가신 공세와 코트 구석을 찌르는 랠리에 안세영의 집중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7-21로 2세트를 내준 안세영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운명의 3세트는 처절한 생존 게임이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리드 체인지가 무려 6번이나 일어나는 아수라장이었다. 급기야 안세영답지 않은 뼈아픈 서브 미스까지 나오며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메가 랠리 끝에 몸을 날린 안세영이 코트 위에 그대로 누워 가파른 숨을 몰아쉴 때,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스코어는 16-19. 야마구치의 승리 기운이 싱가포르 코트를 지배하던 절체절명의 위기. 바로 그 순간, 안세영의 눈빛이 돌변했다. 세계 1위의 품격은 무너진 신체 밸런스 위에서 더 찬란하게 빛났다. 안세영은 정면을 뚫어버리는 무자비한 강스매시를 연달아 꽂아 넣으며 순식간에 야마구치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신들린 네트 플레이로 19-19 동점을 만든 뒤, 기어코 점프 스매시로 매치 포인트를 선점했다. 마지막 순간, 안세영의 지독한 압박을 견디지 못한 야마구치의 헤어핀이 네트를 넘지 못하고 툭 떨어졌다. 1시간 4분간의 위대한 사투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유독 처절하고 무거웠던 승리였기에, 안세영은 평소처럼 코트 위에 포효하는 세리머니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힘겹게 웃을 뿐이었다. 지난해 천위페이에게 내줬던 타이틀을 고열이라는 최악의 악조건 속에서 되찾아온 안세영. 왕관의 무게를 견뎌낸 그녀가 왜 전 세계 배드민턴의 '절대 권력'인지를 완벽하게 입증한 한 판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