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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마운드, AG 사상 첫 '팀 퍼펙트' 대기록… 류지현호 홍콩 13-0 완파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야구에서 투수진이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1루 베이스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막강한 마운드가 2002년 아시안게임 야구 기록 전산화 이후 그 누구도 밟지 못했던 '팀 퍼펙트'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홍콩을 13-0, 7회 콜드게임으로 완파하며 기분 좋은 2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폭발적인 타선보다도 단 1점의 흠집조차 허용하지 않은 '철벽 마운드'에 있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최민석(두산)을 시작으로 김진욱(롯데·3회), 최준용(롯데·4회), 김영우(LG·5회), 배찬승(삼성·6회), 성영탁(KIA·7회)이 차례로 등판해 7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나 4사구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릴레이 피칭을 선보였다. 아웃카운트 21개를 잡아내는 동안 탈삼진은 무려 12개나 솎아내며 홍콩 타자들의 배트를 헛돌게 만들었다. 마운드가 완벽하게 상대를 틀어막자, 타선은 화끈한 대포로 화답했다.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캡틴' 노시환(한화)이 1회 2사 후 김도영(KIA)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자 시원한 좌중간 선제 투런 아치를 그리며 포문을 열었다. 2회 김지찬(삼성)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탠 한국은 3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사 후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조형우(SSG)가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장쾌한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7-0으로 달아났다. 기세가 오른 류지현호는 5회 김지찬과 윤동희(롯데)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했고, 7회에는 윤동희, 박재현(KIA)의 연속 적시타와 정준재(SSG)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13-0 콜드게임 승리를 완성했다. 윤동희, 조형우, 김지찬은 각각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14안타를 몰아친 대표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 그리고 '팀 퍼펙트'라는 역사적인 금자탑을 쌓아 올린 류지현호는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대회 4연패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내가 왕관 씌워주면 금메달 딸래?" 엑소 카이 한마디가 만든 대이변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단 0.003점 차이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결정된 피 말리는 승부. 그 기적 같은 승리를 견인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K팝'을 향한 일편단심 팬심이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우슈 경기장에서 전 세계 K팝 팬들과 스포츠 팬들을 동시에 열광시킨 한 편의 영화 같은 '성덕(성공한 덕후)' 스토리가 탄생했다. 기적의 주인공은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홍콩 선수단 기수로 나섰던 우슈 국가대표 선샤오위(26)다. 선샤오위는 지난 2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무도관에서 열린 우슈 투로 여자 장권에서 동작질량 5.000점, 연기력 2.713점, 난도 2.00점을 기록하며 총점 9.713점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위인 마카오의 쑤추원(9.710점)을 불과 0.003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한 극적인 명승부였다. 하지만 이 금메달이 대륙을 넘어 한국에서까지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이 베테랑 선수가 금메달을 확정 짓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최정상 아이돌 그룹 엑소(EXO)와의 '약속'을 인증하는 것이었다. 선샤오위는 금메달 획득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엑소 멤버들과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과거 엑소 팬미팅에서 멤버 카이에게 직접 응원을 받는 영상을 게재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남긴 한글 메시지였다. 선샤오위는 또박또박한 한글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어요! 고마워요! 11월 6∼8일 앙콘(앙코르 콘서트)에 만나요!"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그가 공개한 과거 영상 속 사연은 애틋하고 강렬하다. 팬미팅 현장에서 선샤오위를 마주한 카이는 "내가 (머리 위로) 왕관을 만들어주면 금메달 딸 수 있어?"라고 다정하게 물었고, 선샤오위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이에 카이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정성스레 왕관 모양을 만들어 주자, 선샤오위는 감격한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스타가 팬의 머리 위에 씌워준 '보이지 않는 왕관'이 아시안게임의 진짜 황금빛 메달로 현실화된 순간이다. 홍콩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선샤오위의 '엑소 사랑'은 단순한 팬심 그 이상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엑소의 열렬한 팬이었던 그는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엑소처럼, 나도 내 무대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혹독한 우슈 훈련을 버텨왔다. 심지어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낼 당시 입었던 경기복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경기복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은 육각형 모양의 무늬는 바로 엑소(EXO)를 상징하는 공식 도형이었다. 엑소의 상징을 갑옷처럼 입고 출전한 선샤오위에게 엑소의 응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0.003점 차의 한계를 뛰어넘게 한 강력한 부스터였던 셈이다. 최고의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스타와의 약속을 지킨 홍콩 우슈 여제. 이제 그가 향할 다음 무대는 시상대가 아닌 오는 11월 열리는 엑소의 앙코르 콘서트장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사상 첫 팀 퍼펙트' 류지현호, 홍콩 13-0 콜드게임 대파…조별리그 2연승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약체 홍콩을 상대로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팀 퍼펙트' 진기록을 작성하며 쾌승을 거뒀다. 대만에 이어 홍콩까지 완파한 류지현호는 조별리그 2연승을 내달렸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홍콩을 13-0, 7회 콜드게임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 야구는 5회까지 15점 차, 7회까지 10점 차 이상 벌어지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이날 한국 마운드는 7회까지 안타, 사사구, 실책 등 그 어떤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선발 최민석(두산)이 2이닝을 공 18개로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김진욱, 최준용(이상 롯데), 김영우(LG), 배찬승(삼성), 성영탁(KIA)이 각각 1이닝씩을 책임지며 삼진 12개를 솎아내고 퍼펙트게임을 완성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아시안게임 기록을 전산화한 2002년 부산 대회 이래 한국 대표팀이 '팀 퍼펙트'는 물론 안타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은 '팀 노히트'를 기록한 것도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타선 역시 장단 14안타와 8사사구를 묶어 홍콩 마운드를 맹폭했다. 문현빈(한화)을 제외한 선발 전원이 안타를 신고한 가운데, 특히 대포 두 방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1회초 2사 후 김도영(KIA)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자 4번 타자 주장 노시환(한화)이 좌중간을 가르는 시원한 선제 투런 아치를 그렸다. 2회초 김지찬(삼성)의 1타점 적시타로 달아난 한국은 3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조형우(SSG)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장쾌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려 7-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5회초 김지찬과 윤동희(롯데)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보탠 한국은 7회초 윤동희, 박재현(KIA)의 득점타와 정준재(SSG)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13-0을 만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날 난적 대만을 5-0으로 누른 데 이어 이날 홍콩까지 꺾은 한국은 조별리그 2승으로 B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한국은 23일 낮 12시 같은 장소에서 태국을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동메달 확보' 남녀 탁구, 나란히 4강 진출…23일 동반 '운명의 한일전'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남녀 탁구 대표팀이 단체전 4강에 동반 안착하며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남녀 대표팀 모두 개최국 일본과 맞붙는 '운명의 한일전'이 성사됐다. 22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대회 탁구 단체전 8강전에서 남녀 대표팀은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시안게임 탁구 단체전은 3·4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아 준결승에 진출한 팀은 최소 동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최영일 총감독이 이끄는 남자 탁구 대표팀은 16강에서 인도를 꺾은 데 이어 8강에서 홍콩을 매치 점수 3-0으로 완파했다. 1단식에 나선 '간판' 장우진(세아)이 볼드윈 찬을 3-0(11-7 11-4 11-8)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2단식의 오준성(한국거래소)이 웡춘팅을 3-0(11-8 11-7 12-10)으로 눌렀고, 3단식 주자인 안재현(한국거래소)이 람시우항과 듀스 혈투 끝에 3-1(13-11 4-11 13-11 12-10) 승리를 거두며 마침표를 찍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2022년 항저우 대회까지 무려 8회 연속 단체전 은메달에 머물렀던 남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36년 만의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린다. 같은 날 여자 탁구 대표팀도 8강전에서 싱가포르를 매치 점수 3-0으로 격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1단식에서 세르 린 찬을 3-1(11-4 11-6 5-11 11-5)로 누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주천희(삼성생명)가 2단식에서 로이 밍 잉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11-9 8-11 11-5 3-11 11-9) 신승을 거뒀고, 3단식의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이 탄 자오 윤을 3-0(11-8 11-5 11-5)으로 완파하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여자 대표팀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수확한 이후, 1990년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근 두 차례 아시안게임(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서는 연속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메달 색깔을 결정지을 남녀 탁구 대표팀의 동반 '한일전'은 23일 펼쳐진다. 남자 대표팀은 오후 5시에, 여자 대표팀은 대만을 꺾고 올라온 일본 여자 대표팀과 오후 7시 30분에 각각 준결승전을 치른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펜싱 송세라, 女에페 금메달… 개인전 무관 눈물 씻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여자 펜싱 에페의 '절대 에이스' 송세라(부산광역시청)가 마침내 자신을 옭아매던 지독한 '종합대회 징크스'를 끊어냈다. 세계선수권을 휩쓸며 세계 랭킹 최상단에 군림하고도 유독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무대에서 삼켜야 했던 통한의 눈물을 나고야의 피스트 위에서 완벽한 금빛 찌르기로 보상받았다. 송세라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티카나 키리아(싱가포르)를 15-8로 여유 있게 제압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로써 송세라는 이번 대회 펜싱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선사함과 동시에 근대5종·테크볼·농구·수영에 이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6번째 금메달 주인공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세계랭킹 3위' 송세라에게 이번 금메달은 단순한 1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2022년 카이로 세계선수권 2관왕,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4개 수확 등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이자 세계 최정상급 검객이다. 하지만 유독 종합대회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22 항저우 대회 개인전 결승에서는 대표팀 선배 최인정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며 선배의 '라스트 댄스'를 빛내주는 훌륭한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부동의 에이스로 출전했던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개인전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표를 받아들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화려한 경력 속 단 하나의 결핍이었던 종합대회 개인전 우승은 그에게 반드시 넘어야 할 숙명과도 같았다. 파리에서의 쓰라린 실패 이후 송세라는 검을 쥐는 손에 더욱 지독한 독기를 품었다. 세계 정상에 오르고도 올림픽 무대에서 무너졌다는 자책감은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지만, 주저앉는 대신 스텝을 다시 가다듬었다. 지옥 같은 체력훈련으로 한계를 돌파했고, 1점 차 승부에서 흔들리던 심리적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수백 번의 마인드컨트롤을 반복하며 묵묵히 나고야를 정조준해 왔다. 징크스를 깨기 위한 여정은 역시나 험난했다. 조별예선을 6전 전승으로 통과해 16강에 직행한 송세라는 8강에서 중국의 탕쥔야오를 만나 15-14 한 점 차 신승을 거뒀다. 최대 고비였던 준결승에서는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개최국 일본의 데라야마 다마키를 상대로 13-14로 뒤지던 벼랑 끝 상황에서 극적인 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또다시 15-14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오히려 결승전은 한 수 위의 압도적인 기량이 돋보였다. 경기 초반 키리아에게 먼저 2점을 헌납하며 끌려갔으나, 특유의 낮은 자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묘한 찌르기로 내리 3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흐름을 뒤집었다. 6-6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상대의 미세한 빈틈을 파고들어 2점을 추가한 송세라는 승부처인 8-7 상황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선점했다. 기세가 꺾인 키리아를 매섭게 몰아붙인 송세라는 15번째 득점을 찌른 뒤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이번 송세라의 값진 금메달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펜싱 대표팀 전체에 거대한 시너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이스의 완벽한 부활을 지켜본 동료들은 곧바로 이어질 남녀 단체전에서도 또 한번의 '금빛 찌르기'를 벼르고 있다. 송세라 역시 홀가분한 마음으로 단체전 피스트에 올라 대회 2관왕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겨냥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女농구도 12년만에 金 노린다... ‘3전 전승’ 조 1위로 8강 진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가 뚫어낸 12년 만의 금빛 환희. 이제는 여자 농구가 마침표를 찍을 차례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이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대표팀은 22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대만을 73-59로 제압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몽골을 가볍게 연파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C조 1위를 확정 지으며 8강 무대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날 승리의 최대 원동력은 매서운 외곽포와 고른 득점 분포였다. 주축 포워드 이해란(삼성생명)이 컨디션 난조로 결장했지만 빈자리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은 1쿼터부터 전반에만 12개의 3점슛을 시도해 7개를 림에 꽂아 넣는 무서운 외곽 집중력을 과시했다. 그 중심에는 최이샘(BNK·17점)과 강이슬(우리은행·14점) '쌍포'가 있었다. 두 선수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맹폭하며 전반을 42-29로 리드하는 데 앞장섰다. 후반에도 한국의 거센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3쿼터 중반 허예은(KB)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최이샘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점수 차는 54-34, 무려 20점 차까지 벌어졌다. 아찔한 고비도 있었다. 4쿼터 들어 압박 수비가 다소 헐거워진 틈을 타 대만의 반격이 거세게 시작됐고, 한때 68-59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자칫 흐름이 넘어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해결사는 다시 한번 허예은과 최이샘이었다. 두 선수는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연속 5득점을 합작하며 승부에 확실한 쐐기를 박았다. 이날 한국은 두 선수 외에도 이소희(BNK·11점 9리바운드) 등 무려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특정 에이스에 의존하지 않는 끈끈한 '팀 농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제 시선은 단기전 토너먼트로 향한다. 한국 농구는 지난 20일 남자대표팀이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대표팀 역시 24일 열리는 8강전을 시작으로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위대한 대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전상일 기자

"껄끄러운 우즈벡 피했다" 이민성호, 사우디 2-0 완파… 8강서 베트남 만난다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아시안게임 4연패를 노리는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 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완파하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우승 후보인 우즈베키스탄을 피하고 베트남과 맞붙게 되며 대진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2일 일본 나고야의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앞서 카타르와의 1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2전 전승(승점 6)을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D조 1위를 확정 지었다. 조 1위로 8강에 오름에 따라, 8강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우즈베키스탄(C조 1위)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수월한 베트남(C조 2위)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날 한국은 1차전 해트트릭의 주인공 엄지성(스완지시티)을 비롯해 이현주(아로카), 양민혁(베스테를로)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은 이기혁과 이승원(이상 강원)이, 수비진은 김지수(브렌트퍼드), 신민하(강원), 최석현(울산), 배현서(경남)가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김준홍(수원)이 지켰다. 전반전은 다소 답답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대비해 2005년생 이후 출생자들로 구성된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센 초반 압박에 밀려 22분에야 첫 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44분 배현서의 측면 돌파에 이은 슈팅이 옆 그물을 때리고, 이어진 신민하의 헤더마저 빗나가며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슈팅 수에서는 7-4로 앞섰으나 결정력이 아쉬웠다. 이민성 감독은 후반 10분 양민혁을 빼고 배준호(스토크시티)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곧바로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기다리던 선제골은 후반 2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졌다. 엄지성이 올려준 프리킥을 신민하가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해 굳게 닫혀있던 사우디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불과 2분 뒤인 후반 24분, 배현서의 크로스를 김명준이 또다시 헤더로 꽂아 넣으며 2-0으로 달아났다. 김명준은 1차전 카타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31분 박승수(뉴캐슬)와 전날 합류한 이영준(그라스호퍼), 황도윤(서울) 등을 교체 투입하며 체력 안배와 실전 감각 점검에 나섰다. 경기 막판 사우디의 타메르 알카이바리에게 결정적인 돌파를 허용했으나 슈팅이 골대를 빗나가며 실점 위기를 넘겼고, 경기는 한국의 2-0 무실점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한국과 베트남의 8강전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파리의 눈물' 닦아낸 금빛 찌르기...송세라, 亞게임 개인전 '무관의 한' 풀었다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한국 여자 펜싱 에페의 '절대 에이스' 송세라(부산광역시청)가 마침내 자신을 옭아매던 지독한 '종합대회 징크스'를 끊어냈다. 세계선수권을 휩쓸며 세계 랭킹 최상단에 군림하고도 유독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무대에서 삼켜야 했던 통한의 눈물을 나고야의 피스트 위에서 완벽한 금빛 찌르기로 보상받았다. 송세라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키리아 티카나(싱가포르)를 15-8로 여유 있게 제압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로써 송세라는 이번 대회 펜싱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선사함과 동시에, 근대5종·테크볼·농구·수영에 이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6번째 금메달 주인공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세계랭킹 3위' 송세라에게 이번 금메달은 단순한 1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2022년 카이로 세계선수권 2관왕,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4개 수확 등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이자 세계 최정상급 검객이다. 하지만 유독 종합대회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22 항저우 대회 개인전 결승에서는 대표팀 선배 최인정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며 선배의 '라스트 댄스'를 빛내주는 훌륭한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부동의 에이스로 출전했던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개인전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표를 받아들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화려한 경력 속 단 하나의 결핍이었던 종합대회 개인전 우승은 그에게 반드시 넘어야 할 숙명과도 같았다. 파리에서의 쓰라린 실패 이후 송세라는 검을 쥐는 손에 더욱 지독한 독기를 품었다. 세계 정상에 오르고도 올림픽 무대에서 무너졌다는 자책감은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지만, 주저앉는 대신 스텝을 다시 가다듬었다. 지옥 같은 체력 훈련으로 한계를 돌파했고, 1점 차 승부에서 흔들리던 심리적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수백 번의 마인드컨트롤을 반복하며 묵묵히 나고야를 정조준해 왔다. 징크스를 깨기 위한 여정은 역시나 험난했다. 조별예선을 6전 전승으로 통과해 16강에 직행한 송세라는 8강에서 중국의 탕쥔야오를 만나 15-14 한 점 차 신승을 거뒀다. 최대 고비였던 준결승에서는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개최국 일본의 데라야마 다마키를 상대로 13-14로 뒤지던 벼랑 끝 상황에서 극적인 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또다시 15-14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오히려 결승전은 한 수 위의 압도적인 기량이 돋보였다. 경기 초반 티카나에게 먼저 2점을 헌납하며 끌려갔으나, 특유의 낮은 자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묘한 찌르기로 내리 3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흐름을 뒤집었다. 6-6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상대의 미세한 빈틈을 파고들어 2점을 추가한 송세라는 승부처인 8-7 상황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선점했다. 기세가 꺾인 티카나를 매섭게 몰아붙인 송세라는 15번째 득점을 찌른 뒤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이번 송세라의 값진 금메달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펜싱 대표팀 전체에 거대한 시너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이스의 완벽한 부활을 지켜본 동료들은 곧바로 이어질 남녀 단체전에서도 또 한 번의 '금빛 찌르기'를 벼르고 있다. 송세라 역시 홀가분한 마음으로 단체전 피스트에 올라 대회 2관왕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겨냥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어깨가 찢어진 줄도 모르고…" 1500m 꼴찌 김우민의 충격적인 진실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가장 뼈아픈 '꼴찌'이자, 투혼의 완주였다. 대한민국 수영 중장거리의 절대 에이스 김우민(강원특별자치도청)이 찢어진 어깨를 숨긴 채 1500m의 살인적인 물살을 갈랐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며 수영 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에이스가 흘린 아쉬움의 눈물은, 뒤이어 출격한 동료들의 짜릿한 혼계영 400m 동메달로 위로받았다. 한국 수영 대표팀은 22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영 사흘째 일정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행보 속에 값진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이날 가장 큰 충격과 감동을 안긴 무대는 단연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이었다. 항저우 대회 은메달리스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김우민은 15분16초52의 저조한 기록으로 결승 진출자 8명 중 최하위인 8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해할 수 없는 부진의 배경에는 가혹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우민의 왼쪽 어깨 회전근개와 관절와순이 부분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던 것이다. 하지만 김우민은 팀 분위기를 해칠까 우려해 이 치명적인 부상 사실을 외부에 철저히 숨긴 채 진통제를 삼키며 출전을 강행했다. 초인적인 의지였다. 500m 구간까지는 선두권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며 투혼을 불태웠다. 하지만 1500m라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거리에서, 찢어진 어깨 근육은 500m를 기점으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심각한 통증에 팔을 제대로 뻗을 수조차 없었지만, 김우민은 끝내 기권하지 않고 끝까지 물살을 갈라 결승선에 닿았다. 메달은 놓쳤지만, 15분 동안 보여준 그의 처절한 투혼은 그 어떤 금메달보다 빛났다. 한편, 함께 출전한 19살 막내 김준우(강원특별자치도체육회)는 형의 몫까지 다하며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14분57초13)을 경신, 당당히 5위에 오르는 희망을 쐈다. 부상당한 에이스의 눈물은 동료들이 닦아줬다. 이주호(배영)-최동열(평영)-양재훈(접영)-김영범(자유형)으로 이어진 남자 혼계영 400m 대표팀은 결승에서 3분31초97을 합작하며 중국(3분27초89), 일본(3분28초70)에 이어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22 항저우 대회 은메달에 이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시상대 쾌거다. 개인전에 나섰던 네 명의 선수가 하나의 팀으로 뭉쳐 완벽한 호흡을 뽐내며 일궈낸 값진 성과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0.4점 차’ 짜릿한 역전… 박하준·반효진, 사격 첫 銀 ‘합작’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선에 선 두 사수의 호흡이 멈췄다. 과녁을 향해 뻗은 총구 끝에는 묵직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메달의 색깔, 아니 생존 여부가 걸린 벼랑 끝 승부. 점수 차는 0.8점이었다. 이대로라면 홈 코트의 이점을 등에 업은 일본에 밀려 3위로 주저앉을 위기였다. 하지만 그 순간, 한국 사격의 저력이 번쩍였다. 타임아웃으로 거친 숨을 고른 그들은 가장 완벽한 한 발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한국 사격의 '현재' 박하준(KT)과 '미래'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극적인 명승부 끝에 은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결선에서 총점 502.9점(반효진 252.6점, 박하준 250.3점)을 합작하며 2위에 올랐다. 비록 1위는 세계신기록(507.1점)을 작성한 중국에 내줬지만, 3위 일본(439.7점)을 상대로 연출한 막판 대역전극은 금메달 못지않은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결선 무대는 피 말리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본선 3위로 결선에 오른 한국은 첫 번째 시리즈에서 104.9점을 합작하며 2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두 번째 시리즈부터 일본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209.2점을 기록한 한국은 일본(209.4점)에 0.2점 차로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고, 선수당 15발을 마친 시점에도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314.3점을 쏜 한국은 여전히 중국(315.7점)과 일본(314.9점)의 뒤를 쫓고 있었다. 진정한 승부는 하위권 팀이 탈락하는 단발 사격 구간부터였다. 인도가 4위로 짐을 싼 뒤 사선에는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만 남았다. 2위 자리를 놓고 반드시 일본을 넘어야 했던 한국은 첫 발에서 399.0점을 기록하며 일본(398.8점)을 미세하게 앞섰다. 하지만 두 번째 발에서 치명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반효진과 박하준이 각각 10.0점과 9.9점을 쏜 반면, 일본은 고득점을 쏴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일본에 무려 0.8점 차로 뒤처졌다. 사격에서 단 한 발을 남겨두고 0.8점 차이는 쉽게 뒤집기 힘든 큰 격차다. 그 순간 한국 벤치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타임아웃을 요청해 흐름을 끊고 두 선수의 요동치는 심박수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재개된 마지막 사격, 사선의 적막을 뚫고 반효진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10.3점. 흔들림 없는 사격이었다. 이제 모든 시선이 박하준의 손끝으로 향했다.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그가 방아쇠를 당겼고, 전광판에는 경이로운 숫자가 찍혔다. '10.9점'. 인간이 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만점이었다. 반면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일본의 하나카와 나오키는 9.5점으로 무너졌고, 노바타 미사키가 10.5점을 쐈지만 역부족이었다. 최종 440.1점 대 439.7점. 불과 0.4점 차이로 순위가 뒤바뀌는 찰나, 차갑게 굳어있던 박하준의 얼굴에 비로소 환한 미소가 번졌다. 적지에서 홈팀을 침묵시킨 통쾌한 역전 드라마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이후 한국은 기세를 몰아 금메달 결정전에 나섰지만, 종전 세계기록(506.7점)을 뛰어넘은 중국(왕쯔페이·성리하오)의 가공할 만한 집중력을 넘지는 못하고 3.5점 차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이 은메달이 지니는 의미는 각별하다. '혼성전의 사나이' 박하준의 진가가 다시 한번 빛났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혼성전 동메달, 2024 파리 올림픽 혼성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시상대에 오르며 큰 무대와 단체전에서 유독 강한 '강심장'임을 제대로 입증했다. 전날 남자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아시안게임 통산 5번째 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사격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무서운 신예' 반효진도 마찬가지였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이라는 중압감 속에서도 여자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은메달까지 거머쥐며 단숨에 멀티 메달리스트로 도약했다. 최종 결과표에 새겨진 메달의 색깔은 은빛이었지만, 벼랑 끝에서 보여준 꺾이지 않는 투혼과 10.9점의 기적은 팬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을 명장면이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벼랑 끝에서 터진 '10.9점'의 기적… 반효진·박하준, 열도 적막에 빠뜨린 은빛 총성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사선에 선 두 사수의 호흡이 멈췄다. 과녁을 향해 뻗은 총구 끝에는 묵직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메달의 색깔, 아니 생존 여부가 걸린 벼랑 끝 승부. 점수 차는 0.8점이었다. 이대로라면 홈 코트의 이점을 등에 업은 일본에 밀려 3위로 주저앉을 위기였다. 하지만 그 순간, 한국 사격의 저력이 번쩍였다. 타임아웃으로 거친 숨을 고른 그들은 가장 완벽한 한 발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한국 사격의 '현재' 박하준(KT)과 '미래'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극적인 명승부 끝에 은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결선에서 총점 502.9점(반효진 252.6점, 박하준 250.3점)을 합작하며 2위에 올랐다. 비록 1위는 세계신기록(507.1점)을 작성한 중국에 내줬지만, 3위 일본(439.7점)을 상대로 연출한 막판 대역전극은 금메달 못지않은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결선 무대는 피 말리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본선 3위로 결선에 오른 한국은 첫 번째 시리즈에서 104.9점을 합작하며 2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두 번째 시리즈부터 일본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209.2점을 기록한 한국은 일본(209.4점)에 0.2점 차로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고, 선수당 15발을 마친 시점에도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314.3점을 쏜 한국은 여전히 중국(315.7점)과 일본(314.9점)의 뒤를 쫓고 있었다. 진정한 승부는 하위권 팀이 탈락하는 단발 사격 구간부터였다. 인도가 4위로 짐을 싼 뒤 사선에는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만 남았다. 2위 자리를 놓고 반드시 일본을 넘어야 했던 한국은 첫 발에서 399.0점을 기록하며 일본(398.8점)을 미세하게 앞섰다. 하지만 두 번째 발에서 치명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반효진과 박하준이 각각 10.0점과 9.9점을 쏜 반면, 일본은 고득점을 쏴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일본에 무려 0.8점 차로 뒤처졌다. 사격에서 단 한 발을 남겨두고 0.8점 차이는 쉽게 뒤집기 힘든 큰 격차다. 그 순간 한국 벤치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타임아웃을 요청해 흐름을 끊고 두 선수의 요동치는 심박수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재개된 마지막 사격, 사선의 적막을 뚫고 반효진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10.3점. 흔들림 없는 사격이었다. 이제 모든 시선이 박하준의 손끝으로 향했다.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그가 방아쇠를 당겼고, 전광판에는 경이로운 숫자가 찍혔다. '10.9점'. 인간이 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만점이었다. 반면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일본의 하나카와 나오키는 9.5점으로 무너졌고, 노바타 미사키가 10.5점을 쐈지만 역부족이었다. 최종 440.1점 대 439.7점. 불과 0.4점 차이로 순위가 뒤바뀌는 찰나, 차갑게 굳어있던 박하준의 얼굴에 비로소 환한 미소가 번졌다. 적지에서 홈팀을 침묵시킨 통쾌한 역전 드라마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이후 한국은 기세를 몰아 금메달 결정전에 나섰지만, 종전 세계기록(506.7점)을 뛰어넘은 중국(왕쯔페이·성리하오)의 가공할 만한 집중력을 넘지는 못하고 3.5점 차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이 은메달이 지니는 의미는 각별하다. '혼성전의 사나이' 박하준의 진가가 다시 한번 빛났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혼성전 동메달, 2024 파리 올림픽 혼성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시상대에 오르며 큰 무대와 단체전에서 유독 강한 '강심장'임을 제대로 입증했다. 전날 남자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아시안게임 통산 5번째 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사격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무서운 신예' 반효진도 마찬가지였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이라는 중압감 속에서도 여자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은메달까지 거머쥐며 단숨에 멀티 메달리스트로 도약했다. 최종 결과표에 새겨진 메달의 색깔은 은빛이었지만, 벼랑 끝에서 보여준 꺾이지 않는 투혼과 10.9점의 기적은 팬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을 명장면이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3점슛 비가 내렸다' 한국 여농, 대만 농락 퍼펙트 3연승… 8강 안착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남자가 뚫어낸 '금빛 길', 이제 여자가 마침표를 찍을 차례다.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이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완벽하게 장식하며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동반 우승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았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은 22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대만을 73-59로 완파했다. 말레이시아와 몽골을 차례로 연파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깔끔한 3연승을 질주, C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화력'이었다. 컨디션 난조를 보인 핵심 자원 이해란(삼성생명)이 결장했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의 외곽포는 뜨겁게 타올랐다. 1쿼터 최이샘(BNK)과 강이슬(우리은행)의 '쌍포'가 불을 뿜으며 20-17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2쿼터 들어 대만의 실책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점수 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전반에만 12개의 3점슛을 시도해 무려 7개를 림에 꽂아 넣는 놀라운 적중률(42-29 리드)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에도 한국의 공세는 매서웠다. 3쿼터 막판, 허예은(KB)의 택배 패스를 받은 최이샘이 또 한 번 외곽포를 터뜨리며 점수는 54-34, 무려 20점 차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대만의 백기를 받아내는 듯한 짜릿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스포츠에 방심은 금물. 4쿼터 들어 한국의 압박이 다소 헐거워진 틈을 타 대만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공격 집중력이 흔들리며 순식간에 점수는 68-59, 한 자릿수 턱밑까지 쫓기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자칫 흐름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위기. 이 순간 해결사로 나선 것은 역시 허예은과 최이샘이었다. 두 선수는 연속 5득점을 합작하며 대만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최이샘이 17점을 폭발시킨 것을 비롯해 출전 선수 중 무려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막강한 '팀 농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승리를 완성했다. 이제 시선은 '12년 만의 동반 금메달'이라는 대업으로 향한다. 한국 농구는 지난 20일 남자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꺾고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대표팀 역시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거침없는 3연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완벽한 예열을 마친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 과연 이들이 일본 나고야에 또 한 번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할 수 있을까? 금메달을 향한 운명의 8강전은 오는 24일 펼쳐진다. 대진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상대가 누구든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인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0-5 완패, 15삼진 굴욕… 대만 언론 "노히트 수모 당할 뻔, 한국 마운드에 완전 봉쇄"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그야말로 '압살'이었다. 차원이 다른 마운드의 높이 앞에서 대만 타선은 9회 마지막 순간까지 숨죽여야만 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막강한 투수진이 라이벌 대만을 상대로 탈삼진 쇼를 펼치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대만을 5-0으로 완파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단연 한국 마운드의 무력시위였다. 선봉에 선 에이스 곽빈(두산)은 대만 타선에 공포 그 자체였다. 곽빈은 묵직한 패스트볼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앞세워 6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노히트 피칭'을 선보였다. 아웃카운트 18개 중 절반이 넘는 10개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대만 타자들의 배트를 허공에 헛돌게 만들었다. 선발이 내려간 뒤에도 대만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철벽 불펜 조병현(SSG)과 박영현(KT)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시속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로 7회와 8회를 순삭했다. 이날 한국 투수진이 합작한 탈삼진만 무려 15개에 달했다. 8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하며 철저하게 짓눌린 대만 타선은 9회초 천천웨이와 황웨이성이 가까스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팀 노히트'의 수모를 간신히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의 압도적인 마운드 퍼포먼스에 대만 현지는 충격에 빠졌다. 대만 유력 매체 '연합보'는 "대만 타선이 완전히 봉쇄돼 하마터면 노히트 노런의 수모를 당할 뻔했다"며 "결국 2안타와 삼진 15개에 그쳐 뼈아픈 완봉패를 당했다"고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천신만고 끝에 팀의 첫 안타를 신고한 대만 타자 천천웨이 역시 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현지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의 전력 차이가 어느 정도 있을 수는 있지만, 이렇게 완봉패를 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하면서도 "금메달 결정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만큼 마지막 타석에서는 반드시 안타를 쳐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구위로 라이벌 대만의 기를 완전히 꺾어놓은 한국 야구 대표팀은 마운드의 확실한 우위를 증명하며 대회 4연패를 향한 힘찬 쾌속 질주를 시작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단 2세트 만에 21-8 더블 스코어.... 몸 풀 듯 코트 지배한 안세영의 미친 폼 [나고야 AG]

[파이낸셜뉴스]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의 사전에는 탐색전조차 사치였다.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은 첫 경기부터 코트를 잔인할 정도로 압도했다. 안세영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첫판부터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과시하며 대한민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의 단체전 2회 연속 우승을 향한 거침없는 쾌속 질주를 시작했다. 안세영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8강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제1단식 주자로 출격해, 세계랭킹 28위 레차나 카루파테반을 세트 스코어 2-0(21-12 21-8)으로 문자 그대로 '요리'했다. 단체전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기선 제압의 역할을 완벽하게 120% 수행해 낸 것이다. 1게임부터 안세영의 폼은 절정에 달해 있었다. 초반부터 특유의 경쾌한 풋워크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성큼성큼 점수 차를 벌렸다. 상대 카루파테반은 안세영의 템포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며 헛스윙과 범실을 연발했고, 안세영은 단 한 번의 반격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은 채 21-12, 무려 9점 차의 여유 있는 스코어로 기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이어진 2게임, 카루파테반이 사력을 다해 초반 3점을 내리 따내며 거세게 저항했다. 하지만 여제의 자비는 딱 거기까지였다. 전열을 가다듬은 안세영은 4-4 동점을 만든 직후, 내리 6점을 쓸어 담는 가공할 폭발력을 선보이며 상대의 멘탈을 붕괴시켰다. 세계 최고 수준의 '그물망 수비' 앞에 말레이시아의 공격은 번번이 셔틀콕이 바닥에 꽂히기 전 차단됐고, 결국 21-8이라는 압도적인 더블 스코어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배드민턴 단체전은 단식 3경기와 복식 2경기가 교차로 진행되며, 5판 중 먼저 3승을 가져가는 국가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가장 껄끄러운 첫 단추를 에이스 안세영이 시원하게 꿰맞추면서, 뒤이어 출격하는 한국의 후속 주자들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코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번 나고야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조준하고 있는 배드민턴 대표팀에게 여자 단체전은 이견이 없는 최유력 '금빛 종목'이다. 안세영이 뚫어낸 승리의 혈맥은 여자 복식 세계 2위 이소희-백하나 조가 2번째 주자로 나서 그대로 이어받는다. 이후 단식 김가은(세계 12위), 복식 김혜정-정나은 조, 단식 김가람 등 막강한 라인업이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꺾고 4강에 안착하게 되면, 인도-일본전의 승자와 대망의 결승행 티켓을 놓고 운명의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나고야 코트를 지배하기 시작한 '안세영 타임'이 한국 배드민턴의 금빛 르네상스를 화려하게 열어젖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