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포연 뒤, 드러날 세계
올해 2월 28일부터 전 세계는 전쟁 그 자체에 매몰돼 있다. 유가는 얼마나 오를지, 호르무즈해협은 언제 열릴지, 군사충돌이 어디까지 확전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이 전쟁이 끝난 뒤 세계는 어떤 질서로 재편될 것인가다. 지금 세계는 짙은 안갯속에 있다. 전장의 연기와 불확실성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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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28일부터 전 세계는 전쟁 그 자체에 매몰돼 있다. 유가는 얼마나 오를지, 호르무즈해협은 언제 열릴지, 군사충돌이 어디까지 확전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이 전쟁이 끝난 뒤 세계는 어떤 질서로 재편될 것인가다. 지금 세계는 짙은 안갯속에 있다. 전장의 연기와 불확실성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해서 �

최근 일본에서 난데없는 '화장지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SNS였다. 1973년 오일쇼크 당시 마트에서 사람들이 화장지를 사기 위해 몰려드는 사진이 올라온 게 시작이었다. 마트 통로를 가득 메운 십여명의 사람이 손을 뻗어 화장지를 움켜쥐려는 모습은 반세기 전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산유국들이 원유 가격 인상과 공급 축소에 나서면�

미국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21세기 최강국이다. 군사력을 비롯해 경제, 문화, 스포츠, 사회 등 미국과 견줄 수 있는 곳은 없다. 숫자부터 보자. 미국의 연간 국방비는 약 9000억달러로 전 세계 국방비의 약 37%를 차지한다. 2위인 중국(약 3000억달러)과도 3배 가까운 격차다. 러시아 역시 1000억달러 수준에 그친다. 미국은 명실상부한 군사력 1위 국가다. 경제 규모도 마찬가지

"모두 다 같은 거다. 일본인의 자긍심을 되찾고 싶은 거다. 우리는 그 마음을 산업 국가로 실현시켜야 한다." 지난 2009년 일본 민영방송사 TBS가 방영한 드라마 '관료들의 여름'에서 주인공인 통상산업성(현 경제산업성) 관료 가자코시의 대사다. 일본이 고도성장기에 접어들던 1950~1960년대를 배경으로 자동차와 전자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던 통상산업성 관료들의 분�

2019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었다. 22개월간 이어진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마무리되는 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5월 29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수사 종료 후 첫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보고서가 자신의 "증언"이라며 추가 설명을 자제했지만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대통령이 명백히 죄를 짓지 않았다고 확�

지난 1월 31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열린 첫 주말 중의원 선거 유세 현장.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를 향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엔저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수출산업에는 큰 기회다. 외국환자금특별회계 운용도 싱글벙글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유세 연설 중에 나온 짧은 내용이었지만 그 여

올해 1월 초 미국 필라델피아에 다녀왔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최신 연구성과와 정책과제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인다. 사흘간 다양한 강연과 토론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올해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연방준비제도의 미래'라는 강연이었다. 세계적인 석학은 물론 전 연준 의장과 지역 연준 총재들까지 참여했다. 특히 도널드

2010년 7월. 중국 어선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에 고의로 충돌해 중일 갈등이 불거지기 두 달 전, 일본 경제산업성 제조산업국장 스즈키 마사노리의 사무실로 비철금속과장 무라사키 쓰토무가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레어어스(희토류)의 수출을 70%나 줄이겠다고 합니다." 일본은 당시 희토류 90%를 중국�

"이번 중일 갈등은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이 끝날 때까지 대립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일본이 서로 무슨 생각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행동하고 있어 더 위험하다." 최근 만난 일본 정치 전문가는 중일 갈등의 향방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중국은 이미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고, 일본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

최근 50대 미국인과 우연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한창인 때였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민자에게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인 듯 보였다. 그는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았다. "먹고사는 게 쉽지 않다. 물가도 떨어지지 않고 서민들은 마트 가는 주기도 길어지고 있다. 심지어 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