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기사 29개

  日'할머니 찻집'에서 배운 돌봄

日'할머니 찻집'에서 배운 돌봄

기름이 펄펄 끓는 냄비 앞에 여든여섯살 할머니가 서 있었다. 긴 젓가락으로 돈가스를 능숙하게 뒤집었다. 건져낸 돈가스는 망 위에 올려 기름을 뺐다. 지난달 24일 찾은 일본 후쿠오카현 가스가시의 '바아찬깃사(ばあちゃん喫茶·할머니 찻집)' 주방. 후와 요코씨는 그날 판매할 점심을 만들고 있었다. 주방에 들어가 말을 걸었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그녀의 손은

  3500억달러와 1만5000명의 간극

3500억달러와 1만5000명의 간극

3500억달러와 1만5000명. 하나는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패키지 규모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한국인 전문인력 비자의 연간 최대 발급 규모다. 수천억달러의 투자약속은 한미 경제협력의 성과로 주목받았지만 정작 전문인력 비자법안은 10년 넘게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은 경유 가격과 생활비, 의료비를 걱정하며 투표장으로 �

  중기 생존용 '호흡기' 떼는 일본

중기 생존용 '호흡기' 떼는 일본

"중소기업을 단 한 곳도 도산시키지 않는 자민당. 그 정책을 자랑스럽게 추진해왔지만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6일 도쿄 일본외신기자센터(FPCJ)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이 본론을 시작하며 꺼낸 첫마디다. 반도체나 인공지능(AI) 투자가 먼저 나올 법한 '일본의 성장전략' 설명 자리여서 뜻밖이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

  동남아 장악 시동거는 일본 방산

동남아 장악 시동거는 일본 방산

"뜻을 같이하는 아시아 국가들과 손을 맞잡고, 친구가 필요로 하는 협력을 해 나가겠습니다. 힘을 합쳐 이 지역을 함께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일본이 앞장서겠습니다." 베트남을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일 하노이국립대에서 한 강연은 섬뜩할 정도로 강력했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 멍에에 갇혀 모호한 단어로 평화를 외치던 이전의 총리�

  日에 배워야 할 핵심광물 확보 전략

日에 배워야 할 핵심광물 확보 전략

"한국에서는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오프테이크(장기 원료 구매) 계약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하지만 일본이 그 계약을 얻고 공급원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잘 얘기하지 않습니다." 지난 11일 도쿄 아오야마가쿠인대에서 열린 '2026년 한일 경제안보 파트너십 심포지엄'. 이후 만찬장에서도 공급망 협력 얘기가 이어졌다. 한 전문가는 일본의 희토류 확보 과정�

  인재를 붙잡는 마지막 고리

인재를 붙잡는 마지막 고리

"퍼듀대 학생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학생이 이곳 인디애나에 남아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될지를 생각해 보세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기자를 만난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 총장은 SK하이닉스와의 협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퍼듀대 공과대는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 대학원 공학 랭킹 종합 4위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뉴욕이 집을 만드는 법

뉴욕이 집을 만드는 법

최근 뉴욕과 뉴저지의 부동산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맨해튼 남단 배터리파크시티에서 이스트강 건너 퀸스 롱아일랜드시티, 허드슨강을 넘어 뉴저지 해컨색강 주변까지 이어졌다. 세 곳의 모습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에서 주거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도시의 쓰임새를 끊임없이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파크시티는 그 자체가 �

  도쿄 아닌 워싱턴을 먼저 봐야

도쿄 아닌 워싱턴을 먼저 봐야

"저는 향후 12∼15개월 안에 엔·달러 환율이 200엔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달 초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의 한 금융시장 간담회. 10여명의 기자들과 일본 경제와 환율 전망을 듣고 있었다. 시장에서는 "170엔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때였다. 그런데 30년 넘게 일본 금융시장을 지켜본 한 전문가가 '200엔'이라는 숫자를 던지자 현장에서는 믿기

  미국에서 만난 90대 참전용사들

미국에서 만난 90대 참전용사들

행사 시작 전부터 흰색 셔틀버스가 차례로 도착했다. 버스 뒤편 리프트가 천천히 내려오자 휠체어를 탄 참전용사들이 한 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봉사자들이 휠체어를 밀고, 의료진이 부축하며 행사장으로 안내했다. 한때 20대 청년이었던 이들은 이제 대부분 90대를 훌쩍 넘겼다. 스스로 걷기 어려운 참전용사도 적지 않았다. 기념식이 시작되자 노병들은 다시 가슴에 손�

  370조엔 vs 4755조원

370조엔 vs 4755조원

"인공지능(AI)·반도체 등 17개 전략분야에 대해 민관이 370조엔 이상의 투자를 추진한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관이 강하게 나선 만큼 민간도 마인드셋을 전환해 투자목표를 다시 제시해야 한다."(쓰쓰이 요시노부 게이단렌 회장) 지난달 30일 관민 협력 투자구상이 공개된 일본 성장전략회의에서 정부와 민간을 대표하는 두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