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범칙금과 과태료, 벌금은 목적과 절차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벌금은 형법이나 교통 관련 특별법을 위반했을 때 법원이 판결로 내리는 형사처벌입니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처럼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며, 납부가 확정되면 전과 기록이 남는 가장 강력한 처벌입니다.
범칙금은 형사절차를 간단히 끝내는 행정처분적 성격으로 신호 위반이나 안전띠 미착용 등 비교적 경미한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경찰이 현장에서 적발해 운전자에게 직접 부과합니다. 법정기간 내에 납부하면 형사절차가 종료돼 전과 기록은 남지 않습니다. 다만 납부기간을 넘기거나 정식재판을 청구할 경우 형사소송절차에 의하게 되고, 유죄가 선고되면 벌금형으로 전환돼 전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과태료는 행정형벌인 벌금과 범칙금과는 달리 행정질서벌에 해당하여 전과가 생길 여지가 없습니다. 무인 카메라 단속으로 운전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행정기관이 차량 소유주에게 납부 고지서 발송을 통해 부과합니다.
주·정차 위반이나 신호위반, 속도위반, 안전띠 미착용 등 비교적 가벼운 법규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과태료와 범칙금의 구분은 차량 소유주를 특정 가능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주·정차 위반 행위가 무인 카메라 단속에 의해 적발된 경우 차량 소유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일반도로에서는 4만원,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8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벌점은 없습니다. 만일 동일 행위가 경찰관에 의해 현장에서 적발된 경우 운전자 특정이 가능해지므로 운전자에게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일반도로에서는 4만원,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6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되며 벌점은 10점이 매겨집니다.
안전띠 미착용 행위 역시 무인 카메라 단속에 의해 적발되면 차량 소유주에게 과태료가, 경찰관에 의해 현장 적발되면 차량 운전자에게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이때는 과태료와 범칙금은 모두 3만원이며 벌점도 부과되지 않습니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 뺑소니 등 중대한 위반 행위는 무조건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며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습니다.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일 때 면허 정지와 함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며, 0.08% 이상일 때는 면허 취소까지 이어집니다.
한국의 속도위반 범칙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제한속도 100㎞/h 고속도로에서 120㎞/h로 주행하면 범칙금은 3만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일본은 같은 위반에 1만2000엔(약 11만3400원)을, 미국은 367달러(약 50만9300원)을 부과합니다. 이처럼 한국은 일본보다 약 3분의 1, 미국과 비교하면 15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한국의 음주운전에 대한 범칙금은 혈중 알코올 농도(BAC)에 따라 0.05% 미만의 경우 500만원이고, 0.08%이상 0.2% 미만시 면허 정지조치와 함께 500~1000만원 사이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 이상이면 최대 2000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일본은 한국과 범칙금은 비슷한 수준이지만기준이 더 엄격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즉시 형사처벌 대상이며, 최대 500만엔(약 43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합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0.08% 이상이면 음주운전으로 간주하며, 최대 1만달러(약 1300만원) 벌금과 징역형이 가능합니다.
한국은 횡단보도 보행자 횡단 방해에 대핸 범칙금 6만원을 부과합니다. 다만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통행을 방해한 경우 일반도로 대비 2배인 12만원을 부과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어린이보호구역이 있는 호주는 일반도로의 경우 514호주달러(약 46만6800원), 어린이보호구역은 644호주달러(약 58만4900원)으로 각각 한국의 7.6배, 4.9배에 달합니다. 특정 구역의 구분 없이 정해진 금액을 매기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도 한국보다 높은 편입니다. 미국이 238달러(약 33만800원)로 가장 높으며 가장 낮은 일본도 9000엔(약 8만 5000원)으로 일반도로에 한해서는 한국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에는 후면 카메라 단속 장비가 고속도로와 도심 주요 구간에 설치돼 과속이나 끼어들기 같은 위반을 잡아냅니다. 차량 번호판을 자동 인식해 과태료가 바로 부과되기 때문에 '앞만 조심하면 된다'는 인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시내버스 후면에도 단속 장비를 부착해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드론 단속은 갓길 주행이나 꼬리물기처럼 기존 단속차량이 잡기 어려운 위반 행위를 적발하는 데 활용됩니다. 경찰은 드론을 띄워 상습 정체 구간이나 교차로를 촬영하고, 실시간 영상으로 위반 사실을 확인합니다. 실제로 휴가철 고속도로 갓길 주행 적발 건수의 상당 부분이 드론 단속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