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에 게재된 <2022 제주특별자치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 정량조사 결과 보고서> 내 제3장 내국인 방국 관광객 조사 결과, 제주 여행 불만족 사항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이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휴가철을 맞았음에도 제주도는 이전보다 한산합니다. 8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023년 7월 한 달 동안 제주를 찾은 관광객 총 114만 8248명 중 내국인은 105만 9165명, 외국인은 8만 9083명이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1300% 증가했지만 내국인은 14.3% 감소한 수치였습니다. 외국인이 약 8만 명 증가할 때 내국인은 약 17만 명 감소한 것입니다.
이러한 감소세는 코로나 특수와 엔데믹의 영향이 컸습니다. 해외여행을 떠날 수 없던 팬데믹 시기에 제주는 코로나 특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내국인에게 사랑받는 인기 관광지였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몰리며 고물가, 바가지 요금 등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엔데믹인 현재, 지나치게 상승한 제주 물가는 국내 여행객이 제주도를 여행지로 결정하는 데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제주관광공사가 2022년 1월~12월간 실시한 '2022년 제주특별자치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의 정량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여행 시 불만족했거나 불편했던 점에 대한 질문에 '물가가 비쌈'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3.4%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2022년 제주도 재방문 의향에 대한 점수(5점 만점)는 4.11점으로 전년 대비 0.06점 하락하여,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2023년 8월 7일 뉴시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요즘 제주도 여행 비용에 조금 더 보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높아진 물가와 바가지 요금에 대한 우려, 항공권, 숙소, 렌터카 비용을 생각하면 차라리 가까운 동남아에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동남아행 왕복 항공권은 다소 가격대가 있지만 물가가 저렴해 4성급 호텔 1박을 10만 원대에 예약할 수 있는 등 숙박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저렴한 값에 현지 음식을 맛보거나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어 여행하기 나쁘지 않은 조건입니다.
한편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증가했습니다. 환율이 낮아진 엔화를 환전해 일본 여행을 하는 것이 여행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인데요. 한국관광공사와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12만 9000명이라고 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이 101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3배가 넘는 인원이 일본을 다녀온 것입니다.
여행 업계에서는 제주도 관광객 감소가 엔데믹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해외여행에 제약이 생겨 제주도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나 지금은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화되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도와 함께 중국 내륙 지역의 해양 스포츠클럽 관계자를 대상으로 도내 일원에서 제주 해양 특수목적 상품 개발 팸투어를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공, 2023년 6월 4일 뉴스1
고물가와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등 돌린 내국인 관광객을 되찾고자 분투 중입니다. '내국인 관광객 유치 7대 전략'을 내세웠는데요. 할인 이벤트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힐링과 치유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여행 상품 운영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말 교감 치유 테라피', '해녀 홈스테이(일주일 해녀 되어보기)' 등 신선한 프로그램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외에도 지역별 특색 있는 축제와 이벤트를 개최하고 국내 권역별 온·오프라인 홍보에 힘쓸 예정입니다.
제주 관광업계는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단골 프로그램을 지양하며 제주만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변수에 흔들리지 않도록 다양한 관광 상품의 정착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제주는 현재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안전·안심·친절 제주관광'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제주도의 내국인 관광객 유치 7대 전략>
제주도의> 1) 제주관광할인 이벤트 및 업계 경쟁력 강화 지원
2) 힐링·치유 기반의 신규 체류형 상품 출시 및 친환경 여행 상품 운영
3) 지역별 특색 있는 축제·이벤트 개최
4) 국내 권역별 온·오프라인 홍보
5) 고물가·불친절 등 제주관광 부정 이미지 개선
6) 해외시장 접근성 확충 및 권역별 전략적 마케팅
7) 국·내외 대규모 회의 유치
오영훈 제주지사와 제주관광공사 등 관계당국이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주 관광 설명회를 개최해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사진 제주도 제공, 뉴시스
지난 8월 18일 제주도는 중국 베이징 포시즌스 호텔에서 '제주 관광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해당 설명회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항공사와 여행사 등 관광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개최했습니다. 중국 언론 인터뷰, 제주도 홍보 영상 상영, 제주 관광 발표 등으로 설명회를 알차게 채웠습니다.
제주는 중국 방문객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관광 수용 태세 정비, 고부가가치 관광 서비스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중국과 탄소 중립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고, 투자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 중국발 크루즈선 제주 기항 신청 급증
제주 서귀포시 강정항에 17만t급 호화 크루즈선인 MSC 벨리시마호가 정박해 있다. ⓒ사진 뉴시스
중국의 한국행 단체 여행이 전면 허용되자 중국발 크루즈선 제주 기항 신청이 급증했습니다. 지난 8월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10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제주항과 강정항에 들르겠다고 예약한 중국발 크루즈선이 267척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 같은 제주와 중국의 관광 교류 활성화는 양국의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관광을 중심으로 한중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이 풀린다는 소식으로 제주 관광업계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11일 오후 제주 신라면세점 제주 토산품 판매대에 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 2023년 8월 11일 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자국민 한국 단체 관광 허용에 따라 각 지역에서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 선점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입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제주 역시 유커 유입을 통해 침체된 제주 관광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이 꼭 좋은 해결책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은 대부분 저가여행을 이용하고 중국계가 운영하는 숙박시설이나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광 코스도 내국인이 운영하는 관광지보다는 무료나 할인 비율이 높은 곳을 방문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내국인 여행사나 도민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주 쇼핑 품목은 화장품, 해외 명품 등으로 대기업 면세점을 주로 찾습니다. 즉, 도내 제조업체와 관계가 없으며 발생하는 수익의 대부분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만큼 파급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관광지에 몰려 들면서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2019년 8월 6~7일간 경기연구원이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오버투어리즘을 경험한 장소로 제주도(24.5%)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관광객 불편사항은 '높은 혼잡도로 인한 관람 불편'이 1순위를 기록했습니다.
1) 남겨진 쓰레기
2023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 사무국과 세이브제주바다 관계자, 시민들이 19일 오후 제주시 김녕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 이날 행사는 2023 제주플러스국제환경포럼 개최를 앞두고 직접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며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열렸다. ⓒ사진 2023년 8월 19일 뉴스1
관광지로 사랑받는 것도 좋지만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지역이 몸살을 앓기도 합니다. 오버투어리즘 현상은 환경적 측면에서 정말 심각했는데요.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소음, 교통 체증 및 주차 문제, 환경 오염 문제 등 다양했습니다.
2017년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제주국제공항 출국 대합실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해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면세품 부피를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포장된 종이상자와 비닐을 벗겨 바닥에 버리고 떠났습니다. 이날 중국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 양은 100ℓ 쓰레기봉투 100여 개 분량이었습니다.
1) 외국인 범죄와 불법 체류 양산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이 28일 제주항 인근 해상에서 '밀항·밀입국 대응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 제주해경청 제공, 뉴시스
ⓛ 외국인 범죄 제주자치경찰단에 따르면 2016년 1485건에 달하던 외국인 기초질서 위반 신고가 2020년 14건으로 급감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 732건에 달하던 외국인 범죄 검거 건수도 지난해에는 516건으로 30%가량 감소했습니다. 특히 2020년과 2022년에는 단 한 건의 외국인 강도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되면 이전처럼 범죄 검거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여름 성수기 미신고 불법숙박업소에 대한 합동단속을 집중 추진 등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② 불법 체류 지금까지 '제주특별자치도 무사증입국불허국가 및 체류지역확대허가국가 국민' 지정 고시에 따른 무사증 제도는 제주 불법 체류의 통로로 악용되어 왔습니다. 제주의 미등록 외국인은 국제선이 확대되며 2018년에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2019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 4732명을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며 미등록 외국인은 2021년에 첫 감소세로 전환되었습니다. 이 영향으로 불법체류를 알선하는 브로커들 세력 역시 약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6월부터 제주 국제선이 재개되며 태국과 몽골 등 외국인들의 무단 이탈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배편을 이용해 육지로 가려다 적발되는 외국인이 있는 등 밀항과 밀입국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무사증 제도가 밀입국 통로로 변질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하고 제도적 결함을 조속히 보완해야 합니다.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우도봉과 인근 해상이 푸른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광경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2022년 8월 18일 뉴시스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는 주요 규제 중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경우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10달러 관광세 부과 징수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아이슬란드 정부도 관광객의 자연 훼손 방지를 위해 출입 관광객 수를 제한하거나 관광세(약 1만 3천 원)를 부과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제주도 역시 입도세 부과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환경보전 명목으로 숙박비, 차량 렌트비 등에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제주도의 입도세는 외부인에 의한 생활폐기물 처리 비용이 대폭 증가하면서 비롯되었습니다. 제주도의 관광객·외부인에 의한 생활폐기물 처리 비용이 연간 558억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주도 내 숙박과 식당, 렌터카 등의 이용 요금에 세금이 포함된 상황이라 입도세가 이중과세라는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이미 고물가와 바가지 요금으로 여론이 부정적인 가운데 자칫 환경 보호 명목으로 생활폐기물 처리비용을 관광객들에게 떠넘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광객들의 부담과 불만을 덜기 위해서는 입도세의 적정성과 효율성을 검증이 우선입니다. 또한 입도세의 수집과 사용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입도세 도입 전 관광객들과 제주도인들의 의견을 골고루 수렴하고 인식과 수용도를 높이는 게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